이렇게 쓰는 걸 추천이라고 해야 할지, 불평이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그냥 한숨+짤막한 추천이라 생각하고 쓰겠습니다.
문피아 기웃거린지도 벌써 10년이 넘어가는데 요새 들어 부쩍 그런 생각이 듭니다.
가슴을 울리는 판타지 명작들이 없는 거 같아요. 원래 문피아가 무협으로 유명했지만 판타지도 명작이 많았은데 말이죠.
순간적으로 감정을 자극하는 글들이 아니라 말그대로 읽고 난 후에도 여운이 오래 가는 작들 말입니다.
다 때려부수는 시원한 전개도 좋고 뭔가 복잡하고 기묘한 구성으로 눈을 사로잡는 작들도 좋습니다. 기발한 발상의 능력을 가진 주인공도 멋지구요.
그렇지만 캐릭터 자체의 완성에 중점을 둔 소설은 별로 없는거 같습니다. 제가 말하는 캐릭터의 완성이란 주인공의 성격만이 아니라 주변인물과의 관계를 포함한 심리묘사를 말하는 겁니다. 이야기 전개의 개연성도 중요하지만, 먼저 캐릭터의 성격정의와 심리관계가 확실하지 않으면 멋진 이야기는 나올수 없다고 생각해서요.
사실적이고 너무 극단에 치우치지 않으면서도 주인공이 이야기속의 주인공일수밖에 없는 그런 판타지. 자연스러운 전개. 우연이 섞여 있지만 너무 무리하지 않은. 그러면서 이야기속에서 꿈을 꿀수 있게 해주는 그런 소설.
먼치킨 좋습니다. 그렇지만 먼치킨이 되어야 할 이유가 반드시 있어야 하고, 먼치킨으로써 최소한의 무게감을 지키는 캐릭터는 별로 없는 거 같습니다. 성장을 한다면 성장을 해야 하는 이유, 성장하게 되는 과정, 그러기 위한 목적이 분명하진 않아도 소설을 읽는 동안 자연스럽게 드러나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rpg 게임처럼 주인공이 마냥 강해지기만 하는 소설이 빠르게 읽기는 좋지만 다 읽고 한달뒤에도 그 주인공이 생각나진 않잖아요.
뭐, 장르소설계가 빵틀에서 찍어내듯 틀에 박힌 줄거리로 일관하는게 어제 오늘일도 아니고, 그렇게 쓰시는 분들을 딱히 비난할 생각도 없습니다. 다만 요새 문피아 베스트에 올라오는 소설들마저도 대부분 순간적인 감정, 눈에 보이는 전개로 일관하는 거 같아서요.
전민희작가님이나 이영도님 글들만큼이나 가슴속에 오래 남는 작품을 원합니다.
언젠가 그런 글을 볼 수 있겠죠?
아니면 제가 아직 찾지 못한 걸수도 있을테고.
그래도 요새 제 가슴에 남아있는 소설들을 추천하자면, 우울함님의 소설이 그나마 그런 불만요소가 적은 작인거 같습니다. 완결란의 베딜리아 이야기도 추천작입니다. 아직 보지 못하신 분이 있다면 추천하기 전에 부럽네요. 인제부터 보실수 있으니까.
찾아보기도 전에 너무 불만부터 말한거 같습니다. 작가님들 힘내시고 독자분들 좋은글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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