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피아에 가입하고 오랜 시간 아주 적은 숫자의 댓글을 남겨온 ‘불성실한’ 회원의 짧은 감상이오니 공감이 가시는 부분은 웃음(!)을, 비난을 하셔야 할 부분은 당연한 질타(!!)를 해주셨으면 합니다.
주: 독자로서 쭈욱 활동하면서도 댓글 달기를 주저한 저 개인의 감상입니다. 일반화해서 받아들이실 필요는 없습니다!
댓글 달기의 첫 장애물은 ‘낯설음’입니다. 어느 글이든 마찬가지지만, 작가님과의 ‘첫 만남(?)’부터 댓글을 남기는 것은 꽤 망설여지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때는 댓글창의 분위기, 작가의 말, 작가님의 피드백을 보고 이 위험한 증세를 극복해보려 노력하지만 그래도 주저되는 부분은 어쩔 수 없습니다. 댓글창에 압도적인 댓글이 쌓여 있는 경우에는 더더욱 심적인 부담(?)을 느낍니다.
두번째는 ‘시간’입니다. 건필하세요. 잘 보고 갑니다. 짧은 한 줄의 감상을 남기는 것은 쉽지만 개인적으로는 작가님에게 돌려드리는 피드백은 조금 더 충실한 내용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있어 짧은 댓글은 가능한 피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시간을 핑계삼아 댓글을 남기지 않는 고약한 버릇(?)이 생깁니다.
세번째는 ‘글 솜씨’입니다. 여느 작가님의 글이든 시간과 관록이 묻어나는 곳에는 탁월한 언변과 위트를 자랑하는 고수들이 계십니다. 그곳에 댓글을 남기자니 왠지 어색한 기분을 받기도 합니다. 백조 무리 속에 떨어진 한마리 오리가 된 기분이랄까요. 그 핑계로 또 댓글을 잘 남기지 않게 됩니다.
네번째는 ‘지식’입니다. 가끔은 작가님들이 출전 혹은 참고 자료로 제시하는 부분을 이해하지 못하는 저의 아둔함. 잘못된 내용을 댓글로 남기면 어쩔까 하는 소심함이 키보드로 향하는 손가락을 가로막습니다. 인터넷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것이 넷상에 잘못 남긴 ‘말실수’인지라 또 핑계를 삼아 댓글을 잘 남기지 않게 됩니다.
다섯번째는 ‘분량’입니다. 진흙 속에서 진주를 발견한다고, 광대한 문피아에서 이따금 상상을 초월한 노다지 금맥이 발견되곤 합니다. 금광에 일을 하러 들어가는 광부의 입장에서 성실하게 곡괭이질을 하며 댓글을 남겨야하는데, 아무래도 그 압도적인 분량에 댓글을 남기는 것은 골리앗을 앞에 둔 다윗의 심정같다고 해야할 것 같습니다. 그 분량을 써낸 작가님의 노고에 비하면 구우일모 九牛一毛에 지나지 않지만, 갱도에 들어가는 이 무능한 독자는 아오지 탄광에 들어가듯 댓글 달기에 대해서는 미리 포기해버리고 맙니다.
여섯번째는 ‘습관’입니다. 이 무능한 독자가 댓글을 달지 않게 되다보니 추천을 누르는 것도 깜빡하게 되고, 그런 활동을 이어가다보면 어느새 댓글은 잊어버리고 글만 대충 읽고 지나가버리는 ‘주마간산’식의 독서가 되어버려 작가님들이 애써 글에 숨겨둔 소소한 재미도 잊어버리게 됩니다. 당연히 눈에 보이는 것이 없으니 더더욱 댓글을 달기가 어려워집니다.
지금에 와서야 겨우 깨닫게 된 것은 ‘댓글’은 작가님을 위한 피드백일 뿐만이 아니라, 시간을 투자해 읽은 글에서 얻은 감상, 자신만의 생각을 정리하여 표현하는 하나의 공간이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조금의 감상을 남긴 글과 그냥 읽고 지나가버린 글 중 어느 것이 더 머릿속에 오래 남아 감동의 여운을 줄 수 있는지를 생각해보면 저라는 부족한 독자일수록 댓글을 남겨보아야 글에서 조금 더 많은 것을 느끼고 얻어갈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오늘도 열심히 좋은 양질의 글을 써주시는 작가님들께 감사의 인사를 올리며, 모범이 되는 댓글을 남겨주시는 회원님들께도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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