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작가; 서현정
2. 작품; 어린 도둑
3. 링크; http://novel.munpia.com/337/page/1
4. 추천이유;
글을 읽게 하는 힘은 무엇일까요?
저는 재미라고 생각합니다.
글을 기억하게 하는 특별함은 무엇일까요?
저는 표현의 아름다움이라고 생각합니다.
제 글을 쓰기에도 바빠 아예 다른 글을 읽는다는 것 자체를 포기한 지 오래지만, 그런 제가 뜻밖의 계기로 이처럼 재미도 있고 문장의 표현도 아름다운 글을 만났습니다.
어, 어! 이것 봐라?
미심쩍어하던 의문이 확신으로, 그 확신이 감탄으로 바뀌는 데 걸린 연재가 고작 11회입니다.
글이 참 예쁩니다.
글이 참 맛있습니다.
글이 참 빛납니다.
몇 번을 되돌아가 읽게끔 만드는 특별함이 있습니다.
플로트란 세계에서 벌어지는 자그마한 이야기들.
고아이지만 씩씩하게 자란 소녀가 어느 날,
‘겨울’을 헤치고 나타난 여행자를 만납니다.
‘은총’도 없이 ‘겨울’을 여행하는 이 무뚝뚝한 사내의 묘한 분위기 탓인가요?
엉겁결에 사내를 돕게 된 어린 소녀는 내친 김에 그를 따라나섭니다.
그리고 마주하게 되는 환상적인 마법의 세계...
앞으로 펼쳐질 두 사람의 여행에는 어떤 일들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을까요?
이제 겨우 도입부에 불과하지만 그 흡입력이 무척 대단합니다.
함축되고 축약 된 문장이 주는 간결함이 속속들이 잘 읽히게 합니다.
군데군데 숨어 있는 매끄럽고 아름다운 문장의 표현이 글을 읽는 피곤함을 잊게 합니다. 화자의 생각이나, 혼잣말이 전혀 어색하게 들리지 않으며 물 흐르듯이 자연스러운 전개는 개연성마저 충분합니다. 특히, 장면의 전환에서 문득 표현되는 배경과 심리의 서정적인 묘사는 숨 막히도록 아름답기도 합니다.
‘배는 새벽을 맞이하는 밤의 길을 따라 흐르고,
마음은 내일을 약속하는 시간을 따라 흘렀다.’
작가님께서 서술한 것을 인용해 보았습니다.
이 글엔 복잡하면서도 탄탄한 플롯이 아직 보이지 않습니다.
이 글엔 거창한 액션도 아직 없습니다.
이 글엔 화려한 캐릭터나 마물도 아직은 등장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까맣게 잊고 있던 감성들이 자유롭게 너풀댑니다.
아름답게 빛나는 표현들이 곳곳에 살아 숨 쉽니다.
몇 번을 스크롤을 반복해가며 가슴에 새기고픈 그런 감성과 표현 말입니다.
세련된 글도 좋습니다.
흥분과 만족을 주는 시원한 글도 좋습니다.
배꼽을 잡게 하는 유쾌한 글도 좋습니다.
하지만, 가끔은 이렇게 투박하지만 소박하고,
서툴지만 순수한 이런 글도 참 좋습니다.
저 혼자만 꼭꼭 숨겨 놓고 아껴가며 읽고픈 이기심을 간신히 물리치고,
이제 이 보석같이 빛나는 글을 맘껏 자랑합니다.
저는 이런 글을 도저히 쓸 수 없습니다.
하지만 기쁘게 설레며 읽을 수는 있습니다.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서현정님의 [어린 도둑]...
그 아름다운 환상의 세계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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