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한담

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현대물의 묘미.

작성자
Lv.51 한새로
작성
12.08.24 09:56
조회
1,803

정담에 써야 하나 한담에 써야 하나 헷갈리네요. 정담에 아시나요 시리즈를 막 쓴 터라 아무래도 한담에 쓰는 게 낫겠다 싶어 한담에 적습니다.

꽤 오래전부터 현대물을 쓰던 글쟁이 입장에서 보았을 때, 현대물의 묘미는 뭐니 뭐니 해도 '사실 같은 허구'와 '허구 같은 사실'의 절묘한 조화가 아닐까 합니다. 너무 허황되어 뻔히 거짓말 같아 보이지만, 사실은 그 모든 이야기가 진실일 때 판타지가 아닌 현대물에 끌리게 되지요.

현대물을 쓰면서 상당히 많은 시간을 인터넷 서핑에 쏟는 편입니다. 인터넷 뉴스가 모두 사실이라 확신할 수는 없지만, 읽다 보면 정말 '거짓말 같은 일'들이 우리 주변에서 허다하게 일어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뉴스 하나하나를 글의 소재로 비축해 아주 조금씩 녹여 내고 있는데 대부분의 독자는 이를 그저 허구로만 여기는 걸 보게 됩니다.

전 세계를 지배하는 금융 권력에 대해 아주 관심이 많았습니다. 첫 작품인 네오라이프 역시 '프리메이슨'으로 대변되는 절대 권력과의 전쟁이 주 소재였고요.

왜 미국이 FRB라는 얼토당토않은 기관에게 막대한 이자를 지급하며 달러를 발행하도록 위탁했는지 늘 의문이었습니다. '연방 준비 은행'이라고 번역되는 FRB는 아시다시피 미국 연방 정부의 부채를 기반으로 화폐를 발행합니다. 그린스펀 FRB의장이 금리를 발표할 때 모든 이들이 촉각을 곤두세워 그에 대한 분석을 하는 것을 익히 보셨을 겁니다. 그 이유가 뭔지 아신다면 금융 권력이 무엇인지 어렴풋이 감을 잡으신 분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동안 관심을 가졌던 이러한 내용을 오랜 고민 끝에 드디어 작품에 녹여 연재를 했습니다. 사실을 바탕으로 한 에피소드였는데 독자 분들의 반응은 한마디로 '와 닿지 않는다'였습니다. 너무 거짓 같아 허황되기 그지없었기 때문이죠. 그것도 진실보다 훨씬 순화해 썼는데도 말입니다.

공지영 작가가 도가니를 쓰고 나서 '진실 그대로 쓰면 모두 거짓으로만 여길지 몰라서 진실의 25% 정도로 순화해서 썼다.'고 했습니다. 그 이야기를 들었을 때 '아, 그랬구나.' 정도로 생각했는데 막상 제가 그 상황에 닥치니 공지영 작가의 마음이 절실히 와 닿았습니다.

'진실 같은 허구'도 재미있지만, 조금만 더 관심을 가진다면 '허구 같은 진실' 역시 현대물의 빼놓을 수 없는 묘미란 것을 알 수 있을 텐데 말입니다.

아직은 필력의 부족으로 '허구 같은 진실'에 가시를 숨기는 일은 어려운 일이구나 하고 새삼 깨달을 뿐입니다.


Comment ' 20

  • 작성자
    Personacon 현무연
    작성일
    12.08.24 10:07
    No. 1

    가장 거짓말 같은 게 가장 진실에 근접한 경우도 많지요... ㅇㅅㅇ 전 그래서 환상문학을 사랑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5 아스라인
    작성일
    12.08.24 10:16
    No. 2

    현대의 이면에 벌어지는 전쟁이나 첩보, 경제와 그 음모들 내용보면 기가 막히져.

    특히 리비아 시리아 사태는 뭐 전쟁 소설 써도 될 듯.

    나토 용병들이 반정부군으로 위장하여 시민들을 죽이고, 그것을 서구 언론이 정부군이 그랬다고 포장해서 정부 전복을 꿈꾸고.

    리비아는 작전이 먹혔지만 시리아는 방어 성공.

    얼마전에 시리아 반군은 전부 터키 국경 쪽으로 쫓겨났지요. 뉴스들의 흐름을 보니까 이건 뭐 판타지 세계 전쟁 못지 않게 흥미롭던데요.ㅋ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월충전설
    작성일
    12.08.24 10:22
    No. 3

    제가 거짓같은 현실의 예를 좀 많이 알아서 그럴까요? 제가 책을 읽을때의 개연성의 범위는 좀 많이 넓더라구요. 그래서 읽다보면 아무 문제 없는데 다른 독자분들이 개연성이 없다고 해버리면.... 제가 좀 잘못살아왔나 그런 생각도 들더라구요.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1 한새로
    작성일
    12.08.24 10:32
    No. 4

    월충전설님은 매우 너그러운 독자시군요. 개연성과 현실성은 구분되어야 하지만, 현대물에 있어서만큼은 개연성과 현실성을 따로 떨어뜨려 구분하기가 어렵다고 봅니다.
    그래서 전 모든 이야기의 전개를 여러 경로로 조사하고 확인한 사실을 근거로 하고 있는데 오히려 이러한 방식이 글의 현실성을 떨어뜨리는 역설에 빠지곤 합니다. 진실들이 허구보다 더 거짓 같아서이기 때문이죠.
    줄타기하듯 진실과 허구를 절묘하게 섞어 믿을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 필력만이 현대물의 매력을 살리는 지름길이라 생각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9 slglfslg..
    작성일
    12.08.24 10:43
    No. 5

    하나의 사건과 다른 사건, 혹은 사건 내부의 연결점 사이를 이어갈 수 있는 고리가 중요한 것 같음. 물론 그것은 독자의 상상력에 달렸지만, 그 상상력에게 마땅한 표지를 제공하는 건 작가의 역할이라고 봄. 표지가 꼭 스토리일 필요는 없음. 묘사, 인간 관계, 배경 등등 심지어 문체에서도 그러한 것들이 드러나기 마련임. '더 로드(the road)'라는 책인 한 예가 될 수 있을지도..
    아무튼 진심 없는 글은 재미가 없음ㅋㅋ 혼자 즐거워 하는 글도 재미가 없고 작가님은 고민 많이 하시는 분 같은데 조금 더 고민 해보셨음 좋겠음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9 slglfslg..
    작성일
    12.08.24 10:43
    No. 6

    진실이나 허구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거기에 어떤 의미가 담겨있느냐가 더 중요할 듯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백수77
    작성일
    12.08.24 10:56
    No. 7

    서울 가본 사람과 안 가본 사람이 싸우면 안 가본 사람이 이긴다는 말이 있다지요. 그래서 백수는 언제나 이겨여.
    ㅡ_ㅡγ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1 한새로
    작성일
    12.08.24 10:57
    No. 8

    slglfslglf님의 말씀이 제가 말하고자 하는 논지에서는 벗어난 듯하지만 맞는 말씀입니다.
    글쟁이는 글을 통해 '무엇'인가를 독자에게 말하고자 하고 그 수단으로 적절한 소재가 사용된 이야기를 이용하지요. 소재만 공들여도 안 되고, 이야기에만 공 들여도 안 되겠지요. '무엇'이라는 튼튼한 기초 공사 위에 적절한 소재를 이용한 감동적인 이야기들이 쌓였을 때 진정한 작품이 탄생할 겁니다.
    그중에서 소재를 '현실'에서 가져왔을 때 독자 분들이 오히려 허구로 받아들여 '뻥'으로 느낄 때의 당혹스러움을 이 글에 쓰고자 했습니다. '허구'는 그럴 듯하다 쉽게 받아들이면서 '진실'은 거짓이라 여기고 거부 반응을 일으키는 상황에 대해 딱 떠오르는 해결 방법이 없어서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1 한새로
    작성일
    12.08.24 11:01
    No. 9

    백수는 위대하다!

    - 공식 백수(이자 비공식 글쟁이인 모 작가)의 한마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백수77
    작성일
    12.08.24 11:15
    No. 10

    백수는 위대하기 때문에 자기를 위한 사자성어도 있죠.
    섬섬옥수 ㅡ_ㅡ;;;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2.08.24 11:15
    No. 11

    머랄까 제가 볼때는 별거 아닌거에 너무 고민하시는 듯...
    그냥 현실의 소재를 사용하든 안하든 독자가 볼 때 그럴듯하다 라는 느낌을 가질 수 있도록 쓰면 그걸로 충분하다고 여겨 지는데 말이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 꾸아앍
    작성일
    12.08.24 11:50
    No. 12

    이런 이유의 가장 큰 이유는 독자들 대부분이 비교적 정형화 된 사회 속의 평탄한 삶을 살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다크나이트에서 조커가 했던 말 기억하시죠?

    내가 깨달은 사실을 알려줄까? 모든 사람은 일이 '순리대로 흘러갈' 땐 패닉 상태에 빠지지 않아. 심지어 그게 무시무시한 순리라고 해도 말이지. 만약 내가 내일 언론에 갱이 총에 맞을 거라고 하거나 군인 한 다스가 폭발로 날아가 버린다고 한다면 아무도 공황에 빠지진 않는다고. 그건 '순리'라 이거지. 하지만 만약 내가, 왜소하고 연로하신 시장님 한 분이 돌아가실 거라 한다면… 그 땐 어느 놈이고 정신줄을 못 잡거든!

    우리는 어느정도 일어날 법한 일로만 생각하고 살죠.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사건이 알려지지 않을 뿐
    영화보다 더 드라마틱한 일이 일어나는게 현실이라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 알콜붕어
    작성일
    12.08.24 13:00
    No. 13

    9월 1일부터 백수! 예비백수 만쉐이~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체셔냐옹
    작성일
    12.08.24 14:58
    No. 14

    소설은 사실성을 주기 위해 확률을 따지는데 현실은 확률 따윈 따지지 않아요. 덕분에 소설보다 신기한 일이 현실에선 일어나지만 소설에 그런 게 있으면 사람들이 욕하지요. 사실성이 없다고.(어? 뭔가 이상해?)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1 한새로
    작성일
    12.08.24 16:14
    No. 15

    (그러게요? 뭔가 이상해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1 한새로
    작성일
    12.08.24 16:18
    No. 16

    분명히 현실성을 확보하기 위해 현실에서 일어난 일들로 재구성해서 이야기를 꾸몄는데 오히려 순수 창작보다 현실성 없다고 공감하기 어렵다는 지적을 받았어요.
    뭐가 문제일까요? 제가 구라를 너무 잘 친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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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53 흑전사
    작성일
    12.08.24 16:39
    No. 17

    글쎄요. 전 사건의 내용보다도 등장 인물들의 유치한 행위에서 개연성에 대한 의심을 하는 편이거든요.
    예컨데 전능자가 환생했는데 일반인만도 못한 찌질한 생각을 한다면 우습지요.
    세상은 보이는 것보다도 보이지 않는 것에 중요한 것이 많이 있습니다.
    독자가 믿든 안믿든 그게 중요한 것이 아니고 작가입장에서는 냉철하게 분석하고 객관적으로 기술하면 되지 않겠습니까?
    진정한 맛집은 간판을 걸지 않더라도 손님들이 많이 오더라고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묘로링
    작성일
    12.08.24 17:02
    No. 18

    소설이라면 현실성을 확보하는게 아니라, 핍진성을 확보해야 하는게 맞겠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9 slglfslg..
    작성일
    12.08.24 20:28
    No. 19

    진실성이 아니라 사실성을 확보하라는 거 아닙니까? 제가 한 얘기도 그 얘기인데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덴파레
    작성일
    12.08.25 01:15
    No. 20

    사랑과 전쟁을 사실 그대로 쓰면 완장 막장이라 각색해서 쓴다는 말이 떠올랐어요. 제가 보고 있던 현대물(이라고 쓰고 판타지라고 읽는)들은 회귀하고 미래로 가고 등등하면 초인이 되더라구요. 뭔가 태클을 걸고 싶은 내용들이 많아도 그럴 수도 있지라고 읽지만 상식선에서 벗어나면 '제 상식'이 반발해 버려서 문제에요. 어후히.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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