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가슴 밑이 꼼지락거렸다. 매끄러운 테가 맨살에 마주 비벼오고 있다. 잠결에 손이 움직였다. 손바닥 안으로 동그란 것이 한 움큼 잡힌다. 그와 함께 슬며시 떠지는 눈꺼풀이 다시 감겼다. 가슴 밑에서 꺼낸 그것이 투명한 은빛을 내비치고 있었다. 소년은 다른 손으로 두 눈을 가리며 다시 눈꺼풀을 들추었다. 거리감이 잡히지 않은 시야에 타원형의 빛을 발하는 돌멩이가 보인다.
손안에 힘이 들어간다. 그에 따라 희고 동그란 테에 우직 금이 갔다. 소년은 무심한 청회안으로 엇나간 테의 표면을 훑었다. 좌우로 흔들거리던 돌멩이가 이젠 상하로 들썩이더니 이내 소리 없이 벌려졌다.
조그마한 진녹안이 보였다. 깨진 부위로 올라온 두 손도 작다. 알껍데기를 머리에 뒤집어 쓴 요네즈가 소년을 바라봤다. 소년도 가만히 요네즈를 응시했다. 돌멩이가 움직거리다 깨졌다. 그 속에서 사람 형태를 한 뭔가가 나왔다. 돌멩이가 아니라 알이었던 모양이다. 소년은 덤덤히 머릿속을 정리했다.
Comment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