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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바리안 퀘스트

작성자
Lv.95 720174
작성
20.12.23 01:04
조회
393
표지

유료웹소설 > 연재 > 판타지

유료 완결

백수귀족.
연재수 :
316 회
조회수 :
2,633,136
추천수 :
127,857
중세라는 단어에는 사람을 상상 속의 그때로 빠져들게 하는 매력이 있습니다.

 중세란 어떤 시대인가?

 아직 신으로부터 개인이 확립되지 않은 시대, 왕과 제후들이 다스리던 시대, 태어난 것만으로도 인간의 가치가 정해지던 시대, 지금으로 보면 어리석고 당시로 보면 명예를 간직한 자들이 신이나 기사도 따위의 기치를 생명보다 소중하게 내걸 수 있던 시대...

 그리고 무엇보다도, 아직 문명과 야만이 대립하던 시대.

 바바리안 퀘스트는 모험가에 대한 낭만이 남아 있던 시대를 그립니다.

 온 세상의 지리를 밝혀내고도 저 하늘의 달까지 인간의 발이 닿은 현대와 달리, 미답지와 그곳에 도사리는 문화가 거리의 한계로 서로에게 개척되지 않은 때.

 시기는 한창 문명세계가 발길을 밖으로 뻗던 차. 북부 동토의 전사들과 남부의 사막 민족 역시 문명세계의 중심인 제국에 편입되었고, 진정한 의미로 문명이 뻗지 않은 땅은 서부 산맥과 동쪽 대륙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이야기는 문명의 불모지, 하늘산맥 너머로부터 시작합니다.

 주인공 유릭은 언제나 위대한 전사가 될 거라는 말을 들으며 자라온 바위부족의 전사입니다. 평소처럼 사냥을 나갔던 유릭은 잡히지 않는 사냥감을 쫓아 하늘산맥까지 가게 되고, 우연이 겹쳐 끝내는 하늘산맥을 넘게 됩니다.

*

 캐릭터를 잘 묘사하는 웹소설을 어거지로 분류하자면 결국 두 가지가 남습니다.

 완성형 주인공을 내세우는 웹소설과 비완성형 주인공을 내세우는 웹소설.

 단순히 주인공이 강하다고 완성형 주인공이라 하지는 않습니다. 근래 회귀물의 주인공들이 바닥에서부터 시작하지만 그걸 보고 성장형 주인공이라 하지 않는 것처럼요. 이미 미래에서 모든 걸 보고 온 주인공이 있기에 우리는 승리할 것을 알죠.

 완성형 주인공이란 철인입니다. 어떤 시련이 주어져도 우리는 결코 하지 못할 것 같은 선택을 통해 역경을 딛고, 끝내는 승리를 거머쥐는 초인. 성품과 관계없이 주인공다운 주인공입니다. 주인공다운 기연이나 주인공다운 스탯창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비완성형 주인공은 그렇지 못합니다. 주인공은 나약한 개인에 불과하며, 신념을 쉽게 고집하지 못합니다. 본인의 운명을 개척해나가기보다 외부의 요인에 의해 흔들리는 일이 잦습니다.

 어느 쪽이든 필력이 뛰어나야 이 분류에 조금이라도 끼워 맞출 수 있겠습니다. 완성형 주인공이 정말 완성형 주인공처럼 느껴지려면, 반대로 우리가 이입할 수 있을 정도의 인간적 면모를 묘사하여, 정말 시련이 이길 수 없을 것처럼 느껴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어차피 스탯을 찍어서 중간에 뭘 어떻게 해도 이길 걸 안다면 그건 완성형도 비완성형도 아니고 그냥 양산형 주인공이죠.

 비완성형 주인공도 마찬가집니다. 무력이 뛰어난 비완성형 주인공은 드물 뿐더러 초인이 아닌 범인은 독자에게 카타르시스를 주기 어렵습니다.

 비완성형 주인공은 대개 그 작가의 등장인물 세계관과 맞닿아 있습니다. 어떤 작가들은 천마신공을 대성하고 산을 일격에 부술 수 있는 무인도 결국 무언가에 좌절하는 인간일 뿐이라며 매력을 돋보이는 재주가 있죠. 최근 본 비완성형 주인공은 질풍광룡입니다. 미쳐버린 끝에 무공을 대성했지만, 연인의 마음조차 제 맘대로 하지 못하는 무협소설의 주인공. 제법 재미있게 읽었고 조진행 작가다운 필력이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아는 또다른 필력이 뛰어난 작가가 여기에 있습니다.

 백수귀족, 그는 완성형 주인공의 귀재입니다. 전작 킬더드래곤에서 그 점이 강하게 두드러지죠. 미약한 초능력임에도 불구하고 초인같은 정신으로 위기를 타파해나가는 주인공.

 그의 필체는 다분히 간결합니다. 웹소설에서 먹히는 요소죠. 백수귀족 작가는 웹소설 시장에서 괜찮은 성적을 기록하면서도 그 질과 양보하지 않는 드문 작가입니다. 여태까지 작품을 내놓으면서 항상 새로운 시도를 해왔고, 이번 작을 읽고 나서 보노라면 그 시도 중 이번이 가장 성공적이었습니다.

*

 유릭은 완성형 주인공입니다. 야만전사로서 유릭의 투쟁심은 꺼지지 않는 불꽃과 같고, 굳은 의지는 결코 자신과 타협하지 않습니다.

 야만과 문명의 경계를 넘어서 온 이방인은 문명세계에서도 그 특유의 기질로 성공적인 행보를 걷습니다. 유릭을 한 번이라도 사귀어 본 문명인들은 그의 비범함을 알 수 있죠. 유릭은 거친 사내들이 꾸밈없이 자신의 단장으로 인정하기에 충분한 아우라가 있고, 한 번 전투에 나섰을 때 보여주는 차별적인 무력은 그를 경외하게끔 만듭니다.

 작가가 묘사하는 유릭의 인간성은 그 점에서 비롯됩니다. 비완성형 주인공과 완성형 주인공이라고 했지만, ‘어거지’라는 단어를 썼듯이 어느 쪽에 가까운가 성향이 있을 뿐이지 꼭 틀에 끼워 맞출 수는 없죠. 홀홀단신으로서 완벽한 전사였던 유릭은 신화적인 행보로 집단 위에 군림하는 끝에, 반대로 묘사를 통해 하나의 불완전한 개인이 됩니다.

 유릭이 문명과 밀접할 기회를 얻은 것은 역설적으로 그가 야만인으로서 가장 뛰어났기 때문입니다. 그가 품은 야만성은 유릭이 보이는 호기심과 불가사의한 무력의 근본이고, 야만전사로서의 그 기량은 단순히 하늘산맥을 넘어서는 게 아니라 문명세계에서 성공을 거듭하여 입지를 이룩하고 관계를 맺을 수 있을 정도로 뛰어났습니다.

 그의 고뇌는 그 야만인 태생에서 비롯됩니다. 작중 하늘선맥 너머의 서부와 제국은 필연적으로 뒤얽히게 되는데요. 문명 충돌의 구간에서 유릭은 문명과 야만, 혹은 그가 접한 세계와 본래 있던 세계 간에 선택을 강요받습니다.

 세상사에 반전이란 드뭅니다. 유릭은 문명에 가까운 야만인으로서 문명을 침탈하는 야만의 선두에 서게 됩니다. 그 와중에도 그가 가진 문명인으로서의 면모와 야만인으로서의 면모는 계속 충돌하죠. 가장 뛰어난 야만인이기에 문명에 닿을 수 있었으나 한편으로 문명의 독에 오염된 야만인이기에 인간적 고뇌를 겪습니다.

 개인으로서의 유릭은 작중 그를 보는 시선과 대비하여 더욱 극명해집니다.

 부모없이 자라나 누구보다 뛰어난 전사로 자라난 대지의 아들, 하늘산맥을 처음으로 넘고 온갖 시련 속에서도 신이 축복하는 것처럼 활약하여 심지어는 번개마저도 그를 해하지 못하는 하늘의 전사.

 밑의 사람들은 유릭을 신화적인 전사로 숭배합니다. 연맹 내 동등한 위치의 수장들은 그를 야망보다 동족을 생각하는 순수하고 위대한 전사라고 생각합니다. 문명세계는 그를 극악무도하고 야만적인 정복자로 규정합니다.

 그 가운데 개인으로서의 유릭은 자신과 그가 속한 세계의 가치를 줄곧 가늠질하고, 한편으로 동족의 생존을 위해 끊임없이 선택할 뿐입니다.

 개인으로서의 유릭을 대변하는 선택은 종교적 갈림길입니다.

 작중 유릭은 몇 번의 종교적 갈림길에 서게 되는데, 그 갈림길에서 신을 믿기도 믿지 않기도 합니다. 유릭의 부족적 세계관은 문명을 접하면서 한 차례 파괴를 겪습니다. 중세는 신이 지배하는 사회고, 유릭도 그 세계관의 일부였으므로 이제 유릭은 전사했을 때 갈 수 있는 새로운 사후세계를 필요로 하게 되죠.

 주목할 것은 신을 믿지 않기로 한 유릭의 선택입니다. 유릭은 신과 동떨어져 자신의 선택을 자신의 것으로 남겨두는 주체적 개인이고 싶어 합니다. 한편 패배에 몰렸을 때, 유릭은 모순적으로 심중에 두었던 신에의 생각을 끄집어내 고통스런 운명에서부터 다른 길로 인도해주길 원합니다.

 닥친 현실에서, 유릭은 야만인이기를 선택했기 때문에 신의 전사이자 종족의 영도자 유릭으로 남을 것을 강요받고 있습니다. 

 그는 결국 집단의 가치를 두고 하나의 선택을 합니다. 소년 유릭이 그렸던 미지의 동대륙을 환상이 아니라고 증거하는 유물은 비취석상입니다. 비취석상과 같이 소년 시절은 부서집니다. 그것은 신을 믿지 않기로 한 신의 전사 유릭의 온전한 선택입니다.

 갈림길이라고 말했듯이, 그 이후에도 유릭은 그가 선호하는 태양교의 주교를 통해 언제나 개종의 선택지를 곁에 둡니다. 예전에 맺었던 남부 신앙 뱀교와의 인연 역시 절제절명의 순간 유릭을 찾아옵니다.

 과연 유릭이 불신자로 남을 것인지 혹은 신자가 될 것인지, 그리고 더 나아가 문명 침탈의 선두에 서서 행보 하나하나가 서사시가 될 정도로 업적을 이룩하는 대족장이 하나의 인간으로선 어떤 고민을 하는지, 그 모든 일이 끝난 후에도 유릭이 과연 동족에 의해 더 나아갈 것인지 혹은 아무것도 없던 것처럼 한 번 버린 소년 시절의 유릭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삶을 만들어 나가는 건 개인의 선택이고, 치열하게 살아갈수록 더 많은, 더 어려운 분기점에 서게 됩니다. 유릭과 여러 영웅은 격변의 시대를 치열하게 살아나가고, 그래서 읽으면서 그 선택의 결과가 더더욱 궁금해집니다.

 중세를 풍미하는 야만족 우두머리의, 혹은 세계를 손에 쥔 황제의, 혹은 태양신 루의 계시를 받고 전장으로 나아가는 성녀의 선택에 흥미가 돋는다면, 일독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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