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면 좀비들은 늘 그렇듯이 사람 죽이기 좋게 변화합니다.
주인공 혼자만이 근본 없는 능력 하나 달랑 부여된 채 세상은 아포칼립스를 맞이합니다.
저는 맨땅에 헤딩하는 아포칼립스를 좋아해서 별 느낌을 받지 않았습니다만, 초반부는 댓글창이 아포칼립스였습니다.
주인공의 찌질함과 능력의 애매함 때문에 불호를 느낀 독자들의 참견이 사이다를 갈구해서 그런 듯 싶습니다.
하지만 좀비 아포칼립스가 항상 주인공의 슈퍼파워로 생존하고 짱짱맨하는 장르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전개가 갈수록 작가님 너무 하십니다, 소리가 나오더군요. 오해는 마세요. 좋은 의미니까요.
주인공과 등장인물들을 몰아넣는 위험은 좀비 말고도 세상 그 자체입니다.
지구가 억까를 하고, 희망과 꿈을 살짝 주다가도 송두리째 빼앗는 위기를 집어넣는 것 같아요.
제목부터 빙하기입니다.
독자 입장에서 좀비가 창궐한 빙하기의 엔딩이 해피해피해피일 거란 예상은 거의 할 수가 없죠.
그런데요.
그래서 재밌는 거예요.
자연재해와 좀비를 상대로 발버둥치면서 아득바득 이겨내는 인간들이 글의 요지가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멸망을 목도한 인간들이 절망 속에서 좁쌀만한 희망에서 즐거움을 찾고, 빙하기의 내일을 맞이한다는 서사가 글을 읽게 하는 원동력이 됩니다.
하루하루 빙하기를 살아가는 빙하기인들의 내일이 궁금해지는 글, 빙하기 아포칼립스의 회사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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