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련되지도 화려하지도 않지만 투박한 막회처럼 취향이 맞는 사람들은 좋아할만한 구무협 소설입니다.
현재 95화라는 상당히 긴 글이 쌓여있지만 주인공의 방향성은 일정합니다.
제자의 복수.
다른 작품과 차별되는 점은 배분(만) 높은 주인공이지만 사파라서 그동안 쌓아놓은 인맥도 별로 없고 엄청난 재능도 없어서 그 과정이 험난하고 열심히 굴러야 한다는 점입니다.
명망있는 기인이사가 구전으로만 전해듣던 신병이기나 비밀스러운 무언가를 다루며 마치 존윅처럼 호쾌하게 복수하는 스토리는 적어도 이 소설과 주인공에게는 어울리지 않습니다. 오히려 이용할 수 있는건 다 이용하며 거대한 세력을 상대하는 모습이 킬빌의 우마서먼을 떠오르게 만듭니다.
무엇보다 작가님의 장점이라면 세세한 부분과 불필요한 묘사는 과감하게 생략하고 주인공의 행보만 조명하는 글솜씨가 소설의 방향성과 맞물리며 극도의 몰입감을 선사한다는 점입니다.
한 예시로 이 소설에서 사람 얼굴에 대한 묘사는 거의 나오지 않습니다. 이게 남자인지 여자인지 이름이 무엇이지 정보로써 다뤄질 뿐이지 예뻐서 마음이 동한다던가 죽이기 아깝다던가 등의 어쩌면 젊은 무인들이나 할 법한 생각들과 묘사들이 일절 나오지 않는다는 점이 투박하지만 생생한 글을 직조하는 좋은 작가님의 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작가의 말을 엿보면 아직 나잇대가 있으신 초보 작가님이라고 하시는데 저처럼 아재 독자님들이 계시다면 친구를 응원하는 마음으로라도 한번씩 읽어보시는 것을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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