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포칼립소 물은 참 뻔하면서도 그래서 작가님들이 쓰기 어려운 장르인거 같습니다. 그중에서 제가 제일 좋아하는 작품은 미스터쿼카님의 나는아직 살아있다와 박스오피스님의 좀비묵시록입니다. 이중 좀비묵시록 시리즈의 경우 저자가 여자교수님이라는걸 알고 깜짝놀랐습니다. 이 문체가 정말 여성분이라고? 교수님이라는 분이 이런 글을 쓴다고? ㅋㅋㅋ
세상의 종말을 그리면서도 밝고 경쾌함을 잃지않는 3인칭 글의 대표작이 좀비묵시록이라면 1인칭으로 세상의 종말과 인간성의 멸망을 그린 대표적작품이 나는아직살아있다였습니다
아직도 그 작품에서 등장했던 변종좀비들의 공포가 기억에 생생합니다. 1인칭이라서 그런지 진짜 글에서 공포가 묘사될정도로 생생했죠. 그리고 이후 만나는 인간군상들과의 관계형성과 종말로 내딛는 세계에 대한 묘사가 정말 좋았습니다.
그 미스터쿼카님의 신작입니다. 전직요원이 종말에 대처하는 자세.
제목 그대로 전직요원으로 일하다 정권교체로 버려진 요원이 시골에서 수렵을 하며 살다가 중국발 광견병으로 알려진 바이러스가 퍼지고 세상이 좀비화됩니다. 이에 주인공은 서울에 홀로 남겨진 조카를 구하기 위해 지옥으로 스스로 뛰어듭니다.
이번 글에서 제일 인상적인 건 작가님이 스스로 밝혔듯 작품 초반부에서 굳이 설정을 막 풀어서 지루하게 하는 대신 진행을 하면서 설정과떡밥을 하나하나 풀려는 시도였습니다. 그래서 진짜 시원하게 읽힙니다.
그리고 지난 작품의 주인공이 조금은 인간적이고 그래서 답답했다면 이번 글의 주인공은 말그대로 사이다입니다. 인간대접을 할 필요없는 놈들에게는 바로 주먹부터 나가는. 그리고 같이 다니는 사냥개. 수류탄을 공으로 착각하고 놀아달라는 강아지 코코도 귀엽습니다.
무엇보다 작가님이 가볍고 시원한 글 분위기와 거기에 요즘 트랜드에 맞는 늘어지지 않는 문체를 채택하신게 인상적입니다. 사실 쿼카님의 유려한 문체를 볼수없다는게 아쉽기는 하지만 요즘은 대부분 스마트폰으로 휙휙 넘기면서 내용만 확인하는시대이니 어쩔수없었나봅니다. 아무튼 그래서 더 잘익힙니다.
지난번 데이우님의 글에 이어 또하나 볼만한 아포물이 나와서 좋습니다. 이제부터 따라가면 유료화까지 무난히갈거 같은 글입니다.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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