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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Lv.9 에스크리톨
작성
18.04.15 18:28
조회
1,088
표지

리턴 좀비 서바이벌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연우솔
연재수 :
78 회
조회수 :
675,881
추천수 :
23,085

먼저 고백하자면 ‘좀비’ 소재는 그다지 좋아하지 않으며 ‘회귀’는 알러지처럼 싫어합니다.

 

소재의 한계랄까, 닳고 닳아서 걸레로도 못쓸 작품이 90%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그래서 어디선가 이 작품이 재미있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두 가지 요소가 있다고 해서 선뜻 손이 가지는 않았습니다. 표지도 허접하고...(무료 이미지를 쓰셨다고 합니다...T.T)


저는 작품을 볼 때 처음부터 보지 않고 중간 회차 부분을 무작위로 열어봅니다. 

비문, 어색한 문장, 급식체, 꼰대체, 양산체(?)가 있으면 탈락이죠. 어라? 그럼 볼 작품이 없을 텐데... 네 맞습니다, 저는 문피아에서 만족스러운 작품을 건진 적이 거의 없어요. 

돈도 쓴 적이 거의 없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국의 장르 소설을 열심히 읽다보면 불현듯 같은 나라 사람의 글을 읽고 싶어집니다. 

동일한 문화와 언어를 공유하는 작가가 쓴 소설이 몹시 땡기는 겁니다. 그것은 마치 해외여행을 하다가 오늘은 곧 죽어도 한식을 먹어야 하겠어! 라는 욕망이 솟아나는 것과 흡사합니다. 


저는 그럴 때 마다 문피아로 와서는 추천작이나 랭킹에 있는 것들을 입맛을 다지며 뒤적입니다. 하지만 제목만 보면 이건 뭐... 아수라장이 따로 없군요. 다들 제목학원이라도 다니는 걸까요. 그것도 사이비만 골라서. 

 

시간과 노력을 들여 쓴 글에 그런 제목을 단다는 건 자식의 얼굴에 기괴한 화장을 하는 것과 같습니다. 부디 자기 자식을 소중히 다뤄 주세요. 아동학대는 좋지 않아요. 

어쨌거나, 저는 이 글을 찾아 대략적인 정보를 수집했습니다. 


 소개문구는 강렬합니다. 


살아남을 자격이 있는 사람들은 살린다. 
위협이 되는 사람은 죽인다. 
절대 후환은 남기지 않는다.
- 캠프 생존 수칙 中


우와, 오글거리지 않게 하드보일드한 문장입니다. 


지금까지 회차는 무료 73편, 조회수는 어디 보자... 평균 5~6천 정도는 되겠군요. 저는 하던 버릇대로 중간 회차를 클릭해 몇 문장을 읽어봅니다. 


이것은 새로운 요리의 냄새를 맡는 과정이라고나 할까요. 이 단계에서 말도 못하게 구린내를 풍기면 아웃입니다. 물론 홍어, 청국장, 두리안 처럼 냄새는 나도 맛있는 것들이 있지만 냄새도 좋고 맛도 좋은 요리가 널려 있는 마당에 굳이 그런 모험을 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냄새를 맡아보니, 호오... 나쁘지 않은데? 비문도 없고 문장의 리듬은 간결하지만 머리속에 쏙쏙 들어옵니다. 어휘력 준수하고 대사도 겉멋없이 건조합니다. 솔직히 나쁘지 않은 정도가 아니라 상당히 좋은 느낌입니다. 대부분은 이 과정에서 탈락하거든요. 그러면 저는 조회수 하나만 올려주고 물러나는 거죠. 


호기심이 발동한 저는 연이어 몇 편을 더 열어 봅니다. 초기 연재분과 최근 연재분을 열어 문장의 편차를 확인하는 과정이죠. 초기에 좋다가 나중에 힘빠지는 경우야 뭐 너무나 비일비재한 일이니까요.

 

 살펴보았더니 제 눈에는 별 차이가 보이지 않네요. 

 그럼 어디 한 입 맛을 볼까요? 저는 드디어 대망의 첫 회를 클릭합니다. 

 소제목인 ‘회귀’가 저를 살짝 저를 주저하게 했지만 뭐, 일단 먹어보고 아니면 그만이죠. 


주인공이 좀비에게 어깨를 물려 절망적인 상황에 처한 것 부터 시작합니다. 좀비 지옥에서 3년을 버텼다고 하는군요. 동료도 전멸하고 모든 희망이 사라진 상태에서 죽음을 예감하며 눈을 감습니다.

하지만 어라, 눈을 떠보니 3년 전 내 자취방이네? 

아이 씨... 덮을까? 잠깐 망설이게 됩니다만 다행히 첫 회의 문장이 대체로 마음에 들었습니다. 명료하고 스피디한, 흡입력 있는 문장은, 글 좀 써본 사람이라는 내공을 팍팍 풍기고 있었거든요. 


여러분들도 읽어보시면 알 겁니다. 아주 술술 잘 읽힙니다. 머리 속에 이미지가 팍팍 와서 꽂히거든요. 쉬워 보이죠...? 아니에요, 겁나 어려워요!  상당히 날카롭게 단련된 글솜씨가 아니면 이런 흉내 못냅니다. 어떻게 아냐구요? 제가 해봤거든요... 안되더라구요.(젠장)

 

몇 편 더 읽어보니 이건 독자의 머리채를 붙잡고 끌고 가는 문장이에요. 한 순간도 눈 돌릴 틈을 주지 않는 글재주, 장르소설에 최적화 된 문장, 흔히 말하는 쩌는 필력이란 말이죠. 초보자나 재능없는 작가는 죽었다 깨나도 따라할 수 없는 능력이에요.


어쨌든 회귀를 받아들인 주인공은 6개월 후 발생할 좀비 아포칼립스를 준비합니다. 하지만 아뿔싸, 뭔가가 어그러졌는지 3개월 만에 사건이 발생합니다. 온 나라가 좀비로 뒤덮혀가는 가운데 주인공만은 과거의 경험을 살려 생존과 미래를 위해 움직입니다.


그는 좀비사태가 벌어지자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과거의 동료를 구하기 위해 길을 나섭니다. 그리고 인간의 탈을 쓴 짐승들인 약탈자 집단, 서울생존자연합이라는 거대한 악의 무리와 싸우기 위해 생존자를 규합하고 캠프를 설립해 나갑니다. 좀비와 싸우는 한 편 생존을 위한 새로운 시스템을 만드는 데 이 과정에서 영지물적인 재미가 더해집니다.

  

흔한 소재라 재미없어 보이죠? 아니요, 겁나 재미있어요!  


왜? 주인공 요한이 매우매우 냉철하고 이지적인 인물이라서 그렇습니다. 

작가는 주인공에게 그 흔한 ‘능력’하나 주지 않아요(아주 조금은 주지만 다른 작품과 비교하면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경험이 있고 싸울 줄은 알지만 인간의 범위를 넘어서진 않습니다. 그는 어디까지나 신중함과 정확한 상황판단, 결단력, 비정함으로 역경을 헤쳐 나갑니다. 

 

적과 아군은 병신이고 주인공만이 잘난 탓에 일이 풀리는 게 아니란 말이죠. 그래서 리얼합니다. 조마조마합니다. 

주인공은 리더가 되지만 하루라도 몸과 마음이 편할 날이 없습니다. 

하렘? 갑질? 먼치킨? 그딴 거 없습니다. 리더인 주인공은 극한직업을 뜁니다. 차라리 죽어서 편해지는 것이 낫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려요. 

 

살아남게 해줬더니 기어오르는 인간들, 옳은 지시를 내려도 불편하다며 이의를 제기하는 부하, 정에 이끌려 공동체를 위험에 빠트리는 부하 등등, 저같으면 더러워서 다 때려치우고 도망갈 겁니다. 하지만 주인공은 꿋꿋해요. 좀비의 위협에서 벗어나 제대로 된 인간 공동체를 만들려는 의지는 강철과 같습니다. 

그 과정에서 아무리 많은 희생이 벌어져도, 아무리 강한 적이 있다해도 굴하지 않습니다.


주인공들이 다들 꿀빠느라 여념이 없는 문피아에서 이런 존재감 있는 주인공을 본 게 도대체 얼마 만인지...  

게다가 조연들도 다들 생생하게 살아 움직이며 극을 풍성하게 부풀립니다. 양념이 이끌어 내는 감칠 맛이 요리의 맛을 훌륭하게 서포트하고 있다고나 할까요. 

스위퍼, 하진, 세리, 혁, 정환 등등... 조연의 캐릭터 구축이 매우 정밀합니다. 뜬금없는 발암을 일으키거나 극을 위해 캐릭터 성격에 맞지 않는 연기를 시키지 않습니다. 하차의 주요한 요인이 되는 이런 행태가 없다는 점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몰라요.


저는 분명 한 입 정도만 맛을 보려 했습니다. 하지만 한 입, 두 입 먹다보니 주말이 통채로 날아가 버리더군요. 이런 미친 몰입감을 느껴본 것은 정말 오래간만입니다. 

분명 주말에는 플스를 하려고 했는데 이건 뭐 프링글스도 아니고 중간에 끊을래야 끊을 수가 없더군요.

 

글을 읽는 쾌감! 재미! 두근거림! 이 작품은 틀림없는 SSS급입니다. 저평가되어 있는 초특급 우량주란 말입니다. 지금보다 열 배, 스무 배 이상은 조회수가 나와야 어울리는 작품이예요. 그래서 처음으로 후원까지 했습니다! 작가님이 글을 쓸 때 조금이라도 동기가 될까 해서요. 


작가님, 공모전 같은 거 하지마시고 제발 이 작품에 집중해주세요. 두 마리 토끼를 쫒다가는 어떻게 되는지 알만한 분이 이러시면 곤란합니다. 제가 재벌이었다면 작가님에게 1등 상금을 드렸을 겁니다. (아니 농담아니고 진짜로...)

   

저는 시간 낭비를 싫어합니다. 글을 읽을 때 조금이라도 비린 맛이 나면 가차없이 닫아버립니다. 이런 까다로운 제 입맛에 딱 맞는 글, 너무나 훌륭하다고 생각한 소설이기에 여러분에게 자신있게 추천글을 올립니다. 


읽어보세요, 정말 재미있다니까요. 

 




    







 












 








 





Comment ' 22

  • 작성자
    Lv.53 이장입니다
    작성일
    18.04.20 22:42
    No. 21

    에스크리톨님 의견에 동의합니다.
    두 마리 토끼를 쫓다가 둘 다 놓치게 됩니다.
    그렇기에 작가님은 공모전 끝나기 전까지 잠깐 접어두고
    공모전에 집중하는 것을 추천 ㅋㅋ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8 아리아드
    작성일
    18.04.21 00:13
    No. 22

    진짜 정신없이 다 읽어버림. 작가님의 필력이 매우 뛰어나신 듯.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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