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스스로 재미있다고 생각하는 이야기가 묻히는 걸 두고 보지 못하는 오지랖 때문이겠지요.
글을 잘 못 쓰는 독자의 작은 취미생활이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좋게 봐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괜히 부끄럽다는 말을 앞세우는 편입니다.
부끄럽네요.
이번에 추천을 드리고자 하는 글은 비벗 작가님의 <뱀파이어 아이돌>입니다.
뱀파이어라는 상징은 ‘노블-귀족’이라는 말로 대변되기도 합니다.
공포 소설이나 영화의 상징이 뱀파이어에서 좀비로 이행하는 과정은 사람들에게 공포의 대상이 더 이상 초월적인 권능을 가진 ‘위’에 있지 않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좀비는 얼마든지 가학적으로 대해도 되는 존재이자, 감염되는 순간 자신도 이지를 잃고 똑같은 존재로 떨어져 내린다는 점을 사람들이 두려워한다고 가정했을 때.
공포의 시선이 위에서 아래로 방향을 바꾸었다고 해석할 수도 있겠지요.
그러다 보니 어느덧 뱀파이어는 우리 인간과 동등한 눈높이에서 해석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인간보다 가진 바 능력이 뛰어나고, 불노불사에 가깝지만 명백한 한계를 가지는 존재.
이 이야기는 그런 뱀파이어가 마늘 강국인 대한민국에서 아이돌이 되는 이야기입니다.
뱀파이어에 대한 해석이 통념과 일치하는 부분도 있고, 작가님이 새롭게 해석하신 부분도 있어서 매일 올라오는 글을 읽는 것이 꽤나 즐거웠습니다.
요즘 판타지에 등장할 법한 소재들과 현판 전문물의 합주가 많이 보여서 그런지 더 반갑게 느껴지기도 했고요.
그런데 이번에 빼 드신 칼이 어딘가 많이 낯이 익어 보입니다.
<꿈꾸는 작사가>, <내 아이돌은 인생 2회차>, <내 아가씨 아이돌>, <훔치는 연기자>, <역주행 밴드 2회차> 등 방송 연예물을 주로 쓰셨던 전작들을 생각하면 믿고 보는 비벗이라는 말에 어울릴 만한 작품이 나오는 건 아닐까 싶어 팬으로서 설레기도 했습니다.
이번 작품이 특히 더 기대되는 이유는.
음악으로 세상을 구원하는
헌터 사회의 질서를 바로잡는
공교육의 혁신을 이뤄내는
신분제 철폐를 꿈꾸는
아포칼립스의 마왕이 되어 군림하는
최근에 작가님께서 쓰신 작품들의 조금은 무거워 보이는 목적의식들에 비하면 꽤 경쾌한 느낌이 들었기 때문일 겁니다.
주인공인 소아주의 통통 튀는 언행도 좋지만,
각자의 사연을 가지고 살아가는 이들이 종을 넘어서 서로 관계를 맺어가는 부분이 역시나 매력적이었습니다.
많은 말이 필요하진 않을 것 같아 그저 일독을 권해드립니다.
그러면 즐거운 저녁 시간 되시길 바라겠습니다.
찬성: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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