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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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Lv.27 이단영
작성
21.10.30 17:26
조회
845
표지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퓨전

재랑.
연재수 :
33 회
조회수 :
57,578
추천수 :
1,582

좋은 작품, 좋은 작가에 대한 독점욕이라고 하면 어떤 기분인지 이해하실 분들이 계실 겁니다. 그런 독점욕을 이겨내고 추천글을 작성하는 것은 실은 더 이기적인 마음 때문입니다. 좋아하는 작가에게서 이렇게 좋은 작품을 계속, 더더욱 끌어내고 싶다는 욕망이죠.


(추천에 앞서 작가님의 지인임을 밝힙니다. 다만 서로 얼굴을 알고 지속적으로 교류하는 사이는 아니고, 예전부터 작가님께서 쓰시는 글을 좋아해 제가 끈적거린 쪽에 가깝습니다. 그러니까 친구에 가까운 지인보다는 모르는 사람에 더 가까운 인터넷 지인인 셈입니다.)



1. 정통 무협의 현대적 계승

정통 무협의 현대적 계승이란 어구를 들었을 때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또 어디 퓨전 무협 같은 걸 들고 와서 정통 간판 내걸고 약을 팔려 하나? 이런 의문의 기저엔 정통의 향기를 기대하고 접한 작품이 무협 스킨을 씌운 판타지라는 것을 깨닫고 느끼셨을 배신감이 자리하고 있겠죠.


팽가를 다시 위대하게는 정통을 간판으로 사용하지 않습니다. 외려 작품의 핵심으로 삼습니다. 추천 드리는 작품은 주제의식과 문체의 진중함으로 대변되는 정통 무협의 정신을 이으면서도, 속도감과 가독성이라는 웹소설의 주요한 덕목 속에 이를 녹여 묵직하면서도 호쾌한 필치로 우리를 끌어들입니다.



2. 줄거리

치열한 싸움 끝에 마침내 혈마를 베어내고 죽음을 맞은 도패刀覇 팽서후, 눈을 뜨고 보니 반세기가 지나 있습니다. 대강 상황을 종합해 보니 알 수 없는 조화로 후손의 몸을 빌리게 되었다는 결론에 이릅니다.


그런데 뭔가 이상합니다. 하북 팽가가 아니라 하북 주가가 되어 있고, 도패의 위명을 이어받길 원했는지 서후의 이름을 그대로 쓰는 후손은 제대로 된 무공은 익히지도 않고 기루 문지방이 닳도록 드나드는 화류공자입니다.


그렇습니다. 정혈지전 이후 팽가는 쫄딱 망해 상단의 호위 노릇이나 해 먹고 사는, 이름뿐인 무가가 되어 있었던 겁니다. 후손들의 세상을 위해 몸을 바쳤던 팽서후에겐 참을 수 없는 광경입니다. 그러니 이번 생의 사명은 자연히 하나로 굳어집니다. 팽가를 다시 위대하게!



3. 작품의 매력

1) 고풍스러우면서도 무겁지 않은 문체

무협 장르에 일반적으로 기대되는 진중함이란 사실 환상에 가깝습니다. 한국적 정서를 지닌 인물들이 한국어로 대화를 나누는 곳이 중원은 아닐 테죠. 하지만 이 환상을 세련된 규칙 속에서 정교하게 쌓아올리면 그때 우리는 이것을 사실로 체험하게 됩니다. 여기에 무협의 묘가 있다고 하겠습니다.


이 무협의 묘라는 것이 또 민감한 것이어서 시대적 배경과 어긋나는 인물의 말 한 마디만으로 흐트러지고 깨질 수 있는 것이기도 합니다. 인물이 사극에 출연한 아이돌 같은 모습을 보여주는 즉시 우리의 흥미는 차게 식고 맙니다.


팽가를 다시 위대하게에선 그런 서투른 면모를 찾아볼 수 없습니다. 어휘를 선택하는 감각과 문장의 이음새에서 작가님의 숙고를 엿볼 수 있습니다. 마치 경공을 구사하듯 유려하고, 힘들이는 기색이 없지만 실은 출중한 내공을 바탕으로 하고 있는 문장이 우리를 사로잡습니다.


그리고 여기에 재치가 깃들어 있습니다. 본격적인 무협의 분위기를 내겠다고 온 문장에 힘을 그득그득 실으면, 그 문장을 쓰느라 오만상을 찌푸렸을 글쓴이가 연상되어 읽는 우리도 쉽게 피곤해지죠. 이 작품에선 인물들이 우리에게 윙크를 보냅니다. 이게 다 즐기자고 하는 일인 거 알지? 하고 묻듯 말입니다.


2) 능동적이고 매력적인 인물들

주인공이 빼어난 능력의 소유자일 때, 주변 인물을 조형하는 것은 더욱 어려운 일이 됩니다. 주인공의 탁월함이 이들을 소용돌이처럼 빨아들이는 탓입니다. 가장 쉬운 실수는 주변 인물들을 박수 부대로 동원된 종이 인형들로 만들어 버리는 것입니다.


피해야 할 실수가 이것뿐이라면 그토록 많은 작품들이 빛을 보지 못하고 스러져가진 않았겠죠. 두 번째 치명적인 실수는 그럴듯한 갈등을 연출하기 위해 반동 인물들을 생각 없는 호전광으로 만들어 버리는 것입니다.


이 작품은 두 가지 실수를, 평론가 빙의해 엄격 근엄 진지한 눈초리로 살피는 필자를 비웃듯, 가볍게 비껴 쳐냅니다. 팽가의 부흥을 꿈꾸는 주인공의 행보는 거침없습니다. 하지만 주변 인물들이 아무런 생각 없이 여기에 휘말리지는 않습니다.


모든 인물들이 각자의 욕망을 지니고, 스스로의 생각에 비추어 실리를 취하려 하고, 아직 다 가늠하지 못한 주인공의 역량을 슬쩍 시험해 보기도 하면서 자신이 갈 길을 공들이며 가려 밟습니다. , 바로 살아있는 인물들처럼요.


합리적으로 각자의 욕망을 추구하는 개성적인 인물들은 작품을 더욱 짜임새 있게 만들고, 이러한 점은 있을 법한 이야기로서의 소설의 정의에도 충실히 부합합니다. 꿈임을 자각하지 못하고 꿈꾸게 만드는 힘이 바로 이 작품에 녹아 있는 것입니다.


3) 속도감 있고 호쾌한 액션

주인공 팽서후는 거침없고 매사에 시원시원한 인물입니다. 신중하고 심계가 깊은 인물임에 동시, 들이받아야 할 때 망설임 없이 들이받는 인물이기도 하죠. 팽서후가 가문 부흥의 적임자인 까닭이 여기 있습니다.


팽서후의 이런 성격은 무협으로서 작품의 매력을 결정하는 액션에 그대로 반영되어 있습니다. 전투에 돌입한 인물들은 결코 꾸물거리지 않습니다. 전투 장면을, 읽는 사람 진 빠지지 않게 쓰기란 정말 어려운 일임에도 해당 작품은 커다란 줄기를 서술하면서 세부를 함께 가져갑니다.


한껏 긴박하면서도 끈적거리지 않고, 서늘하고 핏빛으로 비린 듯하지만 비틀거리지 않는 전투가 고색창연하되 결코 답답하지 않은 문장 속에서 그려집니다. 그런데 저는 이 매력을 전하려고 답답한 문장을 써버렸네요.


여하간 하려던 말은, 저는 이 작품의 전투 장면을 읽을 때, 그 생사를 결정짓는 간격에 들어선 듯 쭈뼛쭈뼛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4. 무겁고 가볍게

독자로서 우리는 참 종잡을 수 없는 사람들입니다. 무거운 소설을 읽다보면 가벼운 글로 머리를 식히고 싶고, 가벼운 소설만 읽다 보면 주제의식의 진중함이 그리워 다시 무거운 글로 돌아가고 싶어지죠.


그런데 진중하면서도 걸림 없이 유려한 소설이 있다면? 이거 완전히 신소재 아닙니까? 결국 이 한 마디 하려고 먼 길을 돌아왔습니다. 여러분, 팽가를 다시 위대하게 같이 읽읍시다!




Comment ' 8

  • 작성자
    Lv.99 얼음집
    작성일
    21.10.30 20:04
    No. 1

    와.. 소개글이 참 정성스럽네요. 이쯤되면 한번 읽어보지 않을 수가 없군요!!

    찬성: 10 | 반대: 1

  • 작성자
    Lv.42 ki*****
    작성일
    21.10.30 20:50
    No. 2

    5화에서 GG
    필력은 좋은것 같음

    찬성: 3 | 반대: 0

  • 작성자
    Lv.18 너울.
    작성일
    21.10.31 01:18
    No. 3

    소개글을 정말 잘 쓰셨네요. 일단 선호작 목록에 담아봅니다.

    찬성: 3 | 반대: 0

  • 작성자
    Lv.61 am****
    작성일
    21.10.31 17:03
    No. 4

    문체는 고풍스럽지만 고루하지는 않습니다. 깔끔하게 읽히는군요

    찬성: 5 | 반대: 0

  • 작성자
    Lv.50 너라면
    작성일
    21.11.02 09:50
    No. 5

    소개글을 너무 잘 써주셔서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절로 동했어요. 정말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추천 감사드려요!!

    찬성: 3 | 반대: 0

  • 작성자
    Lv.32 멈무
    작성일
    21.11.02 21:54
    No. 6

    추천 감사해요!!!!진짜 최근 읽은 무협중에 젤 맘에들어요ㅋㅋㅋ덕분에 좋은적품 선작했습니당

    찬성: 3 | 반대: 1

  • 작성자
    Lv.85 전투스머프
    작성일
    21.11.03 10:01
    No. 7

    필력? 글쎄요 뭔 한탄하는 내용만 주저리주저리 이해는 하는데 읽을 수록 짜증스럽네요 작가님50대인신지? 말투가 무협이라고 고무협처럼 할 필요는 없는데요 일필휘지???거침없이??? 그냥 중하정도?

    찬성: 3 | 반대: 2

  • 작성자
    Lv.76 델리만쥬
    작성일
    21.11.14 03:12
    No. 8

    아끼없이 퍼주는 무공호구 자손들도 별로

    찬성: 1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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