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전은 소설 캐내기 참 좋은 시기지.
기존의 작가들에게서는 느낄수 없는, 신선한 문체나 내용이 많아서 이것 저것 찾아보는 맛이 있음.
이번에 추천하는 소설도 그런 소설중 하나임.
‘세상의 끝에서 클리어를 외치다.’
제목이 좀 이상하지? 줄여서 읽기도 힘들고.(세끝클? 세끝클외? 세클외?)
(작가 오피셜로는 세끝이 좋을 것 같다고 함.)
줄거리는 상당히 복잡하니까 빡 집중하고 잘 듣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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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망했다.
인터넷이고 전화선이고 전부 핵전쟁으로 날아갔는데, 게임 거래소, 게임 커뮤니티를 포함한 게임서버 하나가 살아남아서 그 게임머니가 기축통화가 됐다.
주인공은 작은 쉘터에 숨어사는 개인 생존자로, 발전기를 돌릴 기름이 없어서 다른 사람에게 돈을 받고 하드코어한 컨셉 플레이를 방송 하는 ‘조건부 플레이’ 를 하게되었고,
그 결과 유리몸에 정신쇠약에 시달리는 유리몸 유리멘탈 캐릭터를 플레이 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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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골자는 요정도에,
저 유리몸 캐릭터로 극한의 난이도를 자랑하는 게드로이츠의 게임, GG의 클리어에 다가가는 게임 파트와,
먼지냄새와 쇠냄새가 끝내주게 풍기는 아포칼립스 현실 파트.
두개로 나뉘어서 진행된다. 놀랍게도 둘중 어느 하나의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로 둘다 재밌음. 이건 좀 신기하더라. 보통 겜판이면 현실은 흐지부지되잖아?
지금 댓글 보니까 현실파트를 더 좋아하는 사람도 있더라고.
장점 :
1. 올드 겜판의 누린내가 없는 겜판
보통 겜판 하면 생각나는 노가다 수련, 벨런스 파괴 아이템, 퀘스트를 따라가는 진행방식, 이런게 전혀 없다.
온라인 게임이 아닌 솔로 플레이 게임이라는 것에서 부터 재료가 좀 다르긴 하지.
이 게임은 ‘멸망이 다가오는 세계에서 어떻게든 멸망을 막아라’ 까지만 가르쳐주고, 나머지는 플레이어가 전부 알아서 해야됨.
인벤토리? 주는데 4칸 주더라. 붕대 4개 들어가면 끝인거 보니까 스택도 안됨.
상태창? 다섯화에 한번 볼까 말까 함. 스텟은 거의 나오지도 않고, 캐릭터는 특성 위주로 키우게 되어있더라. 맵? 지가 그려야 함. 시계도 안줌.
퀘스트? 안줌. 그냥 알아서 움직여야 함.
이런 식이다 보니 게임 판타지 특유의 몰입감을 깨는 전개도 없고, 아포칼립스라는 특수한 상황에 맞물려 ‘그래봤자 게임인데 왜 저렇게 열심히함’ 같은 느낌도 없어져서 좋더라.
2. 클라이 막스가 매우 훌륭함.
소설보면서 울어본 사람? 난 여러번 울어봤음. 끅끅 거리면서 개쩌는 장면에서 눈물 한방울 훌쩍이면, 그것만큼 하루종일 개이득 본 느낌이 또 없지.
작가가 영화처럼 글을 쓰고있다는 생각이 들었음. 챕터 시작부터 살짝 늘어지는 느낌으로 서서히 불을 붙이다가, 끝에가서 펑! 터트리고, 다시 다음 챕터에서 가라앉은 상태로 시작하고. 적어도 내 기준에서는 아주 좋았다.
2챕터 [스포 검열] 씬이랑, 3챕터 [스포 검열] 씬은 장면이 막 눈에 어른거리던데.
싸비 빡쎄게 넣는거 좋아하는 사람이면 이 소설 좋아함. 장담함.
3. 캐릭터가 살아있음.
주인공이 입체적인 소설은 많다. 히로인까지 입체적인 소설도 꽤 되는 편이지.
그런데 나오는 인물마다 입체적인 소설은 잘 없어.
솔직히 이건 좀 긴가민가 하기도 함. 아직 30화 밖에 안됐으니까, 지금까지 생동감 있게 써낸 인물들이 전부 중요인물이라서 그럴수도 있으니까.
게임 방송을 하는 인물인 만큼 게임속 인물들 외에도 시청자라는 관전자가 이야기 흐름에 참여하게 되는데, 인물들 간의 티키타카가 제법 맛깔남. 방송이라고 뇌절하는 부분도 없고. 형님들 후원감사합니다~ 이딴거 없다.
일단 각각의 캐릭터가 이름만 들으면 어떤 인물인지 확 떠오를 정도의 개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합격.
단점 :
1. 필력.
그렇게 나쁜편은 아니지만, 기복이 좀 있다고 해야하나? 쩔어주는 편에서는 ‘첨G, 그는 신이야!’ 소리가 절로 나오는데, 어떤 편에서는 ‘한편 떼웠나?’ 생각이 들 정도로 평이하기도 하고. 모든 편이 챕터 클라이막스 정도의 필력만 보여준다면 후원하느라 집도 팔았을 듯. 특히 소설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하는 첫 다섯편의 필력이 심각하게 떨어진다. 취미로 썼다더니 진짜 거기는 막썼나봐. 대충 슥슥 훑어 넘기고 지나가도 좋으니 참고 읽어보는걸 추천한다. 후회 안함.
2. 오타.
이건 좀 심하다. 작가 피셜로는 열심히 수정해서 올린다는데, 글쎄. 그게 열심히 수정한거면 평소에는 얼마나 게으른건데. 나무늘보냐.
집중해서 읽다가 오타 한번 나오면 확 깨는 만큼, 좀만 더 신경 써주면 좋겠다. 그래도 연참 많이 해서 민심은 아주 해피한 편.
3. 설정충.
설정이 조오오오온나 많다. 막 설정이라고 줄줄줄 써놓은건 아닌데, 현실 파트에서 집단 종류만 해도 돔, 렙터 소사이어티, 예술가 연합, 해피 블라인드, 스캐빈저에, 이 친구들 집단별 특징까지 다 나와. 어떻게 자연스럽게 녹여내긴 했는데, 그래도 많다. 다 기억하기 힘들어. 여기에 게임 파트로 넘어가면 게임속 세계관은 또 따로야. 둘다 재미있으니까 둘을 나눠서 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좀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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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우 중요.
최고의 장점 : 연참
28일 부터 지금까지 계속 하루 두편 연재중. 작가 말로는 현실 파트가 좀 늘어지는 것 같은데 양을 줄이기는 힘들어서 연재 속도를 올렸다더라.
근본 마음가짐이 너무 훌륭하시지 않냐.
어저께 현실파트 끝나고 다시 게임파트로 돌아왔는데 아직도 연참을 하고있는걸 보면, 참으로 훌륭한 습관을 가지고 계신것 같아 기쁘다.
쓰다보니 뭔 2천자를 넘게 썼는데,
결국 하고싶은 얘기는 하나다.
보기드문 유머러스 하면서도 감동이 있는, 아포칼립스와 판타지 세계관 둘다 재미있는 소설.
와서 한번 잡솨 보라고.
아 그리고 작가님. 소설 참 잘 읽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딱 이정도 속도로만 완결까지 연재해 주십쇼.
이상. 세끝 추천 끝.
https://blog.munpia.com/ks7669/novel/265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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