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리머 #시스템 #뇌지컬천재 #피지컬최악 #잡았죠? #스킬
안녕하세요. 리뷰가디언 베르튜아스입니다.
오늘 추천드릴 소설은 인터넷 방송을 소재로 하는 스트리머 소설입니다. 바로 킴호놀 작가님의 <시스템으로 방송천재>입니다. 가끔 소설 작가님 옆에 붙어있는 Academy를 보고 '믿거'한다는 분들이 있는데, 꼭 Academy 소설이라고 해서 처녀작이거나 전개력이 떨어지진 않다는 걸 알려드리고 싶습니다. 작가님은 이미 완질을 하신 경험이 있고, Academy를 통해 필력이나 전개가 향상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이 소설을 쓰신 킴호놀 작가님은 <멸망한 세계의 커뮤니티 사용법>이라는 소설을 쓰셨던 작가님입니다. 사실 전작의 장르는 제가 가장 기피하는 장르인 '차원 게임/신들의 게임'류였기 때문에 무료까지만 따라갔었습니다. 개인적으론 공략 커뮤니티를 볼 수 있다는 소재는 흥미롭다고 생각했지만, 역시나 그 장르는 읽고 싶은 마음이 없어서 그만두었죠.
하지만 이번에 쓰신 소설의 장르는 바로 스트리머 소설!
매일 여러 개의 소설을 읽는 저지만, 전 항상 '스트리머/BJ 소설', '프로게이머 소설', 'AOS 소설'을 선호작에 두고 읽어왔습니다. 최근엔 <걸그룹 소설 아닌데요?> 말고는 보는 게임 관련 소설이 없어 조금 아쉬워하던 차인데, 이 소설과 새로 시작한 프로게이머 소설이 나와 감사한 마음으로 읽고 있습니다.
먼저 이 작품의 줄거리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이 소설의 주인공은 하꼬 스트리머입니다. 즉, 보는 사람이 몇 명 없는 인터넷 방송인이죠. 그렇다면 왜 시청자가 적은 것인가? 바로 이가 갈리는 구데기 피지컬 때문입니다.
이 작품의 배경은 이미 AR을 넘어 VR 게임이 대세가 된 근미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싱크로율이 중요하고, 뇌지컬보다는 피지컬이 중요한 VR게임 세계에서 최고의 뇌지컬과 함께 최악의 피지컬을 가진 주인공은 머리만 써도 되는 퍼즐게임류에서는 먼치킨적인 모습을 보여주지만, AOS, FPS, RPG 등의 플레이하는 게임에서는 시청자들의 어금니가 갈리는 플레이를 보여줍니다. 그래서 스트리머 이름도 '어금니'죠.
그런 주인공이 시스템 능력을 얻게 되면서 인터넷 방송인으로 성공하는 모습을 이 소설은 담고 있습니다. 스탯과 스킬을 통해 머리 속에서는 가능하지만 몸이 따라주지 않던 플레이를 구현하기도 하고, 상위 티어에 가본 적이 없어 모르던 플레이 방식을 알기도 합니다. 그러면서 게임 퀴즈 대회에서는 뇌섹남임을 보여주기도 하죠.
지금은 체험판이라서 AOS 게임에서만 그 능력이 제공되긴 하지만, 이를 통해 본인의 뇌지컬과 스킬을 활용해 스트리머 대전에서도 활약을 이어나가게 됩니다.
제가 이 소설에서 재미를 느낀 포인트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적절한 능력 밸런스
2. 주인공에 감정이입
3. 깨알 같은 게임 설정들
4. 시청자들의 채팅창
5. 다른 스트리머 캐릭터들
먼저, 저는 주인공에게 주어진 능력이라는 것이 급격한 파워 인플레를 불러일으키지 않는다는 점에서 소설의 능력 밸런스를 잘 잡았다고 생각합니다.
주인공은 뇌지컬은 굉장히 뛰어나지만 피지컬이 역대급으로 부족한지라 VR게임을 잘 하지 못합니다. 가장 먼저 주인공이 능력을 얻게된 게임은 AOS 장르인데요, 어떻게 하면 이길 수 있을지를 알아도 몸이 안 따라줘서 가장 낮은 티어에 있던 상황이었습니다.
주인공을 그런 사람으로 설정했기 때문에, 능력을 주었을 때 능력이 과하다거나 능력으로 인해 재미가 떨어지는 일 없이 소설에서 지속적으로 재미를 얻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주인공이 피지컬 천재였다면, 소재의 고갈은 굉장히 빨랐을 겁니다. 어떤 게임을 하던지 피지컬로 극복하는 내용은 처음에는 큰 카타르시스를 줄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같은 전개의 반복으로 이어지기 마련입니다. 또, 지금 소설의 설정처럼 뇌지컬만 좋은 주인공이라고 하더라도, 피지컬을 크게 올려준다거나 조건 없는 능력을 주었다고 하면 마찬가지로 소설의 재미가 크게 떨어지게 될 겁니다.
이 소설은 주인공에게 제한적인 능력, 그것도 조건부 능력을 주고 그걸 써먹을 수 있는 상황으로 게임을 이끌어 나감으로써 주인공의 특별함을 보여주면서 재미를 주고 있습니다. 실제로 능력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주인공은 피지컬의 부족을 아직 겪고 있으며, 하지만 지금까지는 보여줄 수 없었던, 뇌지컬 천재의 위용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앞서 문피아에서 잘 나갔던 게임 스트리머 소설들은 제 취향이 아닌 경우가 많았습니다. 위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대부분 피지컬이 뛰어난 천재 느낌의 소설들이 바로 그랬죠. 아마 주인공에 자신을 이입할 수 있는가의 문제가 컸던 것 같습니다. 그러한 소설들은 주인공이 놀라운 일을 하면, 그것에 대한 시청자들의 반응을 위주로 전개해 나가는데, 애초에 저부터가 게임에 대한 소질이 썩 좋지 않다보니 별로 이입이 되지 않더라구요.
물론 제가 그렇다고 뇌지컬이 좋은 편인 것도 아니지만, 이 소설의 주인공에는 쉽게 이입을 할 수 있더라구요. 피지컬이 굉장히 중요한 VR 게임이 대세가 된 시대에서 피지컬이 부족해 게임을 못하는 주인공과, 손이 따라주지 않아 게임을 못한다고 생각하는 저 자신이 비슷하다고 생각되더라구요. 물론 팩트는 전 뇌지컬 피지컬 둘다 없는 거지만요. 물론 독자분들 중에 게임 잘 하시는 분들도 많겠지만, 이 소설의 소재는 대부분의 저 같은 독자들에게 감정이입하기 쉬운 소재가 아닐까 개인적으로 생각해봅니다.
다음으로 제가 이 소설에서 잘 썼다고 느낀 포인트는 세세한 게임 설정들입니다.
기본 설정이 VR 게임인데 현재 게임들과 비슷하게 느껴지면 안 되겠죠. 그렇다 하더라도 지금의 게임들과 너무 다르다면 괴리감이 느껴질 겁니다. 이 소설에선 그 두 가지 포인트를 다 잘 잡았습니다.
컴퓨터 RPG 중에서 아무리 못해도 튜토리얼을 깨지 못하는 RPG 게임이 있을까요? 주인공은 350트 이상 해도 절대 깨지 못합니다. 심지어 모든 패턴을 다 외우고 있음에도요. 또 롤에서 멋진 포즈를 잡으면서 히어로 랜딩을 할 수 있을까요? 이 모든 것들은 VR 게임이기에 가능한 요소입니다.
한편, 이 소설에서 등장하는 AOS 소설은 스킬셋도 느낌도 다르지만 롤이나 기존 AOS를 연상시킵니다. 롤을 안 하시는 분들께는 이해를 돕게 하지 못해서 죄송하지만, 주인공의 첫 플레이는 마치 탑에서 판테온과 베인의 만남을 연상시키죠. 물론 실제로는 다르지만요.
뿐만 아니라, 게임 플레이를 통해 주인공의 뇌지컬이 드러날 수 있도록 주인공이 어떤 심리로 어떤 스킬을 쓰고 그 스킬이 어떤 효과를 가지고 있는지 묘사하기 때문에 생생하게 그 상황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이런 하나하나의 게임 캐릭터 설정과 플레이 방식 설정이 실제 자신이 게임을 플레이하는 것처럼 느끼게 하는 요소가 됩니다.
또 저는 이 소설에서 등장하는 인터넷 방송 시청자들의 채팅 글들이 재밌고 깔끔해서 좋았습니다. 아시는 분들은 아실 거지만, 한국의 인터넷 방송은 크게 AFTV, Twitch, KakaoTV로 나뉩니다. 저는 그 중 두 개의 플랫폼을 시청해봤습니다.
제가 보는 스트리머들이나 BJ들이 클린한 방송을 지향하기도 하지만, 제가 본 방송에서는 그런 채팅들이 없었지만, 스트리머 소설들에서는 특정 문구를 반복한다던지 보통 사람들은 받아들이기 어려운 드립을 치는 채팅이 많더군요.
이 소설은 매운 맛 스트리머를 주인공으로 하고 있지만, 위와 같은 채팅보다는 밈을 사용하거나 실제 있을 법한 채팅들을 보여주기에 눈쌀을 찌푸리지 않고 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인터넷 방송을 보지 않는 분들도 역시나 재밌게 볼 수 있는 무난한 채팅인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소설에 등장하는 다른 스트리머들도 적절한 포지션이나 매력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주인공과 적대하는 스트리머는 역시나 자신이 한 말로 인해 역관광을 먹을 예정이고, 주인공의 조력자가 되는 스트리머는 주인공의 새로운 매력을 찾아주고, 또 주인공의 팀원이 되는 스트리머들은 많이 나오진 않았지만 각자 욕쟁이거나 애교 넘치거나 기억이 나지 않거나(??) 한 매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남자 팀원은 잘 기억이 나질 않네요 ㅎㅎ
아무 것도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히로인으로 예상되는 캐릭터의 설정도 사알짝 작가님이 흘리고 있어서 유추하는 재미도 있구요. 생각보다 주인공에게 반발하거나 하는 발암요소도 없어서 편하게 읽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론 스트리머로서의 요소뿐만 아니라 가족 이야기나 다른 이야기도 나오면 재밌을 것 같지만, 우선 지금 스트리머 대전 내용이 매우 재밌습니다. 이제 사이다를 터트리기 바로 직전이므로 지금 바로 감상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추천글을 읽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고, 제 취향이었던 이 소설이 여러분께도 재미를 드렸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더 재밌는 소설과 좋은 추천글로 또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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