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들어가며 : 대략적인 시놉시스.
주인공 이환희는 1회차 인생의 배우 인생에서 성공만을 위해 달려왔으나, 정작 남우주연상을 수상했을 땐 주위에 축하해주는 사람 하나 없는 삶을 남겼습니다.
한껏 회환에 젖어있을 수밖에 없었죠.
그런 그가 엑스트라 촬영장에서 연기를 시작하던 젋은 시절로 회귀를 하여 2회차 인생을 사는 것으로 본격적인 이야기의 막이 올라갑니다.
1. 야수의 심장을 가진 연기자
새로운 삶에선 한낱 엑스트라로 시작한 그였지만, 개성파 연기 배우의 본능을 숨길 순 없었죠.
엑스트라에 불과한 주인공이, 대본에도 없는 연출을 위해 감독에게 담배를 빌린 뒤, 느와르 물에 어울릴 조폭 연기를 단 대사 하나로 맛깔나게 소화해냅니다(3화 참조).
연기에 어지간히 자신이 없다면 절대 할 수 없는 행동입니다.
2회차 연기 인생에 걸맞는 임팩트 있는 시작이죠.
작품을 위해서라면, 본인이 생각하는 최고의 연기를 위해서라면 감독이 만족했는데도 과감히 재촬영을 요구하기도 합니다.
성공한 사람들은 자기 분야에 대해 어느 정도 광기에 서려 있다고 하는데, 주인공의 모습에서도 이런 모습이 느껴져서 흥미로웠습니다.
이걸 작가님이 의도했는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요.
이렇게 혼을 실은 연기가 주인공의 삶을 어떻게 이끌었는지는, 글을 한번 읽어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2. 인생은 따뜻한 웃음과 함께
제가 몇몇 배우물을 읽으면서 아쉬웠던 점이 있습니다.
주인공의 삶에서 감동을 위한 감동을 강요하는 상황이 지나칠 정도로 많이 나왔다는 것이었습니다.
때론 감정 과잉으로 느껴질 정도로요.
하지만 이 작품은 그 균형을 섬세하게 유지해 나갑니다.
1화에서 과거의 삶에서 결핍된 것이 ‘주변 사람들과의 따뜻한 삶’이라는 것을 충분히 보여줍니다.
그리하여 새 삶에선 주인공에 주어진 어플리케이션을 이용해 주변 사람을 챙기는 모습이 차분하게 이어집니다.
5화에서 촬영장소에서 곤란에 빠진 조연출을 도와주는 장면이 대표적이라 할 수 있겠네요.
자신을 위해 헌신했던 누나와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는 모습도 덤덤하게 표현되지만 잔잔한 웃음을 선사합니다.
그 뿐만 아니라, 팬들을 대하는 주인공의 모습도 유별나진 않지만 꽤 인상깊었습니다.
핍진성을 확보하는데도 꽤 공들이셨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인연을 하나하나 쌓아 나가면서 독자에게 그에 걸맞는 감동을 선사하고, 동시에 배우로서의 성공도 앞당기는 모습.
<인생 2회차, 어플로 성공을 앞당긴다>라는 작품의 소개글이 충실히 이행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3. 섬세한 묘사를 바탕으로 한 현장감 넘치는 장면들
작품의 표현력에 대해 제가 느낀 강점은 크게 두 가지였습니다.
(1) 생동감 넘치는 대화
주인공뿐만 아니라, 다른 등장인물이 대사 치는 게 정말 맛깔납니다.
대화만 떼어넣고 봐도 어떤 등장인물인지, 어떤 생각과 감정을 토대로 말하고 있는지 곧바로 알아차릴 수 있을 정도죠.
이게 당연한 것 아니냐는 말도 있겠지만, 독자님들은 아실 겁니다.
무의미한 대사로 분량이 꽉꽉 찬 글도 많고, 그렇게 되버리면 그것만큼 노잼도 없다는 것을요.
이 작품에선 다행스럽게도 그런 점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2) 연기자의 삶 속으로 들어간 듯한 현장감.
현대판타지의 강점이라면 뭐니뭐니해도 현실감 있는 배경과 상황인데, 이 점 또한 작가님이 꽤 신경을 쓰신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촬영씬에 등장하는 현장용어는 물론, 캐스팅 과정에서부터 영화 시사회까지 이어지는 일련의 흐름을 하나하나 놓치지 않고 보여주시거든요.
저같이 영화 촬영의 내막을 모르는 독자도 충분히 몰입할 수 있었습니다.
아주 가끔씩 너무 이런 걸 다 보여주시려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긴 했습니다만, 편당 15-16쪽의 넉넉한 분량으로 편당 전개속도 또한 확보되고 있으니 그런 점에 대해선 딱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습니다.
4. 마치며
저도 이런저런 글을 써보긴 했습니다만, 읽는 것과 쓰는 것 사이에는 너무 큰 벽이 있음을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더욱더 자유연재나 일반연재에서 읽을 만한 보석을 찾아 헤메는 것일지도 모르겠구요.
앞으로도 읽을 만한 글 있으면 간간히 소개글 올려보도록 하겠습니다.
끝으로 발동 작가님의 <어플로 떡상한 배우님> 꼭 읽어 보시길 부탁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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