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튜토리얼이 너무 어렵다는 내가 문피아에서 발견한 최고의 소설중 하나다. 구성과 주제의식부터 재미와 흥행을 다 잡았다. 이미 완결되고, 400화 가량의 분량을 자랑한다. 아마 문피아에서 몇년 이상 있었던 사람들은 거의 다 이 소설을 들어본적이 있었을 것 같다. 그만큼 유명하기도 했고. 유명한 만큼, 욕을 많이 먹기도 했다. 어떤 사람들은 후반부에서 힘이 빠진다고 하지만, 이는 당연한 귀결이라 생각한다. 그냥 타임킬링이나 순전히 재미의 요소로만 이 소설을 읽은 사람들은 이야기 흐름의 변화에 대해 별로라 생각하겠지만, 사실 튜토리얼이 너무 어렵다는 주인공과 주변인물들의 내부 심리변화의 서술이 제일 중요한 소설이다. 읽다보면, 작가의 치밀함과 세세함에 놀라게 된다. 심리묘사가 제일 중요한 소설인데, 재미까지 잡아서 더 완벽해진거지. 한번에 몰아보면서, 더 완벽한 짜임새를 느낄 수 있는 소설이다. 생각해보면, 이 소설이 처음 나왔을 당시에는 소재또한 엄청 신선했다. 이미 글을 쓰는것에 익숙하고 사람의 심리 혹은 스스로를 많이 돌아본 사람이 재미있는 소재를 떠올리고 쓴 글 같기도 하다. 개인적으로 작가를 참 만나보고싶은 소설 TOP 3중 하나이다. 개인 팬미팅 티켓을 판매한다면, 월급까지는 지불할 용의가 있을정도로.
작가는 주인공의 심리묘사에 대한 서술을 정말 열심히 한다. 맨 처음 주인공이 튜토리얼에 입장할때 승리에 집착하는 인간이라는 부분부터, 중간중간 심리상태와 간혹 나오는 과거의 이야기들은 주인공이 얼마나 승부욕과 집착이 강한 사람인지를 드러낸다. 사실 내가 그러해서, 더 열심히 읽은것 같다. 나 또한 집착이 강하며, 이기는 것에 중점을 둔 삶을 살았다. 작중의 주인공처럼 큰 성취도 이뤘다. 최고가 되지 못한다면 때려치는게 낫다고 생각하는 사람이기도 하고. 비슷하게, 어떤 인간적인 면도 잃기도 했다. 주변에 비교할 대상이 없으면, 더 잘할 수 있었던 나 가상의 자신과 비교를 한다. 그래서 첫장부터 이 소설은 나를 사로잡았다. 물론 첫 몇화정도까지의 캐릭터 설정은 어느정도 내공이 있는 작가라는 누구나 할 수 있겠지만, 점점 읽어가면서 작가의 “이호재"라는 캐릭터에 대한 이해가 굉장히 높다는 것을 느꼈다. 어쩌면 정말 비슷한 사람이 아닐까 싶기도 했다. 그래서 소설의 묘사를 보며 작가가 누굴까, 도대체 어떤 사람이길래 이런 글을 쓸 수 있을까 싶었다. 소설은 과정과 결과에 대해 집중한다. 작중에 중요한 비중으로 나오는 모든 인물들은 이 과정과 결과의 대립과 합치에 대해 직간접적으로 이야기한다. 어떻게 보면 결과에 매몰된 삶을 살던 주인공이 타인을 받아들이고 과정과 결과의 융화를 이뤄내는 성장소설이기도 하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그런 융화가 주인공이 주변에 흔들리지 않을 절대적인 위치가 됨으로, 그에 만족을 하게 되서 그런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일반적으로는, 세월의 흐름에 무뎌지면서 융화가 되기 마련이다. 어쩌다보니, 읽으며 스스로에 대한 답을 찾고 싶었는데 그렇지 못한것이 아쉬웠다. 소름이 끼치는 구절이 굉장히 많다.
- 이 빌어먹을 기다림이 정말 몸서리쳐지게 마음에 안 든다. 움직이고 싶다. 일어서고 싶다. 나가고 싶다. 싸우고 싶다. 부수고 싶다. 이기고 싶다. 지고 싶다. 죽이고 싶다. 죽고 싶다. 이대로 여기에 정체되어 있고 싶지 않다.
- 개성이 결여되어 있는 것은 사지가 결여되어 있는 것보다 더 큰 결함이었다. 저들은 자존감을 도대체 어떻게 이해하고 있을까.
- 세레지아가 바라던 검술의 지향점은 다변하는 검로와 그것을 뒷받침하는 속도와 판단력, 그리고 기술이었다. 하지만 그녀가 최종적으로 선택한 검의 끝은 저렇듯 압도적인 중량과 힘을 나타내었다. 과정과 결과의 상이함에 어색한 부조화를 느꼈다.
- 너는 항상 그래. 도가 지나쳐. 몽롱해지는 와중 조용한 목소리가 귓가를 스쳐지나갔다. 언젠가 들어보았던 말이다. 누가 했던 말이더라. 기억이 나지 않았다. 차라리 그냥 쉬어. 포기해 버려. 제발 그만 좀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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