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신함이라는 말은 본래 뜻과는 다르게 참 여기저기에 쓰이는 말입니다.
남들과는 달라! 혹은 내것이 최고야! 등등 작품의 홍보, (실제론 없더라도) 투자 목적의 광고, 심지어는 알 것 같지만 사실 뭔지 정의는 못내리는 모호한 무언가. 그러니까 창조경제 같은 것?
그럼에도 이 작품은 많은 흥미를 가지고 시작하는 이야기입니다.
대장장이, 철을 두드려 이야기를 진행하는 주인공의 시점에서 이야기가 전개되며 그 사이사이에 온갖 차원과 얽히고 섥히며 성장, 그리고 더 높은 차원의 눈으로 세계를 바라보게 된다는 이야기. 기존에도 대장장이'물'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여기서는 만드는 물건이 아닌 물건의 '소재'를 주재로 이야기를 전개한다는 독특함이 있죠. 그것을 실제의 장인의 눈으로 바라보듯 묘사하며 만들어가는 묘사는 흥미로웠습니다. 작가님이 실제로 대장장이 일을 하였거나, 적어도 연구를 빠듯이 하였다는 것을 알 수 있는 설명도 매력적이었죠.
하지만 동시에 거기서 이야기의 한계가 결정되었다고 보여 아쉬움이 느껴집니다. 소재가 참신했다면, 정확히는 좀 더 포괄적이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들게 됩니다.
[여기서부터는 다량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주의하세요]
작가님은 '소재'를 꿰뚫어보며 보다 상위 단계의 '소재'와 그에 얽힌 차원을 통해 이야기를 전개합니다. 성장요소가 들어간 만큼 계단식 전개가 되었으며, 이는 '소재'의 상위 단계를 필연적으로 끌어오게 됩니다. 다시말해 '소재의 단계'라는 한계성을 안고 시작했다는 것이죠.
현재 근원이라는 최상위 소재와 그를 통한 궁극적 목표까지 등장한 만큼 작가의 말이 없더라도 '아 이제 이야기가 끝나가는구나'하고 느낄 정도로 더 풀 이야기가 보이지 않습니다. 동시에 단계가 적은 소재는 고도의 전문성을 요구하게 되며, 그렇기에 이를 이해하는 이는 주인공 또는 그 주변 극소수에 해당합니다. 다시 말해 이야기를 이끌어 갈 인물의 수가 부족해지고 이야기의 범위가 극단적으로 좁아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죠.
옴니버스 구성으로 각 차원을 가져오려 하였으나 오히려 각 차원의 이야기가 애매함을 남긴 체 극단적으로 좁아질 수 밖에 없는 결과를 가져왔다고도 생각됩니다. '소재'의 한계성 때문에 이야기를 넓히기도 힘들기도 하겠지만요.
아니 그럼 뭐 어쩌라는 거야?하고 생각할 수 있어 예시를 들어볼까 합니다.
[강철의 연금술사]라는 유명한 만화(애니)가 있습니다. 대부분 이름은 들어보셨을 거라 생각합니다. 작품의 평가는 차차하고, 여기에서는 이야기의 주제를 이야기하려 합니다. 해당 작품의 주제는 연금술의 기본규칙 '등가교환'이라는 명제를 기본으로 합니다. 명사가 아닌 개념을 주제로 삼은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풀어낼 이야기가 많습니다. 등가교환을 벗어날 수는 없나? 등가교환의 규칙은 없나? 등가교환으로 인한 실패를 보완할 수 잇나? 등등, 모든 문제는 연금술 안에서 진행되며 해결하는 수단 또한 연금술입니다. 그러다 마지막에는 등가교환을 통해 연금술을 벗어나 성장한 인간성을 보여주며 마무리되죠. 등장인물 개개의 욕망이 주제와 잘 얽히면서 매력적인 극중극을 만들어 내기도 하였고요.
대장장이라는 한정된 직종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 아니었나 싶기도 합니다만, 그 안에서 좀 더 매력적인 주제를 꺼내 들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아, 이렇게 평가를 적다 보니 비로소 아쉬움의 정체를 알 것 같습니다.
- 주제와 전개의 특징에 의한 소수(주인공) 중심의 이야기 전개를 강요하는데
- 압도적인 주인공의 재능에 의해 고난이 없거나 없다고 느낄 정도의 빠른 돌파
- 그 외의 인물들은 성장이 없이 주인공에 의지해 사건 해결
- 주인공은 새로운 깨달음을 얻고 성장
- 2~4번의 반복
이런 구성이 반복되다가 보니 긴장감을 느낄 요소가 별로 없었고, 그만큼 몰입할 요소가 크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기사와 같이 '오 그래? 흥미로운데?'하면서 슥슥 읽어 나가지만, 그래서 어떻게 되는건데 두근두근 하는 부분은 없었던 것이죠.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와 같이 곱씹어 보면서 생각할 부분도 적었던 것 같고요.
결과적으로 독자분들은 초반의 기세를 이어가지 못했고, 문제를 느낀 작가님께서는 급하게 글을 마무리지으려 하시는 것처럼 느껴지게 됩니다. 아 저렇게 끝나면 안될 것 같은데, 그 차원 이야기는 어떻게 마무리되고 미래는 어떻게 될지 궁금한데 하고 생각하지만 아쉽게도 다 정리가 되지는 않겠거니.. 하고 받아들이게 됩니다. 혹은 외전으로 풀어주시겠지 생각하게 되네요.
결론을 말하자면 이 글은 감칠맛 없는 향신료의 느낌입니다. 독특한 향과 맛, 음식을 뚜렷하게 느끼게 하는 좋은 재료입니다만 어쩐지 뭔가 아쉬운 느낌. 손맛이니 뭐니 논란은 많지만 항상 뭔가의 이끌림을 느끼게 하는 감칠맛은 음식의 전통을 논하게 하는 무언가의 깊이를 느끼게 하곤 하지요.
하지만 좋은 소재를 계속해서 끌고 온 작가님의 역량은 분명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이야기는 이렇게 마무리하실 것 같지만 그 개성과 필력으로 다음 이야기를 더 재밌게 가져오실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음식점 리뷰 마무리에 항상 하던 말로 마무리짓고자 합니다.
(작가님) 잘 먹었습니다!
*덤: 글을 올리다보면 아랫부분에 엄청난 여백이 막 생기네요. 이거 버그인가요 앱에선 수정도 안되고 ㅠㅠㅠㅠ
찬성: 
반대: 
키위좋아
리뷰가디언이란?
리뷰가디언의 활동과 혜택
Comment '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