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망한 게임 속 고인물>은 흔한 소재를 다룹니다.
게임, 고인물, 아포칼립스.
이 세 가지 흔하디 흔한 소재를 가지고 가장 멋드러진 연주를 해낸게 바로 이 소설입니다.
천재 피아니스트가 연주하는 “학교 종이 땡땡땡”을 듣는 느낌이랄까요?
그래서일까요? 이 소설 주인공도 소설 그 자체와 비슷해요. 흔하고 약한 스킬들을 뛰어난 전투 감각으로 조합해서 강적을 하나씩 때려잡아가는 성장형, 레이드물이거든요.
아, 그리고 이 소설 최고의 장점은 따로 있습니다.
판타지들이 소재가 아무리 환상적이라도 읽다가 때려치우고 싶어진다는 순간이 오는데, 딱 주인공이나 인물이 대체 이 새낀 왜 이러지? 죄다 바보인가? 하는 생각이 들 때가 바로 그런 ‘하차’ 지점이거든요. 그런데 이 작품은 그런 막히는 구간이 없어요.
왜냐하면 무엇보다 작가가 자기 자신이 정한 원칙과 세계관을 치열하게 고민하고
- 진짜 그런 세상이라면,
- 진짜 그런 법칙이 있다면,
- 진짜 그런 상황이라면
등 인물들이 어떻게 반응하고 행동할지를 열심히 고민하고 쓰신 글이기 때문입니다. 즉 사실성은 없지만, 작가가 정한 룰과 세계에 기초한 핍진성과 개연성이 무척 뛰어나다 할 수 있겠습니다.
완성도 있고 요즘 왭소설 연구도 많이 했고, 소재도 충분히 공감받기 쉽고, 파워 벨런스 적절하고... 이 작품이 묻혀 있는게 안타까워 추천글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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