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니스트인 주인공은 오로지 복수를 위해 피아노를 연주하는 소녀였습니다. 뛰어난 실력으로 피아니스트로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고, 문화적, 사회적으로도 엄청난 영향을 미쳤죠.
이런 주인공이 부모의 원수를 죽이기 위해 저주를 담아 연주합니다. 국내에서 연 첫 연주회에 원수를 초대하였고, 죽이는 데 성공했습니다. 그러나 그와 관계없는 사람들도 사망하면서 주인공은 후회와 죄책감으로 자살하죠.
죽음의 순간 신의 목소리를 듣고 주인공은 미래의 작은 소녀로 빙의합니다. 주인공이 살인연주회를 한 지 3년이 지난 시점. 주인공이 벌였던 일은 과거가 되고, 사회는 그녀를 추억하기도, 비난하기도 합니다.
신의 목소리를 듣고 다시 살아난 주인공은 또 다시 음악으로 저주를 부릴까요, 아니면 기적을 일으킬까요.
이 소설은 기본적으론 다른 피아노 소설에서 보여준 플롯을 따라갑니다. 능력을 얻고(빙의), 학원을 가고(음악 아카데미), 다른 등장인물을 만나 성장합니다. 같은 피아노물 중에선 체대생님의 피아노 천재의 예고생활, 양치기자리님의 피아노의 신을 읽으셨다면 비슷한 느낌을 받으실 수 있겠네요. 예고물은 말할 것도 없구요.
다만 이 소설은 주인공의 전생과 현재가 같은 세계를 공유함으로써 특별함을 부여합니다. 전생에 이룩했던 것들은 미래에도 영향을 미치고, 이로 인해 주인공이 겪는 내적 갈등이 꽤나 흥미롭습니다.
여주물이라는 점은 문피아가 남성위주의 플랫폼이다보니 단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제가 느끼는 바로는 여주물치고는 딱히 거부감이 들지 않습니다. 보통의 여주물과는 달리 문장이 간결하고 수식어가 과하지 않습니다. 그러면서도 연주에 있어선 섬세한 묘사를 통해 몰입감을 가져옵니다. 필력만 보면 아무리봐도 기성작가같은데 전작을 못 찾겠네요.
전생 부분은 작가의 고심이 느껴지는 부분입니다. 회빙환을 함에 있어서 전생은 절대 많은 분량을 할애해선 안 됩니다. 영리하게도 작가는 단 2화에 모든 것을 압축시킴으로써 주인공이 어떤 캐릭터인지를 설명하고 전체적인 작품의 주제와 방향성을 잡아버렸습니다. 우리는 피아노 밖에 모르는 이 귀여운 주인공이 어떻게 성장해나갈지를 바라보기만 하면 됩니다.
음악 밖에 모르는 다크서클 진한 여주인공이 들려주는 피아노 연주. 같이 즐겨보시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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