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적어보는 추천글입니다.
우선 이 작품의 퀄리티에 비해 인기가 아깝다. 해서 글을 적어봅니다.
이 작품. <경성활극록>의 거시적인 스토리는 간단합니다. 한인애국단 경성지부라는 가상의 항일투쟁조직이 각종 폭력과 범죄로 친일파들을 벌하고, 일본인으로 변장하면서 첩보 활동을 하면서 최종적으로 관동군과 이시와라 간지의 '최종전쟁론'에 의한 음모를 막는 이야기입니다.
단순히 생각하자면 '착하고 강력한 조선인 히어로들'이 '사악한 일본인들'을 응징하는 이야기로 생각할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전개는 그렇게 단순하게 흘러가지 않습니다.
이야기는 남주와 여주의 로맨스를 중심으로 흘러갑니다. 한인애국단 경성지부 소속인 남주인공 ’이정우’와 친일파의 딸인 ’한주리‘의 만남속에서 이야기가 흘러가는데요. 피로 물든 항일투쟁에 죄책감을 느끼면서도 책임감을 지니고 있는 정우와, 이제까지 세상물정 모르고 살다가 아버지의 부정함을 깨닫고 친일행위에 경멸을 느끼던 주리의 만남 속에서 이루어집니다.
그 과정에서 정우의 짝패인 민호, 경성지부의 엄격한 대장인 남건, 불심이 깊은 스님인 혜월, 일본인임에도 일본의 파멸을 막기 위해 조선에 협력하는 나카하라 히로요시 등 경성지부의 여러 인물들의 이야기가 밀도 높게 전개되어집니다.
일제 강점기에 대한, 그것도 항일투쟁단체 VS 친일파&일본군의 이야기다보니 선악구도가 명백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스토리를 두고 입체적인 이야기를 만들기는 어려운데, 그렇기 때문인지 몇몇 비중있는 빌런들에겐 애매한 입체성보다는 '악당이 왜 악당일 수밖에 없는지'에 대해서 시대상의 고증을 들어서 설명하고 있습니다.
가령 주리의 약혼자인 '아오야기 테츠오'는 이시와라 간지의 세계최종전쟁론과 일련종을 광적으로 믿는 정신병자로 나오고 있으며, 주리의 부친인 한덕만은 노동착취와 친일행위로 얻은 거액의 재산을 총독부에게 국방헌납금으로 납부하며 특혜를 얻고 있다는 혐의로 경성지부의 타깃이자 본 이야기의 키 퍼슨이 되고 있습니다.
이 팩션의 장르는 대체적으로 로맨스와 스릴러를 넘나들고 있습니다. 또한 무겁고 진중한 분위기를 풀어주기 위해 간간히 적절한 패러디도 넣어두고 있는 것도 소소한 백미입니다.
그러나 이 소설의 가장 눈여겨볼 점은 바로 당시 일제시대의 사회상을 재현한 풍부한 에피소드와 정확한 고증인데요. 그리고 흔히 '판도물', '무쌍물'로 대표되는 역사소설이나 대체역사소설에서 보기가 드문 색채 높은 캐릭터성의 비중입니다다. 일제강점기 스토리에 관심있어하는 분이시라면 한번 읽어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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