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접해보신 분들과, 제목 때문에 걸렀던 분들과, 앞부분 읽다가 포기하신 분들께 다시금 이 작품을 추천드리고 싶어서 이 글을 씁니다.
일단 글의 제목이 내용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합니다.
기존의 제목이 프린세스 메이커 속에 떨어졌다 였나 뭐 비슷한 제목이었는데 오히려 그게 나을 정도로요.
사실 제목은 골드를 걸고 제목 짓기 이벤트를 해서 선정된거긴 한데 내용을 잘 보여주지 못하는 것 같아요.(제가 9개인가 올렸는데 하나도 3등안에 못들었고 다만 작가님이 아쉽게 떨어졌다고 한 것 중 2개가 제거여서는 아닙니다... 크흠)
제목이 현재 공주는 죽어서 키운다인데, 글의 큰 맥락은 게임 속에 떨어진 주인공이 그 등장인물(레오)에 빙의해서 다른 등장인물(레나)을 공주로 만들어야 게임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겁니다.
그런데 문제점은 레오와 레나 조합이 3개가 있는 겁니다. 아직 각자를 다 공주로 만들어야되는지 아니면 하나만 공주로 만들어도 되는지는 알지 못하지만 매번 같은 시작을 하는게 아닌, 그저 형식을 바꾼 회귀물이 아니라는 점에서 흥미로웠습니다.
각 화의 제목을 보면 아실 수 있다시피, 레오와 레나의 관계는 소꿉친구, 연인관계, 거지남매 관계입니다. 각자가 흥미로운 스토리와 조연, 그리고 배경적 관계를 가지고 있지요.
장점일수도 단점일수도 있는 점은 복잡하다는 겁니다. 그냥 읽기보다 머리를 쓰기를 (암묵적으로) 요구하고 있는 것 같기두 하고요. 왜냐하면 자세한 내용은 스포니까 안하겠지만 그 3개의 스토리가 동시간대(하나는 반년 차이)에 같은 세계관에서 일어나고 있고, 서로 연관을 미친다는 점입니다. 한번 실패하면 다음 스토리로 넘어가죠.
우리가 기존에 생각하던 게임소설처럼 상태창의 비중이 그렇게 크지도 않고, 힘12 민 23 체34이런 식도 아니라한번 실패하거나 죽을때마다 그와 관련된 능력을 하나씩 얻어가며 성장하는 겁니다. 그 횟수는.... 그만 말하겠습니다.
이렇게 흥미로운 소재의, 흥미로운 스토리를 가진 작품이 좋은 필력을 가지고도 아직 부각되지 못한 것은 다음 때문인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요.
(각 장르마다 다른 필력이 요구되고, 좋은 필력의 조건은 다를 수 있지만, 지금까지 2000개가 넘는 소설을 봐온 제 입장에서도 수위에 드는것 같습니다)
첫 번째 진입장벽: 글의 전체적인 분위기가 어둡고 무겁고 안타깝고 불쌍한 분위기입니다. 작가님도 이 글의 정체성을 주인공이 힘들게 구르는 것, 쉽게 성공하지 못하는 것으로 잡았습니다.
어떤 소설은 초반만 넘어가면 편하다고 하겠지만, 이 소설은 화수가 넘어가도, 시도 회차가 넘어가도 쉽게 주인공이 사건을 풀어나가지 못합니다. 여기저기에 함정이 깔려있지요.
물론 요즘 읽을 때는 초반보다는 훨씬 가벼워졌고 여러가지 능력을 얻고 조력자들을 얻은지라 보는데 마음은 편해졌습니다.
하지만 역시나 주인공이 이번회차로 성공할 거란 기대는 절대 되지 않으며, 아슬아슬한 기분, 줄타기하는 긴장감을 가지고 소설을 읽어나가셔야 할 겁니다.
두 번째 진입장벽: 주인공이 독자들 기준에서 답답합니다. 고구마입니다. 이건 작가님도 계속 해명을 하는 것이고 저도 그에 동감하는 바인데 여러 독자님들께선 답답하신가 봅니다.
물론 저도 초반부에는 굉장히 답답했고 이렇게 행동했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최근화에서 말씀하신 바와 같이 독자들이 알고 있는 정보와 주인공이 느끼는 현실은 다르며, 주인공은 빙의되어 자신의 의도대로 모든일을 해나갈수 있는게 아니라, 아무리 계획을 세우더라도 몸의 원 주인의 뜻에 동화되게 됩니다.
그래서 현대인들이 게임을 하듯 시원시원한 행동을 하지도 못하고, 다른 소설 주인공처럼 계획을 다 성공시키지도 못합니다. 그런점에서 안타까움을 느끼는 독자분들이 있을 겁니다.
세 번째 진입장벽: 쉽게 읽을 수 없습니다. 굉장히 병맛 같아보이는 제목과는 다르게 머리를 쓰게 됩니다. 이게 수학적 계산을 한다던지, 논리적 추론을 한다던지 이런 고차원적인 머리가 아니라, 전 내용을 기억해내고 그 전 내용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생각해보고, 작가가 제시하는 새로운 정보를 어떻게 작품에 적용해 나갈까를 끊임없이 고민하게 되더라구요.
네 번째 진입장벽: 글의 연재 속도가 느립니다. 기존에도 그렇게 빠르다고 생각되지는 않았는데 현재 주 3회로 바뀌었습니다. 그 이유는 이해가 갑니다.
원래 작가님이 빠르신 편도 아니었지만, 워낙 소설에 부정적이거나 고구마인점이 많아 그런 내용이 나올때에는 연참을 하시기 위해 비축분을 쌓으려고 하신답니다.
여기서 이렇게 많은 진입장벽을 가진 소설을 왜 읽으라고 하는가 궁금증을 가지고 계신 분이 있으시면 여기서 대답드리겠습니다. 사실 위 진입장벽이 상관 없으시다면 즉시 바로 가서 읽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제가 읽은 소설 중 열손가락 안에 과감히 꼽을만 하거든요. 아직까지는요.
(이건 주관적입니다. 사실 열손가락안에 꼽을만한 작품이 매주 바뀌고 있기도 하고, 한 몇백개는 될겁니다. 그래도 이 작품은 정말 재밌습니다)
일단 해명들을 하자면, 첫 번째인 글의 분위기는 어둡고 슬프지만 흡입력이 있습니다. 비유가 적절하지는 않지만 글쟁이s님의 멸세사를 사람들이 좋아하듯 어두운 분위기의 글도 충분한 필력과 흡입력을 가진다면 좋아할수 있으리라 봅니다.(여기서 ㅠㅠ 제가 멸세사를 읽다 포기했다는 점은 넘어가구요)
최신화까지 새드엔딩과 슬픈 스토리 어둡거나 무거운 분위기를 정말로 싫어하는 저도 흡입당해서 열심히 봤습니다.(사실 정주행한건 한참전이고 한화 나올때마다 보고 있습니다)
두 번째로 주인공의 답답함은 사실 어쩔 수 없지만 작가님이 변명(?)하신 것도 있고 충분히 이해가능한 범위내에 있습니다. 독자들의 투정(?)도 아으~저거 저렇게 했어야 되는데 ㅠㅠㅠ 이런 느낌이지, 현실성 없다 개연성 없다 이런건 아닙니다. 고구마 소설일 뿐이죠. 다만 간간히 사이다인척 하는 탄산수도 있고, 고구마도 맛있는 호박고구마일 뿐입니다.
세 번째로 글의 복잡성은 오히려 절 흥분시켰습니다. 예전에 시간루프물이나 차원이동의 개념, 평행차원의 개념을 처음 접했을때처럼의 흥분은 아니었지만, 어떻게 진행될거고 이 스토리가 다음스토리에 영향을 미치게 됨으로써의 변수를 스스로 계산해보는게 재밌더라구요.
그리고 사실 이건 제가 하고 싶어서 하는 거지 안해도 글 읽는데 전혀 지장이 없습니다. 그냥 내용 받아들이면 되는 부분이니까요. 설명이 충분하면서도 지루하지 않기도 하고요.
마지막으로 글의 연재속도... 제가 생각하는 유일한 답없는 단점입니다. 다행인 점은 연재하신지 오래되셨지만 아직 무료인 화가 86화나 된다는 점입니다.
글을 첨 접하시는 분들은 어두운 분위기만 싫어하시지 않는다면 86화내내 행복(다크한것도 행복일까?)하게 글을 읽을 수 있을 겁니다.
이렇게 장문의 글을 읽으신 여러분들께 감사드리고, 오랜만에 제가 이런 글을 길게 쓰는 이유는 그저 작품에 대한 사랑과 조금 더 사람들이 유입되게 하고 싶은 바람과 작가님이 조금이라도 힘을 내셔서 연차아아아암!!!을 해주시길 바라는 열망 때문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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