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역경을 극복하지 못하고 도피하는 주제에 잘난 인간이 되는가?
못난놈은 끝까지 못난놈이다. 직시하고 이겨내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 지금까지 퓨전판타지가 외면했던 처절한 이야기를 담은 이야기.
작품 소개글입니다. 그리고 이 작품의 주제를 관통합니다. 여기서 묵직한 크기의 고구마를 느끼셨다면 예, 제대로 본 것이 맞습니다. 하지만 저 소개글에서 참 복잡미묘한 감정을 느끼셨다면 저는 저 소설이 이 글을 보고 계신 독자님을 부르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게 언제적 글인지.. 참 오래된 글입니다. 2013년도, 한창 차원이동 퓨전판타지가 유행했던 시절이죠. 지금은 회귀나 게임시스템, 혹은 미리 소설이나 게임을 해서 미래는 아는 주인공이 나오는 소설, 성좌가 나오는 성좌물 등 저당시에 유행했던 한국인이 갑작스럽게 차원이동을 하는 차원이동물과는 많이 다른 유행이 흐르고 있습니다만 그당시나 지금이나 독자가 원하는 것은 엇비슷합니다.
바로 대리만족입니다. 현실에서 일어날 수 없는 일을 주인공을 통해 대리만족하는것이죠. 하지만 모두가 대리만족을 원하는 것은 아닙니다.
대리만족을 좋아하지만 우리는 가끔 소설 속 주인공이 아닌 이야기자체에 빠져들고싶은 기분을 느낄때가 있죠. 대리만족은 분명 우리에게 즐거움을 선사하지만 대리만족 뿐이라면 그 이상의 여운은 느낄수 없습니다.
이 소설의 주인공 도군은 천하제일의 둔재입니다. 지능과는 별개로 타고난 육체가 무술의 발전을 막죠. 그는 천검문의 소문주로써 매일같이 무술을 연마하나 실력이 늘지않습니다. 초반부터 약혼자가 준 기연같은 비급, 천의결을 받지만 그뿐 그의 오성에 커다란 영향을 주진 않죠.
둔재이기만 하면 다행이겠으나 그는 찌질하기까지 합니다. 천검문의 제자로 들어온 백윤이라는 자에게 협박당하고 얻어맞아 위아래의 것을 정신없이 쏟아내죠.
그리고 그것으로 끝이 아닙니다. 혼돈이라는 거대한 존재에 의해 흔히말하는 중세판타지 시대에 다시 태어나게되지만 그 존재에게 끊임없이 이용당하고 자신의 자존심때문에 중요할때 제대로 힘을 쓰지못하는 말그대로 못난이의 극치입니다.
이 소설은 그러한 도군의 내면적 갈등에 초점을 두며 아주 미세하게나마 차근차근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저는 도군을 욕하면서도 그의 이야기에 빠져들수 밖에 없었죠. 말하자면 둔재에 이야기에 매료된 것입니다. 이 소설은 크나큰 대리만족을 제공하지 않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이야기를 제공합니다. 그 이야기에 이끌려 즐거움, 슬픔, 분노를 느끼게 되죠. 작품소개에 이끌려 이 소설을 읽으신다면 어느순간 몰입되어 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것입니다. 확신하건데 어떤방식으로든 읽으시는 분 마음에 각인될 글입니다.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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