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심의 뜻을 아시나요?
사전적 의미는 ‘사물의 가치를 변별하고 자기의 행위에 대하여 옳고 그름과 선과 악의 판단을 내리는 도덕적 의식’입니다.
그러나 작품에서 나타나는 양심은 ‘자기의 행위에 도덕적 의식으로 행동’하지 않습니다. ‘자기 이익’을 위해 행동하는 게 도덕적으로 비추어지죠!
이 작품의 주인공은 마왕을 죽이고 세상을 구했지만, 병약해 죽어버린 백작가 후계자에 빙의하여 새로운 생명을 얻었습니다. 과하다 못해 넘쳐흐르는 만인의 사랑을 받고, 외모면 외모, 인성이면 인성, 제국의 발전에 이바지한 천재적인 두뇌까지. 신이 완벽한 것은 100%로 쏟아부었지만 결국 앓다 죽어버린 성자. 우리가 아는 안타까운 천재들의 공통점이랄까?
“신이 그래도 양심은 있네.”
본문에 나오는 말처럼 신은 양심이 있었는데요. 그 몸을 홀랑 차지한 인물의 건강과 능력까지 더해지니 양심이 없어졌습니다.
이번 크레도 작가님의 작품은, 소설을 전제로 만들어진 게임 속 언급조차 되지 않았던 인물에 빙의한 주인공의 이야기입니다. 죽었다 깨어났더니 치명적인 결함이었던 건강은 마력으로 좋아지는 대신, 천재적인 두뇌는 잃은 듯 보입니다. 수학과 논문 이야기에 머리에 물음표가 뜨니 얼마나 인간적인지!
양심 없이 새로운 몸을 차지했지만, 읽다 보면 양심이 있는 건 아닌데 또 없는 것 같지도 않게 느껴집니다. 특히 이전 세계에서 알았던 캐릭터인 동생이 왜 흑화했는지, ‘베르디 절대 지켜!’ 하는 동생바보 면에서 양심 제대로 챙겼으니까요!
여기까지 설명하기 위해 ‘양심’이란 키워드를 쓰게 됐습니다. 양심 없이 빙의했는데, 남이 보면 양심 있는 모순적인 모습들. 그러나 괴리감이 크지 않는 흐름. 그래서 술술 읽히고 조금은 현재를 반영한 듯한 생각도 들었습니다(물론 제 주관적인 생각입니다! 읽고 느끼는 건 모두 다름을 존중합니다!!)
그간 읽어온 작가님 작품에서 느낀 행동의 결과가 선행으로 이어지고, 주인공을 더 두드러지게 만들죠. 이번 작품에서도 그 특징이 보였습니다. 나 좋아지려고 하는 움직임들이 좋은 방향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물론 앞으로 더 지켜봐야 알겠지만….
인물 사이의 케미도 좋고 이야기 전개도 적당히 빨라 읽는 데 무리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읽으면서 이전 작품들과 톤이 조금 달라진 듯한 게 느껴졌습니다. 크레도 작가님이 그간 써온 작품이 강렬한 자줏빛이었다면, 이번에는 부드럽게 옅어진 자줏빛 같은 느낌이랄까요?! 아무래도 무공과 마력을 많이 발휘하던 마성, 마초적인 느낌이 강했던 주인공들과 조금 다른 시작이라 그런지 모르겠습니다!!
어투도 조금씩 더 다듬어진다면 좋을 듯한 아쉬움이 있지만… 이런 새로운 시도가 이야기를 무겁지 않게 끌고 가는 힘이 될 것 같습니다! 아직 극초반의 회차지만 앞으로 이야기가 더 궁금해집니다. 양심 뒤진 게 확실한 주인공이 앞으로 또 어떤 양심을 버리고 무엇을 해낼지!
작품 취향은 저마다 다르지만, 작가님의 새로운 시도에 응원의 좋아요를 보내드립니다! 양심 안 뒤진 독자가 양심 가득 담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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