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는 현실의 거울과 같은 역할을 자주 합니다.
비록 현실에 있을 수 없는 소재를 주로 가져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는 것이 판타지라고 하지만, 거기에 발 딛고 사는 이들은 우리와 별로 다르지 않은 인간인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죠. 이런 현실과 다른 요소를 인간이 접하고 어떻게 우리와 달라지는가, 혹은 그럼에도 같은 인간인지를 확인하는 것이 판타지의 여러 재미 중 하나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글의 작가인 Girdap님은 매우 숙련된 작가라 할 수 있습니다. 인간과 인간관계에 대한 이야기(베딜리아, 마법사의 보석, 달이 숨쉬는, 낙원연가, 비련애가), 인간과 사회의 갈등(회색시대, 영원한 세계), 인간과 인간이 빚어낸 것에서 비롯된 이야기(꿈을 훔치는 도둑), 인간과 다른 존재의 이야기(용이 없는 세상), 오롯이 한 인간의 기억에 대해 논하는 이야기(이름없는 기억) 등을 완결하신, 위에서 언급한 ‘인간’에 대해서 이야기를 여러번에 걸쳐 우리와 함께 나눈 작가라고 해도 되겠지요. 때론 가볍고 발랄하게, 필요할 때면 묵직하고 강렬하게 소재와 주제에 대해 심도 있게 풀어내는 작가이기도 합니다.
이런 Girdap님의 새 작품, ‘독신 마법사 기숙 아파트’를 이렇게 여러분께 추천드리게 되어 기쁩니다. 기술한 ‘현실의 거울’로써의 역할, ‘인간’의 이야기를 수도에 갓 상경한 7급 공무원 랑세의 시선을 통해 코믹하고 밝은 일상에서 풀어내는 이야기. 현실의 공대생과 이과생들을 바로 떠올리게 되는 ‘마법사’들과 좌충우돌하는 이야기, 그 한 페이지를 열어보세요. 펑펑 터지는 액션이나 연거푸 들이키는 사이다와는 다를테지만, 그런 류의 이야기에서는 볼 수 없는 만족스런 이야기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Girdap님과 문피아 여러분의 아름다운 봄날을 기원하며, 짧은 추천글을 닫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Comment '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