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글 작성에 앞서 본 소설의 작가와 지인임을 밝힙니다.
사실 최근 일이 바빠서 문피아에는 못 온지 좀 됐습니다. 예전처럼 신작을 다 훑어보거나 하지는 못하고 챙겨보던 것만 챙겨보던 정도였죠. 그래도 제목 정도는 둘러 보는데, 요즘 느낀 건 여러 장르를 합친 시도를 하는 것 같은 작품들이 종종 보인다는 것이었습니다. 직업물과 현판물 유행을 겪었으니 당연한 결과라고도 할 수 있겠네요.
장르를 섞는 건 장단점이 분명하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한 가지 소재만 아닌 두 가지 소재를 쓴다면 줄 수 있는 재미는 늘어나겠죠. 하지만 거기에서 오는 이질감이나 흐름의 분산, 산만함 같은 건 극복해야 하는 단점입니다. 결국 간단하게 말하자면 얼마나 재밌게 잘 쓰는가가 되겠네요. 하나마나한 소리지만 잘 쓰면 됩니다. 잘 쓰면 물 흐르듯이 읽히고 재미는 따라오게 되어 있으니까요.
그런 면에서 고스트 요리왕은 잘 쓴 작품입니다. 억지스럽게 동기를 강요하지도 않고 잔잔하지만 지루하지 않게 전개를 이어갑니다. 저는 장르를 섞는 작품에서 거슬리지 않고 초반에 몰입하게 하는 건 중요한 덕목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런 면에서는 상당히 충실합니다.
내용으로 넘어가면 이제 소재군요. 요리와 그림. 이 작품이 고른 두 가지 소재입니다. 사실 제가 이 글을 쓰는 이유기도 하고요. 솔직하게 말해서 글이 아무리 잘 써져도 소재가 맞지 않는다면 영 읽히지 않잖습니까? 저는 요리와 그림, 이 두 소재 다 좋아합니다. 미처 생각치도 못했지만 읽으면서 잘 어울릴 예감이 들었습니다. 거기에 개인적인 취향이지만 시스템이나 회귀를 쓰지 않는다는 게 마음에 들었고요. 시스템이나 회귀를 싫어하지는 않지만 최근 보는 작품마다 들어간 탓에 살짝 질린 감이 있었거든요.
이런 류의 소설은 분량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안의 내용이 쌓여서 읽는 재미가 늘어납니다. 그런 면에서 이 작품이 이대로 쭉쭉 이어나갔으면 좋겠네요. 소재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한 번 읽어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그나저나 제목이 언제 바뀐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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