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작품이 유료화되기 전부터 읽어왔던 독자로서, 후반부에 이르기까지 작품 수준에 비해 주목받지 못하는 점이 매우 안타까워 이제라도 추천하는 글을 남깁니다.
- 감히 말씀드리건대, 프롤로그의 또라이스러움이 마음에 드셨다면 종막에 이르기까지 주인공을 따라온 것을 절대 후회하지 않으실 겁니다.
- 개인적으로는 이 작품을 추천하는 이유로 ‘캐릭터가 매력적이다’라는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는 프롤로그 또는 다른 추천글 이상으로 잘 설명할 자신이 없어서, 이하에서는 비평적 차원에서 이 소설을 추천하는 이유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1] 이 소설은 회귀물, 하렘물, 차원이동물, 게임물에 해당합니다. 나열한 순서는 뒤로 갈수록 작품의 구성요소 중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낮다는 의미입니다.
[2] 개인적으로 소설에 게임스탯이니 퀘스트니 하는 서술이나 장치가 들어가있는걸 극혐해서, 본문에서 스탯 어쩌고 뜨자마자 퇴각하는 편입니다. 그런데 이 작품은 읽다보면 게임물인걸 별로 의식하지 않도록 소설 장치가 되어있고, 실제로 게임 관련 요소가 나오는게 현재까지의 연재분 약 240편 중 30편 내외에 해당합니다. 그래서 사실상 게임성이 주된 요소가 아니라는 점에서 엄격한 의미의 게임물에 해당한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이 작품이 ‘게임물’인 것 자체를 후반부에서는 하나의 메타요소로 사용하고 있는데, 상세는 진짜 말 그대로 "스포일러"라서 자제하겠습니다.
[3] 하렘물이라는 점에서 거부감을 가지실 수 있습니다만, 그것도 이 작품의 중요한 요소가 아닙니다. 여성 캐릭터들의 개성이 없다는 소리가 아니라, 주인공의 욕망과 또라이스러움을 아주 극단적으로 보여주는 소설적 장치로 하렘요소를 사용하는 것 뿐이죠. 결국 이 작품은 차원이동물과 회귀물이 더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사실 차원이동 요소도 주인공이 차원이동자라는 것 말고는 큰 비중이 없으므로, 그냥 이 작품을 회귀물로만 정의해도 무방할 정도입니다. 요새 흔한 주제 또는 구성요소지만 큰 틀에서는 클리셰를 비틀거나 파괴하는 전개라서 식상하다는 느낌이 비교적 적은 편입니다. 개그와 시리어스, 일상과 전투의 장면전환이나 서술도 갈수록 능숙해지는 점을 볼 수 있습니다.
[4] 다만 소설 전체적으로는 도입부가 취향을 많이 타고, 초반부는 흡입력이 부족하다가 중반부 들어가면서부터 - 정확히는 엘라프 편이 끝나는 70편 전후부터 - 캐릭터성이 완성되고 작품이 본궤도에 올라 탄력을 받기 시작합니다. 작품 자체가 최근의 웹소설 호흡보다는 과거 종이책의 호흡에 가까운 편입니다. 일일연재에 따른 호흡조절이 초반부에는 미숙하기 때문에 무료에서 유료로 선뜻 넘어가기에는 애매한 부분에서 잘려있고, 무료부분만으로는 작품의 세계관이나 전개를 이해하기가 힘들다는 점에서 계속 읽게 만드는 동기부여가 약한 것이 단점입니다. 그래도 호흡 문제는 뒤로 갈수록 웹소설에 맞게 차차 나아집니다.
[5] 그런데 호흡이 아니라 소설 작법적 차원에서 본다면, 작품 전체 차원에서도 그렇고 소챕터별로 볼 때도 왕도적인 기승전결의 구조를 비교적 튼튼하게 갖춘 소설입니다. 초반부는 도입, 중반부까지는 복선 배포 및 정리와 스토리 전개, 후반부로 넘어가면서 절정으로 갔다가 복선을 회수하면서 마무리하는 방식으로 장르소설의 모범적 작법을 따르고 있습니다. 한 편 한 편 별로 볼 때는 이해가 안되는 부분도 있다가, 어느 순간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하는 전개가 뒤로 갈수록 능숙해집니다. 소위 포텐이 늦게 터진다고나 할까요. 그리고 그렇게 모인 소챕터들이 작품 전체적 차원에서 하나의 큰 흐름으로 연결됩니다. 그래서 저처럼 쌓아뒀다가 몰아서 보는 사람들도 있죠. 이와 같은 특성 때문에 작품이 후반부에 온 지금에서야말로 더 자신있게 추천할 수 있습니다.
[6]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매력적인 주인공 캐릭터를 바탕으로 차곡차곡 복선과 스토리를 쌓아가는 정석적 소설이라는 점에서 이 소설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무료와 유료에서 넘어갈 때, 그리고 70편 전후를 넘어가야 탄력을 받는다는 점은 현재의 시스템 하에서 치명적 단점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를 상쇄할 정도의 스토리와 소설적 장치, 작품성과 캐릭터성이 있다고 봅니다.
- 여담으로, 여태까지 따라온 독자 모두가 공감하는 두 가지 점이 있다면, (1) 이 소설이 수준에 비해 저평가받는다는 점과 (2) ‘난봉왕’이라는 제목이 안티인건 사실인데 아무도 이것 보다 나은 제목을 찾을 수 없다는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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