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페르노는 예전에 출판되었던 녀석인데 무슨이유인지 작가님이 다시 개정판으로 연재하고있습니다.
간단소개로는 현대를 배경으로 미스테리한 거대 음모를 가진 단체에 대항해나가는 주인공과 이를 둘러싼 캐릭터들간의 사투를 그린 소설이에요
비록 연재초기지만 개정판이라서 원본을 직접 소장하고있고 여러번 완독했기 때문에 이 글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빛을 발했으면 하는 마음에 조금 끄적여 봅니다.
김백호 작가님의 글은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편이고 남성편향적(?)이라는 느낌이 강하긴 합니다 매번 스토리와 소재가 바뀌어도 글에 묻어나는 짙은 수컷향기는 잘 안빠지는거 같더군요 개인적으론 이런 느낌이 남자들의 세계가 궁금한 여성분들에게 신선한 관심을 끌법도 한데...?ㅋ;
일단 인페르노의 최강점은 기가막힌 배경 묘사와 음악소개라고 생각합니다. 인페르노는 작품 곳곳에, 챕터 시작마다, 매력적인 Rock의 명곡들을 소개하며 그에 어울리는 시크한 풍경을 뿌리고 다닙니다. Rock을 좋아한다면 챕터별로 제시하는 음악을 함께 들으며 읽어보시는 것도 재밌을거같습니다. 배경은 거의 국 내지만 읽다보면 을씨년스러운 모노톤의 비오는 런던 저녁 같은 풍경이 떠올라 뇌리에 박히는 느낌을 받게되죠,
http://cafe.naver.com/funnyguy/299887 (사진출처)
덕분에 주인공의 고독과 삶에 대한 고뇌, 극한에 몰리는 환경들이 어설프거나 유치하지않게 느껴집니다. 이 작가님 글을 연재할때 무슨 짓(?)을 하는지 모르겠지만 꽤 오랜 팬으로서 여러 댓글을 보고 추측컨데 글의 분위기와 전개를 위해 자신을 많이 혹사하는 스타일인걸로 알고있어요; 폐인이 된 주인공을 묘사하기 위해 폐인같은 생활을 하셨다거나(이부분에 대한 배경은 자세히 몰라요~ 다른 사정이 있거나 제가 오해했을수도 있습니다 오래전 글에 대한 기억이라..), 전작인 레이싱소설의 사고장면을 묘사하기 위해 유투브에서 사고장면을 계속봤다는 댓글을 보면 몸으로 받아들인 분위기를 글로 뿜어내는게 아닌가 하는 느낌을 받습니다. 이것이 사람을 빨아들이는 어마무시한 흡입력의 원천이 아닐까 합니다.
개인적으로 판타지,무협,현대물 등 글의형태를 불문하고 장르문학의 한계라고 느끼는 부분 중 하나가 단순한 개그감을 이어가는 식의 진행인데요, 이런 류는 가볍게 볼때는 즐겁고 잘 읽히지만 가슴을 울리는 감동을 주긴 쉽지않죠, 요즘 양산되는(?) 글들은 특정매력(무심, 똑똑, 인간미, 먼치킨?)만이 부각된 주인공이 자기 분야에 정통해져서 때려부수거나 게임을 이기거나 음식을 잘만들거나 스포츠를 잘하게되는 과정들이 많은데 결국 주인공은 없고 소재만 남아있다는 느낌을 받게됩니다. 그런데 인페르노는 뭐랄까 인물들에 의식의 성장이 자연스럽게 잘 두드러져있습니다. 특히 주인공의 좌절과 극복, 열정, 극한 상황에서의 의지가 돋보입니다. 종종 이 책을 책장에서 꺼내볼때면 쉬고있던 제 열정이 슬슬 올라오는 느낌을 받습니다.
너무 주저리주저리한것 같은데 이외에도 긴장감넘치는 전투신이나 많은 정성이들어간 무술고증과 디테일한 소재들, 뒤통수를 후려치는 엔딩의 반전, 개정판이기에 빠른 호흡으로 진행될 것 같다는 점, 독자들과의 적극적인 소통으로 작품을 만들어간다는 것 등등 장점들은 그야말로 수두룩합니다.
마지막으로 인페르노의 주인공 ‘신’은 웃긴녀석이라기 보단 시크하고 그냥 시크하다기보단 고뇌가 많은 녀석이고 그렇다고 마냥 고리타분하다기엔 너무 열정적인 놈입니다.
작가님의 개정판 연재로 인해 오랜만에 인페르노를 찾는 독자분들은 미소와 함께 추억을 떠올리게 되실테고, 처음 보게 될 독자분들은 주인공녀석과 그 주변녀석들의 사연에 빠져서 헤어나오는데 한참 걸리실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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