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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Lv.64 은머리
작성
20.12.29 03:02
조회
811
표지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끄뚤루
연재수 :
38 회
조회수 :
187,468
추천수 :
9,210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소설은 여러 소재를 잘 섞어 만들어 진 값비싼 인스턴트의 맛이 느껴집니다. 소금이 , 설탕이 맛이라고 요약되듯이 클리셰 덩어리들 하나하나의 맛을 섞은 조미료를 능숙한 손놀림으로 조물조물 빚어낸 속재료와 섞어 만두같은 느낌입니다.

하얗게 빤히 보이는 겉 소재속에 얼핏 비치는 고기와 야채들. 하지만 씹어보면 보기로는 느끼지 못했던 육즙이 섞인 고유의 맛. 라면에 넣어도 좋을 것이고 그냥 먹어도 좋을 그런 융통성 있는 맛. 그런 소설을 소개해 보겠습니다.

 

---약한 스포 포함---

주인공은 나이든 헌터입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몰라도 어쨌든 존경받던 옛 영웅입니다. 그런 그가 나라의 (더러운)사정으로 아카데미 교장직을 맡게되며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이후 참 어르신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따뜻하게, 그리고 조금은 섭섭하게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어떤 분의 댓글처럼 '이세계에서 세계 지키고 오셨어요?'하고 물을 법한 느낌으로 세상이 이렇게 평화로워졌으니 좋다는 진정한 영웅의 시선을 묘사하며 잔잔한 느낌을 줍니다. 전개 사이사이에 들어있는 위트있는 유머코드는 덤이고요.

 

그런데 말입니다. 유머코드가 뒷통수를 살살 쓰다듬으면서 후려칠 각을 재고 있었다는 것을 저는 몰랐습니다. 곳곳에 클리셰스러운 코드들을, 그것도 하나하나가 작품의 요소가 될법한 큼지막한 것들을 뭉터기로 들고 와서 짬뽕을 시켜버릴 어떻게 알았겠습니까. 작가의 말에서 범상치 않음을 느꼈을 도망쳤어야 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짬뽕은 확실히 새로운 매력을 주었습니다. 아직 많은 연재를 진행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야기를 알수는 없지만 기존의 '그렇게 되겠지'하는 예측들을 거침없이 깨부수며 막무가내 돌진을 하는데, 이야기들이 얽히고 설키면서 은근슬쩍 시리어스함까지 섞어버리는 작가님의 버무리기에 감탄하게 됩니다. 늘어놓았던 것처럼 보였던 것들이 치밀한 고심과 복선의 기미를 살살 뿌려대는데 ' 너무 빨리 글을 읽었어'하는 후회가 정도입니다.

 

캐릭터들의 매력도 좋습니다. 특히 노년간지 중년간지를 표방하며 원숙한 시점을 표현하고 있는데, 그것이 현실적인 느낌과 더불어 캐릭터의 깊이를 만들어주고 있어 좋았습니다. 아직은 주인공과 주변에 한정된 부분이 있지만 그거야 아직 초반이다 생각하면 얼마든지 기대할 구석이 있다고 생각되네요.

 

아쉬운 점도 있습니다. 크게 두 가지로 '시선의 분산'과 '부연설명'입니다.

워낙 개성있는 소재들을 끌어모으다보니 당연할 수 있겠지만, 글의 개연성을 위해 다량의 캐릭터들의 시점과 상황을 초반부터 끌어옵니다. 이는 각각에 매력을 주는 것에는 성공했으나 반대로 아직 짧은 글 분량에 비해 난잡해 보일 정도의 상황을 가져오기도 했습니다. 각 캐릭터들의 얽힘이 없기에 더더욱 그렇죠. 그러다 보니 새로운 캐릭터가 갑작스레 등장해 그 캐릭터의 시점과 상황을 설명하고 조금 이야기가 진행되면 그제서야 주인공에게로 시점이 돌아오게 되는 것이죠. 아직까지는 불편함을 느끼진 않으나 이 페이스로 조금만 더 진행되면 슬슬 캐릭터들이 헷갈리기 시작할 것이라는 우려가 듭니다.

그리고 이것은 작가분으로 하여금 '내 글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다'는 불안감을 주지 않았나 싶은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그것이 작가의 말에서 글의 설정을 계속해서 드러내게 되는 부분으로 나타나게 되고요. 세간에는 설정집이라는 것이 있지만 이것은 사실 '읽지 않아도 글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없는, 어디까지나 세계관 자체를 더 깊게 이해하고 싶은 사람'이 대상이 되는 것입니다. 사실 이러저러한 설정입니다. 라는 것을 작가의 말에서 설명하면 할 수록 반대로 소설은 가벼워 보일 수 밖에 없게 되는 것이죠. 불안하더라도 좀 더 극중인물들을 믿고 설정을 맡겨보면 어떨까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그래도 될 만큼 괜찮은 캐릭터들이고 또 괜찮은 필력이라고 생각됩니다.

 

이미 언급했듯 글은 이제야 시작입니다. 그럼에도 벌써 많은 군증극이 이루어지고 있죠. 이러한 복잡하면서도 황당한, 그리고 흥미로운 세계 속에서 주인공이 얼마나 '그 이야기'에서의 무미함을 벗고 노년간지를 보여줄지 기대됩니다. 잘 읽었습니다 작가님!

 

마지막으로 작가님이 하고 싶은 말을 대신하며 리뷰를 마칩니다.

노년만세. 연륜이여 영원하라



Comment ' 14

  • 작성자
    Lv.22 글리세롤
    작성일
    20.12.29 03:02
    No. 1

    재)밌습니다.

    찬성: 0 | 반대: 1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김오징어
    작성일
    20.12.29 14:02
    No. 2

    아니ㅋㅋㅋ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 끄뚤루
    작성일
    20.12.29 10:01
    No. 3

    제 글이 추천받은걸 이제서야 알았네요. 비평 정말로 감사합니다! 솔직히 아카데미의 특성상 캐릭터들이 많아서 저도 슬슬 관리가 힘들어지던 시기였습니다. 제 스스로가 봐도 난잡한 감이 있던터라 복잡했는데 어느정도 감이 잡히는 거 같네요. 시선의 분산을 줄이고 최대한 주인공 시선에서 글을 써보도록 노력해보겠습니다.

    정말로 감사드립니다!!

    찬성: 17 | 반대: 0

  • 작성자
    Lv.47 Qbe
    작성일
    20.12.29 10:34
    No. 4

    단점의 시선의 분산에서 저는 오히려 중년 매력+알파를 느꼈습니다. 아직 안 읽으신 분들은 무슨 말이야?하실 수 있는 데 10화정도 읽어보시면 스포일러라 말씀을 더 못 못하겠습니다. 추강이요. 필력도 좋고 설정과 캐릭터 빌드업을 잘 했다고 생각해요.

    찬성: 2 | 반대: 0

  • 작성자
    Lv.80 새구리
    작성일
    20.12.29 10:54
    No. 5

    좋은 글입니다. 보통의 주인공 포지션의 학생들이 조연으로, 조연 포지션의 교장선생님을 주연으로 자리배치만 조금 바뀌었을 뿐인데 굉장히 신선한 느낌이 나네요. 자칫 난잡해질 수 있는 이야기지만 작가님의 필력이 단단하게 중심을 잡고 있어서 난해하지 않게 술술 잘 읽히기도 하고요. 유일한 아쉬움이라면 분량이 적다는 점밖에 없군요.

    찬성: 1 | 반대: 2

  • 작성자
    Lv.77 격화가
    작성일
    20.12.29 11:34
    No. 6

    발상의 전환이란게 쉬워보이지만 어려운 거죠.
    그걸 쓰기는 더 어렵고요.

    이대로만 가도 회빙환 아카데미물의 신개념이 될 것이라 믿고있습니다. :)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Lv.99 겨울연풍
    작성일
    20.12.29 12:22
    No. 7

    분량이 짧아서 아직 풀 이야기가 많은게 장점이자 단점.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5 뿌링틀
    작성일
    20.12.29 13:12
    No. 8

    주인공 보고만 있어도 든든해집니다 ㅋㅋ 짱잼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1 크루세이덩
    작성일
    20.12.29 21:43
    No. 9
  • 작성자
    Lv.87 k5263
    작성일
    20.12.29 22:00
    No. 10

    추천글 좋네요ㅋㅋ 작품 표지도 멋있고. 보러갑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9 이슬한잔해
    작성일
    20.12.29 22:42
    No. 11

    ㄹㅇ노년간지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7 감청연풍
    작성일
    20.12.29 23:18
    No. 12

    재밌네요 이런느낌소설도 좋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3 인세
    작성일
    20.12.30 19:53
    No. 13

    솔직히 그림따라서 할배 간지 생각하고 8화 정도 읽었는데 그런 기미 1도 안보임.
    너무 무난하고 잔잔한 게 생각했던거랑 달라서 일단 묵혀놨다가 나중에 볼 생각.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7 글읽는안경
    작성일
    20.12.31 13:46
    No. 14

    잘봤습니다. 재미있네요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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