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사도연
작품명 : 태극신무
출판사 : 파피루스
개인적으로 사도연 작가님의 전작, 절대검천을 굉장히 재밌게 읽었습니다. 사실 저는 무림의 이름높은 노강호들을 스걱스걱 썰어대는 천재 청년 고수 주인공을 그리 좋아하지 않습니다만, 절대검천의 경우 암중 세력의 뛰어난 설정과 풍부한 에피소드, 그리고 다양한 무공 설정(십이무맥, 환법 등)에 홀딱 빠져서 정신없이 읽었지요^^.
다만 네이버에 검색해보니 한자들이 너무 많아서 읽기 힘들다는 평이 꽤 있더군요. 이건 저도 동감합니다. 어지간한 무협은 한자 때문에 막히지 않고 술술 읽는 편인데, 절대검천의 경우 이해할 수 없는 별호나 무공이 꽤 있더군요. 제법 신경쓰였습니다.
……이야기가 잠시 삼천포로 빠져버렸군요. 지금부터 본격(!) 사도연 작가님의 신작, 태극신무 감상문을 시작하겠습니다.
제일 먼저 작가분께서 ‘주인공의 성격 변화‘ 에 성공하셨다는 점에 큰 점수를 드리고 싶습니다. 많은 작가분들께서 작품마다 주인공의 성격이 비슷하게 설정하십니다. 그 중에는 장르소설계에서 그 인지도가 상당하신 중견 작가분들도 계시지요. 이 점만 봐도 전작의 주인공과 지금 작품의 주인공 성격을 다르게 하는 것이 결코 쉽지 않다는 사실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헌데 사도연 작가님은 주인공 성격 변화 주기에 충분히 성공하셨다고 봅니다. 절대검천의 신운비와 태극신무의 진유성은 이런저런 비슷한 특성이 있긴 합니다만, 일단 성격면에서는 확실하게 차이가 나니까요(비슷하다고 느끼시는 분들도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둘째로 소설 초반부에 있어 독자들의 흥미를 유지시키는데 성공했다고 봅니다. 태극신무의 경우 초반에 여러 흥미로운 떡밥들을 뿌려두셨는데, 이것들을 나중에 잘만 회수하신다면 정말 재밌는 소설이 됄 것 같습니다. 아마 소설의 스케일이 점점 커질 것 같은데, 절대검천에서 이야기를 풀어나가시는 실력을 보면 그렇다고 해도 스케일에 눌려 이야기가 붕괴돼는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러니 기대가 될 수 밖에요^^.
셋째로는 역시 나름의 캐릭터성을 뽐내는 조연들이 아닐런지. 대부분의 무협이 그렇듯, 태극신무 역시 주인공을 중심으로 내용이 전개됩니다만, 그렇다고는 해도 주인공 진유성 외에도 다양한 인간 군상들이 등장하여 나름의 매력을 뽐낸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인상적였던 건 상관소홍의 존재인데, 나중에 개과천선하는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대부분의 무협에서 저런 녀석들은 마지막까지 딸리는 실력으로 주인공에게 찌질찌질 거리다가 대판 꺠지거든요. 저런 조연들을 잘 살리셔서 이야기를 끌어나가는데 일조하게 했다는 점에서도 감탄이 나옵니다.
마지막으로는 ‘무협을 무협답게‘ 쓰셨다는 점입니다. 사도연 작가님은 저 필명으로 《신도무쌍》, 《절대검천》의 두 작품을 내셨는데, 그 외에도 다른 필명으로 몇 질의 무협을 쓰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 만큼 무협적인 단어를 쓰는데 있어 거침이 없고, 무협적 지식 역시 풍부하십니다(특히 절대검천에서 여러 별호나 무공들 이름을 보면 정말 감탄밖에 않나옵니다. 그 엄청난 작명센스라니! 그래서 제가 지금 절대검천을 탐내고 있지요!). 또한 현대의 말이나 외래어 등을 쓰시는 일도 없습니다. 쉽게 말해서 눈에 거슬리는 점이 없다는 겁니다.
……음, 제가 생각하기에 태극신무는 딱히 지적할 만한 요소가 없는 것 같습니다. 다만 사도연 작가님께 한 가지 부탁을 드리자면, 다음 권 부터는 주인공을 무시하는 사건 전개가 없었으면 좋겠다는 겁니다. 2권에서는 주인공이 무림 초출이니 충분히 합당하다고 봅니다만, 이제는 제법 그럴듯한 별호까지 얻었으니 찌질한 놈들에게 무시당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주인공 진유성이 욕좀 먹고 무시좀 당한다고 울컥 하는 성격이 아닌건 잘 알겠습니다만, 보고 있는 독자들 입장으로서는 여간 답답한게 아니거든요. 또 지면을 낭비하고 살짝 늘어지는 느낌도 있는 것 같구요. 뭐, 그런 식으로 주인공이 무시당하다가 본실력을 짜잔! 하고 드러내면서 독자들이 느낄 수 있는 카타르시스(이 단어가 맞나요?)도 상당하지만, 그 이전에 느끼는 답답함이 훨씬 더 큰 것 같습니다.
……그냥 개인적인 생각이었습니다.
여하튼 태극신무 3권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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