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초우
작품명 : 호위무사, 권왕무적, 녹림투왕, 질풍금룡대, 아리우스 전기
등등……
출판사 : 그때 그때 달라요~!
* * *
초우님의 글을 알고 읽게 된 것은 고무판이 처음 생길 당시였습니다.
2002년도에 고무판의 전신이었던 고무림이 처음 생기고, 2003년도 2월
경에 호위무사가 출간되었죠. 당시 초우라는 작가에 대해선 아무것도
몰랐습니다. 그저 조회수 엄청 많은 글의 작가라고만 생각했던 겁니다.
아무튼 책이 처음 나오자마자, 호기심에 읽어 본 저는 느꼈습니다.
"아, 뭔가 다르다. 재밌지만 뭔가 특별하다."
그 때만 해도 이 말이 제 느낌의 다였습니다. 읽자 마자, 팬카페를
개설했습니다.
"이 글은 나만 알고 있기엔 너무 아깝다. 많은 사람들과 함께 즐기고
알리자."
하는 마음에서였죠.
(지금은 카페 회원 수가 만 명이 넘어갔단 건 비밀입니다.)
호위무사의 여운을 느끼며 연재로 먼저 만나 본 권왕무적은 제게 커
다란 돌풍을 일으켰습니다. 이처럼 통쾌한 무협은 분명코 본 적 없으
며, 이처럼 가슴을 시원하게 하는 무협 또한 드물었습니다.
또한 권왕무적의 연장 선상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녹림왕 관표
의 이야기를 다룬 녹림투왕. 이것은 권왕무적과 달랐습니다. 뭐랄까요?
권왕무적이 대륙에서 거세게 불어 닥치는 허리케인이라고 한다면, 녹림
투왕은 바다에서 조금씩 커지는 해일과도 같았거든요. 둘을 비교한다는
것 자체가 우습다는 생각입니다. 두 작품 모두 호오(好惡)를 가리기 힘
들 정도로 수작이기 때문입니다.
(이 부분은 구차하게 설명할 필요가 없을 것 같군요. 평가는 여러분
들이 내리시는 것이기 때문에.)
갑자기 삼천포로 빠진 것 같아 바로 잡자면 제가 초우님의 글을 좋
아하는 이유는 바로 문장에 있습니다. 이야기도 재밌고 신선하지만, 전
에 시를 쓰셨던 경력을 지닌 초우님의 문장은 어딘가 남다른 데가 있
습니다.
감성적(感性的)인 문체와 그 표현. 무협소설에서, 그것도 각각 성격이
다른 작품들까지도 초우님의 감성적인 문체는 고스란히 살아있습니다.
일단, 호위무사(護衛武士)를 보면 초우님이 심혈을 기울인 야심작답
게 도처에 이러한 문장이 산재해 있습니다. 문장만 보아도 왠지 가슴이
뜨뜻해지는 그런 기분, 이런 것은 아무나 쉽게 구사하는 것이 아니죠.
꾸준한 다작(多作)을 통해 나오는 것이겠지요.
권왕무적(拳王無敵)과 녹림투왕(綠林鬪王). 이것들도 분명 감성적인
것들입니다. 감성적이다…… 라는 것을 달리 말하자면 '말초신경(末梢
神經)을 자극하는 무엇'이라고도 말할 수 있겠습니다만, 어쨌든 제가
초우님의 글을 읽고 무엇 하나 실망하지 않는 것은 다른 무엇보다도
이 밑바탕이랄 수 있는 문장 때문입니다.
* * *
다른 사람들은 말합니다. 이야기가 식상한데 어찌 보느냐? 저도 일부
긍정합니다. 저도 독자인데 그런 생각이 왜 안 들겠습니까. 그러나 제
가 말했다시피, 제가 주목하는 것은 문장이고 문장에 빠져 있으면 실망
할 틈이 없습니다. 다르게 말하면 저는 몰입(沒入)형 독자랄 수 있겠네
요. 문장에 빠져 이야기에 심취하다보면 그 속에서 느껴지는 카타르시
스에 떨고 있는 제 자신을 발견합니다.
조금 길게 쓴 것 같지만, 초우님의 글은 보이지 않는 뭔가를 내포하
고 있습니다. 마치 환각제(幻覺劑)의 그 이상한 기운처럼 말입니다.
사족(蛇足) : 몹시 횡설수설 한 것 같지만, 요지는 하나입니다.
초우님의 글은 가슴을 지배하는 힘이 있다는 거, 그거 하나입니다.
Comment '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