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정이 있어 자리를 비웠는데, 감상란에서 사고가 났더군요.
안타깝습니다.
5월 1일에 빨강토끼 님이 '문피아에 가입한 목적~'이라는 글을 감상란에 올리셨습니다. 올리신 글은 아무 문제 없는 감상 겸 추천글이었지요.
빨강토끼 님의 글에 첫번째 달린 댓글이 다소 비판적이었습니다.
그런데... 감상글의 대상작품을 쓴 carita 님이 이 댓글에 대한 반박 댓글을 곧바로 쓰셨더군요. '님'이 아니라 '씨'를 붙이고 '개념부터 챙기라'는 댓글을.
그 후부터 비판적 댓글이 달리면 '초딩아', '초글링' 운운, 원색적인 비난을 하셨더군요.
댓글들을 보는 내내 아연했습니다.
비판적인 댓글이었지만 '비방'도 아니었고 예의에 어긋난 댓글도 아니었는데, carita 님은 이 댓글들에 모두 '초딩 운운' 남을 깔아 뭉개는 막말을 하셨네요.
'경악'스럽습니다.
작가가 자신의 글에 비판을 받을 때 얼마나 아픈 지는 잘 압니다. 부당한 비판이라 생각될 때는 속에서 천불이 나지요. 하지만, 이건 아닙니다.
작가로서 최소한의 품위는 지켜야 할 것 아닙니까?
문피아가 작가를 존중하는 사이트임은 분명하지만, 이 문제는 이미 작가-독자의 범위를 벗어났습니다.
비평란을 신설한 후, 되도록 공개적인 주의/경고 조치는 하지 않아 왔습니다.
인신공격성의 댓글이 달리더라도 무통보 삭제에 그치곤 했지요.
하지만, 이번 일은 그런 선에서 넘어갈 수 없겠네요.
자리를 비워 제 때에 조치를 취하지 못한 제 탓도 있지만, 너무 큰 파장을 하루 동안 일으키셨습니다. 연재한담과 강호정담란에 사과글을 올리셨지만 그 정도로 넘길 수는 없는 문제라 판단하였습니다.
하여, carita 님께 경고 1회를 드립니다.
이미 강호정담에서 주의 1회를 받으셨으니, 다시 한 번 이런 일을 벌이시면 주의, 경고 누적으로 불량사용자로 등록될 것입니다.
작가고 독자고를 떠나 남의 명예를 손상시키는 막말은 문피아 약관에도 어긋날 뿐 아니라 명예훼손죄에도 걸릴 수 있음을 말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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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부터 감상란의 댓글 문화가 참 우려스러웠습니다.
다른 회원이 좋은 마음으로 올린 감상글에 '내가 보긴 아니더라.'류의 비판 댓글이 달리는 걸 보면서요.
감상란에서 댓글 기능을 없애야 하나 심각하게 고민한 적도 있었습니다.
비평란을 만든 후에도 감상란의 댓글 문화는 그대로 이어졌지요.
문피아의 전신이던 고무림 시절에도 감상/비평란에 험악한 댓글들이 오고갔던 적이 가끔씩 있었습니다.
하지만, 추천에 가까운 감상글에 두루룩 심사성 비판 댓글이 달려 추천이 아닌 비추천 글로 해당 감상글을 만들기 시작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지요.
다른 이의 감상글에 자신의 의견을 덧붙이는 것은 게시판의 주된 기능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좋은 마음으로 올린 추천성 감상글에 잿물을 쏟는 듯한 비판성 댓글이 달리면 글 올릴 마음이 싹 사라지는 것도 사실입니다.
지금 감상란이 그런 상태에 있다해야겠지요.
하루에 올라오는 감상글 수가 전보다 현저하게 준 것은 그 탓이 크다 생각합니다.
이번의 공개 경고 조치로 인해 앞으로 비방성 댓글을 다는 분들에게 주의, 경고 조치를 생략하긴 힘들 것입니다. 이번 조치가 선례로 작용할 테니 그동안 무통보삭제를 해왔던 댓글들도 주의나 경고 조치가 있어야겠지요.
모쪼록 다른 이의 감상글에 댓글을 다실 때, 글을 올린 분의 마음을 한 번만이라도 생각해 주셨으면 합니다.
이곳은 감상란이지 비평란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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