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캔커피
작품명 : Resolution
글을 오래 읽진 않았지만 짧은 시간에 인상을 남기는데 성공하는 작품으로 느껴집니다. 점점 읽을 수록 뭐랄까요, 마치 파도가 왔다 갔다 하면서 오르락 내리락 하며 그 소리가 들려오는 듯한 기분. 어머니의 등에 누워 있을 때 그 고른 숨결이 느껴지는 듯한 감상을 받았습니다.
제목에서도 조금 생각해보았지만, 법칙 이외에 더 잘 표현 할 수 있는 말을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더 좋은 말이 있다면 알려주셔도 좋습니다.
법칙성. 고른 숨결과 파도의 소리. 자연에는 그러한 법칙들이 존재하고 우리는 그 안에서 안온함을 느낍니다.
1234- 다음에는 5가 오는 것은 아주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때문에 글 쓰신 분은 결코 서두르거나 급하게 몰아치는 법이 없습니다. 차근 차근히 마치 어릴 적 동화책을 읽어주는 듯한 느낌으로, 등장 인물들의 생각을 감정을, 그리고 그 모든 것들이 얽힌 상황을 이야기 해주는 모습이 읽은 사람으로 하여금 편안함을 느끼게 합니다.
1234- 다음에 5가 오게하는, 논리로 이어지는 문장의 배열은 마치 글 안에서 어려운 수학적 문제들 속에서 노래하듯이 아름다운 유희를 펼쳐내는 주인공의 모습을 닮았습니다.
이를 테면 이런 식입니다.
'법은 일어서 외치는 자의 것이다. 유진은 일어서 외쳤다. 유진의 외침은 자유였다. 유진이 아니었다면 카이는 NSA의 노예가 되었을 지도 모른다.'
하나의 말은 다른 하나로 옮겨가며 파도의 파장이 전해지듯, 의미를 전달하고 변화하며 또 새로운 것을 인식시키는데 성공합니다. 물이 흐르듯, 하나의 화두는 또 다른 것을 증명하는 전제가 되며 그 증명은 또 다른 증명의 전제가 되어갈 것입니다. 카이가 춤추듯이 수학문제를 풀어내듯, 화자는 말과 말 사이에서 의미의 전달의 문제라는 무거움 속에서 즐겁게 유희를 즐기는 것만 같습니다.
이러한 문체로 설명하는 그 주인공들의 행동과, 말과, 감정에는 저마다 작은 이유와 결과들의 전개의 과정이 빠지지 않고 읽는 사람은 그들의 삶의 방식과 그 삶의 전개를 조금 더 가까이 서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천천히 따뜻한 캔커피를 마셨을 때 그 부드럽고 따뜻한 감촉, 넘어가는 모금 마다의 이어지는 울림. 캔커피님의 소설은 그 이름 그대로인 느낌으로 다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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