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감상

추천에 관련된 감상을 쓰는 곳입니다.



작성자
Lv.84 40075km
작성
20.07.21 20:45
조회
519

제목 : 쥐쟁이 챔피언

작가 : 노란커피

출판사 : 문피아


"자, 종합해 보자. 요컨대, 태양신의 성스러운 힘으로 지어진 헬름탑 아래는 사회의 온갖 똥 같은 쓰레기들이 한곳에 모인 변소같은 곳이라는 거네? 심지어 쥐쟁이(랫맨)한테도?"

미하일과 랫시가 동시에 대답했다.

""응!""

"존나 좋아. 완전 내 취향이야."

- "쥐쟁이 챔피언" 중에서


게임 폐인이 얼떨결에 증강현실 게임의 베타테스터로 채용되며 몰입감 쩌는 다른 세계로 들어가는 건 이제 저 도로를 가득 메운 이세계 환생트럭만큼이나 흔하다.

소설 주인공의 종족이 마왕, 도적, 괴물 초장이, 악마 등 문화다양성을 엄청나게 중시하는 세태인지라 사람 크기의 이족 보행 쥐 수인인 쥐쟁이(랫맨)가 주인공이 되는 것도 그닥 충격적이지는 않다.


하지만 신진대사가 워낙 활발해서 하루 정도만 굶어도 죽어버리는 설치류의 특성을 잘 반영한, 먹을 것에 그야말로 목숨거는 종족 특성을 잘 살려낸 것은 마음에 든다.

여기에 더불어 3단 우리에 고블린들을 가둬놓고 새끼만 낳게 만든다거나, 트롤을 산 채로 포박하고 살을 조금씩 뜯어먹는 고기 공장으로 만드는 지경에 이르러서는 굉장히 복잡한 심정마저 들게 된다. 피와 내장이 난무하는 고어 영화와 암탉 가득한 양계장과 어릴 적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돼지를 구멍 뚫린 상자에 넣고 키워서 살이 삐져나오면 계속 잘라먹는다"는 이야기가 중구난방으로 섞인 느낌이랄까.


문장력이 굉장히 우수하다거나 글의 전체적인 짜임새가 잘 구성된 소설과는 조금 거리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야기 자체가 꽤나 매력적인지라 흡입력이 있는 소설.

작가가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글을 읽으며 느껴지는 분위기는 뒷생각 안하고 (라기보다는 노빠꾸라는 표현이 더 적절하다) 점점 더 암울하고 디스토피아적인 세계 속으로 주인공이 "돌격 앞으로!"를 외치며 침식되는 모양새다.

중간중간 로그아웃을 하며 조금씩 쉬어가고는 있지만 그마저도 "내가 무릎을 굽힌 건 추진력을 얻기 위해서다!"라는 느낌.


100화에 거의 가까워지면서 주인공이 강해지고 새로운 영역으로 이동해서 다 때려잡고, 더 강해지는 패턴이 반복되는 거 아닌가 걱정도 조금 되기는 하는데 이건 조금 더 지켜봐야 할 듯.

사람에 따라서는 "고블린 학대를 멈춰주세요"라는 피켓이라도 들어야 하는 거 아닌가 싶을 정도로 좀 잔인하게 느껴지며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다.

하지만 호불호가 갈린다는 건 또 북두의권이나 매드맥스, 폴아웃같은 쌩마초 아포칼립스가 좋은 사람에게는 그만큼 가산점을 줄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개인적으로는 아프리카 초원에서 사자가 얼룩말 잡아먹는 장면이 평화롭게 보일 정도로 하수구 똥물에서 서로 뒷통수를 때려 잡아먹으며 "음식! 암컷! 권력!"를 외치는 쥐쟁이 무리를 보고 있노라면...


존나 좋아. 완전 내 취향이야. 


출처: 

https://blackdiary.tistory.com/1282

 [Blackdiary]


Comment ' 4

  • 작성자
    Lv.60 전자기파
    작성일
    20.08.09 18:46
    No. 1

    원래 장르문학은 주인공에 자신을 감정이입해서 대리 만족하는 겁니다. 그 어떤 독자도 자신이 쥐새끼가 되어서 고블린이나 잡수는 대리역할을 하고 싶지 않아 합니다. 글이 좀 더럽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84 40075km
    작성일
    20.08.10 14:50
    No. 2

    글쎄요.. 장르문학의 범위가 엄청나게 넓은데 "원래 ~하는 거다"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쉽게 정의내릴 수 있을거라는 생각이 들진 않네요. 주인공이 개고생하는 작품들도 많고, 심지어는 비극으로 끝나지만 명작 소리 듣는 작품들도 많은데 말이죠.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60 전자기파
    작성일
    20.08.10 21:35
    No. 3

    "원래" 이거 쓰면서 누군가가 분명 태클 걸꺼라고 생각했는데 글쓴이 일 줄이야..
    원래 이단어는 시작부터라는 뜻으로 사용했습니다. 암울했던 군사정권시절 무협지는 그런 시대를 벗어나기 위한 일종의 대리만족으로부터 시작했습니다. 주인공에 독자들이 빙의해서 대리만족을 느낀거죠. 지금은 여러분야로 세분화되서 다양한 작품들이 나오는데 그건 우리사회가 그만큼 다양화되고 있는 것을 반영하는 겁니다. 그러니 "원래"란 단어를 정의로 보지말고 그냥 시작부터라고 읽어주세요.
    더불어 글이란 읽게되면 필연적으로 독자의 심상에 이미지를 형성하게되어 있습니다. 당신이 추천한 글은 정말로 더러운 이미지를 독자들의 심상에 그리게 되죠. 쥐쟁이 글에서 악취가 납니다. 저는 그걸 지적한 것 뿐입니다.

    찬성: 0 | 반대: 1

  • 답글
    작성자
    Lv.99 솔리온
    작성일
    20.09.05 14:05
    No. 4

    주인공은 해맑지만 보면서 불편해지는 묘사가 많은것도 사실이죠. 하지만 본문에서 나온 요새 장르소설의 문화다양성? 이야기처럼 장르문학이 마냥 감정이입해서 대리만족하는 내용이라고 할수만은 없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찬성: 0 | 반대: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감상란 게시판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추천
29502 판타지 [중세 마법사의 생존일지] 작가님 한번 읽... +3 Lv.39 돌조각a 20.10.20 806 1
29501 감상요청 달빛의 말씀 감상 부탁드립니다. Lv.15 장편 20.10.04 214 0
29500 일반 높은 하늘의 한국인 - 최후의 연합함대 스... +2 Lv.74 [탈퇴계정] 20.08.24 675 4
29499 무협 삼재검법 클리세 그만~~ +20 Lv.97 네발개발 20.08.21 1,299 8
29498 판타지 판타지 한글 신화 감상 Lv.56 절망의만 20.08.19 374 0
29497 일반 약 빨고 쓰는 작품들에 대한 개인적인 견해 Lv.16 [탈퇴계정] 20.08.10 991 2
29496 무협 무협판 조커와 할리퀸 +1 Lv.33 별명맨 20.08.10 429 0
29495 기타장르 더 이상 자극적인 것은 없다. Lv.76 가우리요 20.08.09 435 0
29494 판타지 최강최악의 빌런, 소설 속 세상에 환생하다. +1 Lv.4 Victory1.. 20.08.08 378 0
» 판타지 쥐쟁이 챔피언: 포스트 아포칼립스에 어울... +4 Lv.84 40075km 20.07.21 520 3
29492 기타장르 내가 추천하는 글(수정) +36 Lv.99 구스타프 20.07.05 1,718 2
29491 스포츠 회귀자의 그랜드슬램 / 체육고 영재로 회귀... Lv.64 이제운 20.06.21 818 0
29490 무협 <무명소> - 반전과 정교한 짜임, 중... +1 Lv.17 hy****** 20.06.16 529 2
29489 일반 연재중인 소설들 주관적 기준 1~3티어 분류... +3 Lv.44 나이슈우 20.06.13 1,137 2
29488 현대물 전생천마(현철) 이계 내가 가 봤는데 별거 ... Lv.44 모든숲 20.06.03 474 1
29487 SF 철수를 구하시오 안타깝습니다.. +9 Lv.73 아하즈 20.05.28 1,575 7
29486 현대물 악몽을 먹는 작가!!!잼 잼 Lv.55 [탈퇴계정] 20.05.21 339 0
29485 현대물 전생하고 보니 크툴루 감상 +5 Lv.37 Scarecro.. 20.04.25 903 3
29484 현대물 댓글 막아두는 작가님은 다 이유가 있네요... +8 Lv.58 kerin 20.04.24 2,506 9
29483 현대물 작가님, 솔직히 말해봐요. 이거 쓰려고 업... Lv.15 천강호 20.04.21 1,338 0
29482 감상요청 무적 투명 드래곤 감상 Lv.8 만년백작M 20.04.13 763 1
29481 SF [함장에서 제독까지] 수작이지만 명작은 아님 +2 Lv.40 모튼 20.04.09 567 9
29480 기타장르 근육조선 (1부) - 살다 살다 이런 소설은 ... +3 Lv.28 슈가트 20.04.01 1,023 2
29479 판타지 전지적 독자시점을 읽고 있는데 +1 Lv.23 나의천국 20.04.01 835 0
29478 판타지 집사의 자격이 없는 주인공 +1 Lv.63 봄녘 20.03.30 345 6
29477 판타지 신의 스탯 Lv.4 fl****** 20.03.13 299 2
29476 판타지 1억번째 희생자 Lv.5 ar****** 20.03.03 389 3
29475 무협 흑천의 칼이 울어 - 흙수저로 처지를 비관 ... +2 Lv.74 as******.. 20.01.06 1,521 4
29474 무협 [ 전혁 ]작가님이 복귀하셨습니다 - 천마성... +4 Lv.49 Highrisk 19.11.10 1,135 1
29473 퓨전 (현대판타지) 은둔형 마법사 추천합니다 +7 Lv.49 파란곰팡이 19.08.26 989 7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genre @title
> @subject @ti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