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에 관련된 감상을 쓰는 곳입니다.
아무래도 아무리 번역이 잘됐다고 해도 원어의 미묘한 감을 느끼기에는 부족한 감도 있고... 또 하나는 오래 읽을 수 있어서 좋습니다(펑 ^^;)
출퇴근 시 지루할 때 라이트노벨을 많이 읽는데, 아무래도 같은 내용이면 원어쪽이 1.5~2배 정도 시간이 더 걸리거든요.
게다가... 좀 유치한 대사들이 있을 때, 한국어로 읽을 때보다 다이렉트하게 이미지로만 받아들일 수 있어서 덜 유치해보입니다. ^^; (열혈 대사라던지, 연애 대사라던지... ^^;)
그래서 구할 수 있는 것들은 가능한한 원본으로 보는 것을 선호합니다. 읽는 것 만이라면 그다지 고생없이 즐길 수 있는지라.... ^^
번역이... 대상 언어를 잘 아는 것보다 우리나라 말을 잘 해야 한다는 걸 뼈저리게 느끼는 경우가 많지요. ^^; 일 때문에 일본쪽의 메뉴얼을 번역하거나 이쪽 메뉴얼을 일본어로 번역하는 경우(사실 이건 본업은 아닙니다만... ^^;) 이 종종 있는데, 이런 기계적인 텍스트가 아니라, 가끔 소설이나 만화를 번역하다보면 정말 제 한국어 능력에는 참 눈물만 나게 된다는... T_T
번역하시는 분들이 대단하다는 걸 세삼 느끼기는 합니다. 저도 그래서 원본을 먼저 보고 번역본을 구해서 보는 경우도 가끔 있지요. 소설보다는 만화가 많기는 합니다만... ^^;
그렇죠. 역시 번역은 국어가 중요하죠. 외국어 해석이야 열심히 공부하고 사전 뒤지면 다 나오지만, 그걸 문맥에 맞게, 분위기에 맞게, 뉘앙스 살려가며 번역한다는 건 정말 고난이도 작업이니까... 근데 문제는 그런 국어실력이 하루아침에 배양되는 게 아니라는 거겠지요. 기술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언어센스 쪽이 중요한 것 같기도 하고.
저도 가끔 블로그에서 일어 소설 단편을 번역하곤 하는데(카논이나 월희 팬픽션 같은 거) 짧은 글임에도 작업 중에 수십번은 고민하게 되더군요. 그러고도 결과물은 전혀 만족스럽지 않으니... 어렸을 때는 번역가를 꿈꾼 적도 있었는데, 지금은 능력부족을 느낍니다. ^^;
소봉님//
그건 아닌 듯 하네요. 일본문화를 다년간 접한 사람이라면 자국어를 받아들이는 것과 거의 차이없이 직관적으로 일어의 뉘앙스를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전 일어 원서를 읽을 때 물론 머리 속에서 해석과정을 거치긴 합니다만 거의 일어의 느낌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허접한 제 실력으로도 그러하니 일어 잘하고 일본문화에 익숙한 이라면 거의 일본인이나 다를 바 없을 것 같네요.
제 경우 비록 시간은 걸리지만 원서 읽으면 훨씬 더 원작의 맛을 깊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번역해서 출판하는 경우 아무래도 국어식 맞춤법의 제한이 있게 마련이고, 표현의 한계도 있고, 문맥상의 부드러움을 위해서 피동/사동문을 능동문으로 바꾸거나 하는 경우도 많고... 일어 특유의 문법이나 분위기를 국어식으로 변환하는 과정에서 원문 느낌의 많은 부분이 소실되기 때문에, 가능하면 원서를 읽는 편이 원작의 맛을 느끼기엔 나은 것 같군요.
음. 사람 나름이 아닐까 싶은데요. 전 아무래도 번역본을 읽어보면 원문 내용이 유추가 되서 그닥 집중을 할 수가 없더군요. '이건 이런 번역이 나았을텐데' '이건 역시 한국어로는 번역이 안되는군' 등등.
위에도 적어놨듯 열혈물이나 연애물 같은 경우는 한글로 번역하면 유치해서 못보지만 원어라면 나름 읽을만합니다. 뭐 그게 원래의 느낌을 희석시키는 것으로 해석하는 분들도 있을테고, 컨텐츠가 원한 느낌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걸로 해석하는 사람도 있을테구요.
군대 있을 때만 빼고는 일본어 텍스트를 하루 2시간 이상은 소모한 입장으로써는 원서 선호. 특별히 외국어를 잘하지 않는 친구들도 영문학본의 경우는 원어본을 선호하는 경향이 짙더군요.
소봉님//
저는 프로스트울프클랜을 미국인이 받아들이는 것과 비슷한 느낌으로 읽을 수 있습니다만. 마찬가지로 일어 역시 일본인이 일어를 읽는 것과 비슷한 감각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고요.
번역본의 장점은 자기가 번역을 잘 할 수 있다면 얼마든지 대체 가능합니다. 반면 원서의 장점은 번역본을 통해서는 도저히 유추해낼 수가 없죠. 왜냐하면 번역의 과정이 자신이 아닌 완전한 타인의 감성에 의거해서 이루어지기 때문입니다.
번역본이 원서보다 더 높은 가치를 지니는 것은 두가지, 그 외국어 능력이 모자라서 번역본이 필요한 경우와 번역자의 능력이 매우 뛰어나서 원문의 맛을 완벽하게 살리면서 동시에 국어의 묘미를 가미한 경우라고 봅니다. 번역본의 존재이유 중 95%는 전자 때문입니다. 후자의 '뛰어난 번역자'는 지극히 드물죠.
Comment '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