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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에 관련된 감상을 쓰는 곳입니다.



Comment ' 20

  • 작성자
    Personacon 금강
    작성일
    06.06.11 15:16
    No. 1

    대단히 정성들여서 쓰셨네요^^
    제게 지금 그 책이 다 있습니다...
    다시 보긴 시간상 어렵겠습니다만. 정말 광풍노도와 같은 흐름을 가진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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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14 한빈翰彬
    작성일
    06.06.11 15:25
    No. 2

    스크롤의 압박.
    하지만 다 읽었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2 Pebble
    작성일
    06.06.11 15:44
    No. 3

    중 3 때 읽은 기억이 나는데 이리 정확히 기억하시다니 대단하십니다.
    저도 나름대로는 그 이후로 제법 많은 무협소설을 읽었다고 생각하는데 그 많은 소설 중에서도 재미 하나는 손으로 꼽을 정도입니다. 어린 시절 상당히 엽기적인 내용으로 인해 더욱 기억에 남아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제가 기억하기에는 하선재와 난지,민옥교는 어렸을 때 한세궁주에 의해 납치되어 처음 만났다가 난지, 민옥교의 활약 덕분에 탈출한 후 잠시 민옥교의 집에 의탁했던 것으로 어렴풋이 기억이 나며, 하선재가 절벽 아래로 떨어질 때 처절하고 요사스런 웃음소리와 함께 소설이 마녀로 돌변하던 장면이 아직도 섬뜩한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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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99 천미명
    작성일
    06.06.11 16:45
    No. 4

    저도 아주 재밌게 본 책입니다. 을재상인님이 쓴 세작품 팔만사천검법,혈검마경인,혼천일원장. 세작품 다 굉장히 특이하고 기억에 남는 작품입니다. 팔만사천검법은 세번,혈검마경인은 두번,혼천일월장은 7번정도 봤습니다. 혈검마경인을 최근에 다시 보고 엄청 실망했었는데 혼천일월장은 다시 보고 싶습니다.사악하기가 하늘을 찌르는 히로인,보법의 위대함(용대운님의 도왕이 비슷),마음약하고 수시로 타락하곤하는 주인공에 반해 똑똑하고 딱부러지는 여주인공들,조직을 만들어 대적하는것, 무엇보다도 장공 검법 지공 보법 무공의 밸런스 조합이 아주 훌륭했던 작품이었던거 같습니다. 기회되시면 혼천일월장도 꼭 한번 봐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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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29 룰루랄라
    작성일
    06.06.11 16:53
    No. 5

    저는 아마 95년 작을 본것 같군요 삼정마검이란 제목으로 보았으니까요.

    그 당시 많은 무협을 보면서도 기억에 남은 몇 안되는 작품이죠.

    재미있게 보았는데 총등학교 때 봐서 그런지 대체적인 것만 기억하고

    있었는데 오늘 이렇게 줄거리를 다시 보니 감회가 새롭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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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8 火靈
    작성일
    06.06.11 18:29
    No. 6

    이책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
    꼭 한번 읽고 싶었는데
    도저히 구할 방법이 없네요^^;;

    어디서 재간한다는 소식 같은건 없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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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36 미갈
    작성일
    06.06.11 19:56
    No. 7

    이책어디있는지 알아요 지금도 있는지 모르지만 구의역에서 있는 만화가게가 있는데 거기에 삼절마검이라는 책으로 6권있어요 저는 재미가있어서 두번이나 읽은책 이러한 책이 또나왔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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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06.06.11 21:43
    No. 8

    읽고 싶어 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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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99 앙신과강림
    작성일
    06.06.11 22:44
    No. 9

    진짜 오래전에 봤던 팔만사천검법
    그 때는 무슨 초식이 이렇게 많이 필요할까?
    다 쓰기는 할까?
    하고 보기 시작했던 책인데
    그 시절에 나온 책중에서 참 잔인했던 책이지요
    히로인들은 다 죽이고 그것도 잔인하게
    주인공 하선재였나?
    하는 행동보고 답답해서 가슴치며 본 기억이 새롭네요
    아뭇튼 그 시절 책으로는 파격적인 책이엿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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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99 앙신과강림
    작성일
    06.06.11 22:48
    No. 10

    전 꼭 다시 보고싶은 책이
    혈해등룡과 낙성추혼입니다
    어디있다면 꼭 보고싶군요
    한25년전에 봤던 명작들
    아 보고 싶어라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극동사
    작성일
    06.06.12 03:03
    No. 11

    페블님 페블님의 말씀을 들으니 하선재가 난지 등과 어떻게 만났는지 이게 기억이 나네요. 감사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0 연쌍비
    작성일
    06.06.12 05:04
    No. 12

    중학생 시절에 박스무협 대본소에서 읽었던 기억이 나네요.
    참으로 처절했다는 인상이 아직까지 남아 있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코드명000
    작성일
    06.06.12 10:00
    No. 13

    이야 ~ 오랜만에 들어보는 그리운 이름이로군요
    팔만사천검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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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54 소이불루
    작성일
    06.06.12 10:48
    No. 14

    정말 충격적이었죠. 솔직히 이렇게 보면 말도 안되고 짜증이 나지만 한 번 읽으면 스 흡입력이 장난 아니었습니다. 다시 한번 보고 싶군요. 팔만사천검법... 근데 을지상인이 저자 아니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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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1 파라오
    작성일
    06.06.12 15:51
    No. 15

    히로인을 모두 죽이는 이 책을 보면서, 냉하상 류의 작가가 또 있구나 하고 생각했던 기억이 납니다. 냉하상의 어느 작품에서는 최후의 결전에서 악당이 주인공 앞에서 한칼에 히로인 4, 5 명을 날리는 장면도 나오지요. 몇년간 유린을 한 끝에... 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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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69 하늘의땅
    작성일
    06.06.13 02:17
    No. 16

    냉하상님 보다는 을지상인님이 더 오래된 분 이실텐데요? 냉하상님이 뒤를 이었다면 몰라도.. 긁적긁적.. 딴지걸기~. 휘리릭~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앙신과강림
    작성일
    06.06.13 02:54
    No. 17

    냉하상님이 늦게 책을 쓴거 맞아요
    을지상인님이 선배죠^^
    그리고 냉하상님 글이 항상 비극적이진 않아요
    풍야 였던가?
    해피앤딩도 많았죠
    여러 가인들과 행복하게 잘 살았다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쿠쿠리
    작성일
    06.06.13 11:43
    No. 18

    저기, 을재상인, 을지상인이 아닌 을제상인 아니던가요. 워낙 강하게 남은 이름이라...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15 愼獨
    작성일
    06.06.13 11:47
    No. 19

    답글이 안되는군요.. 리플양에 제한이 없기를 바랄뿐..

    제 하드에 스크랩이 되어있는 좌백님의 글입니다.
    출처가 어디인지 언제 스크랩했는지도 모르겠네요 -_-;
    문제가 되면 삭제하겠습니다.

    ----------------

    한국무협사 - 걸작을 찾아서 2 - 팔만사천검법

    을제상인(乙齊上人)의 <팔만사천검법>

    1.
    한국무협 중에서 가장 많이 팔린 것은 어느 것일까?
    현재로서는 금강이 쓴 <발해의 혼>이다. <발해의 혼>은 정신세계사에서 3만 5천
    부를 팔았고, 10년이 지난 올해 시공사에서 다시 1만부를 재간했다.
    그 다음으로는 사마달과 유청림이 공저로 낸 <대도무문>이다. 업계의 소문으로는
    대충 권당 2만에서 3만 사이로 팔았다는 것 같다. 그 다음이 용대운의 <태극문>
    인데 권당 1만 5천부를 판 것으로 알려졌다.
    이상의 책들은 80년대 후반과 90년대에 서점용으로 만들어진 것들이다. 그러면
    대여점이 없던 시기, 대본소를 상대로 해서만 책을 내던 시절, 80년대 무협의 전
    성기라고 불리던 그때는 얼마나 팔았을까?
    당시에 활동했던 작가 한 분의 말씀으로는 가장 많이 팔렸던 것이 사마달과 검궁
    인 공저작품으로 대략 8천에서 9천 사이라고 한다. 당시의 사대작가라고 지칭되
    던 금강, 야설록, 서효원이 그보다 몇 백, 혹은 천부쯤 아래였다고도 한다.
    그렇다면 그 전 70년대에는 어땠을까?
    아쉽지만 그때의 기록은 모른다. 하지만 이제부터 이야기할 을제상인의 작품으로
    대충 짐작해볼 수는 있을 것이다.

    2.
    을제상인의 본명은 김대식(金大植). 1952 년 부여 출신으로 오늘의 문학 편집장,
    주부문학 주필, 중국국술 교사 등을 역임했고, 현재 선교해동현녀문파(仙敎海東
    玄女門派) 선생(先生)이며, 삼교삼현파(三敎三玄派)의 도사(道士)다. 즉, 문인이
    고 종교인인 셈이다.
    초기 중국무협 번역가나 한국무협 소설가 중에는 이런 사람들이 여럿 있었다. 정
    식으로 등단한 소설가인 사람도 있고 출판계에 종사하는 사람도 있었다. 그래서
    당시의 번역본들에는 문장의 향기가 느껴지는 것들이 여럿 있었던 것인지도 모른
    다.
    필자는 을제상인을 5년 전에 두 번쯤 만난 적이 있었다. 그때 여러 가지 이야기
    를 들었는데, 오늘 할 이야기는 그 중 일부분에 근거를 둔 것이다.
    여기 쓰는 글들은 관계자의 기억 외에는 따로 남은 기록이 없는 한국무협사에 초
    보적인 기록으로서 쓰고자 하고 있다. 그런 바에야 가능한한 정확하게 옮기지 않
    으면 기록으로서의 의미가 없기 때문에 임의로 가감하지 않고 되도록 들은 대로
    아는 대로 쓰고자 하는데, 그 과정에서 거명된 분들에게 욕이 되는 이야기도 있
    을 수 있다.
    그래서 미리 당부 드리는 것이지만 부디 지금의 잣대로 평가하려고 하지말고 당
    시의 상황을 생각해서 읽어달라는 것이다. 저작권이라는 개념은 현대에 와서야
    생긴 것이다. 무협소설에서의 표절이 나쁜 거라는 생각은 90년대에야 공론화 되
    었다. 그 전에는 무협소설이 중국무협의 일부 장면들을 흉내내는 것은 무협이 무
    협답기 위해 당연히 하고,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되었었다. 지금은 아니지만.
    을제상인을 만났을 때 처음으로 충격을 받은 것은 “창작무협계에서 공장을 만든
    건 내가 처음이야”라고 당당하게 말하는 것이었다. “전부 애들 시켜서 쓰게하
    고 나는 감독을 했지. 내가 직접 쓴 건 <팔만사천검법>, <혈검마경인>, <혼천일
    월장> 세 개 뿐이야”라는 말을 들었을 때도 그랬다.
    공장이라는 것은 전회에도 설명했지만 사무실 체제를 말하는 것이다. 다수의 문
    하생, 혹은 아르바이트생을 두고 작가는 공장장처럼 감독하고 평가한다. 그렇게
    생산된 작품을 출판사로 보내고 받은 고료를 월급 주듯 분배한다. 이걸 공장체제
    라고 부르는데, 을제상인은 번역이 아닌 창작무협계에서는 처음으로 공장을 만들
    었다는 것이다. 이 체제는 지금도 유지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그 이야기는 나
    중에 하자.
    어쨌든 을제상인은 공장체제를 운영했다는 것을 전혀 나쁜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
    고, 따라서 부끄러워하지도 않는다. 단지 그 결과는 신통치가 않았다는 것을 인
    정한다.
    그렇게 해서 을제상인이라는 이름으로 거의 80여 작품을 내보냈지만 인기가 있고
    잘 나간 것, 그리고 아직까지 독자들의 기억에 남은 것은 본인이 직접 쓴 세 작
    품뿐이었기 때문이다.

    3.
    어떤 이유로 그렇게 되었는지는 모르겠으나(사실은 한 가지 이유밖에 없을 것이
    다. 즉 돈이 된다는 것 말이다. 지금도 이름을 말하면 알만한 소설가들이 다른
    사람의 이름으로 무협소설을 써내고 있다는 것을 나는 안다. 우리나라에서는 글
    만 써서 먹고살기에는 쉽지 않다. 무협소설계는 그런 점에서 아직은 장사가 된다
    고 볼 수도 있겠다.) 김대식씨는 무협소설을 써서 와룡생 이름으로 냈다. 초기에
    는 선우인이라거나 사공영 등의 번역자 명을 쓰다가 나중에 을제상인이라는 필명
    을 만들어서 번역자 이름으로 사용했다. <팔만사천검법>도 이때 나왔다. 와룡생
    저, 을제상인 역이라는 이름으로.
    이게 히트했다. 본인의 증언으로는 이렇다.

    책을 내고 두 세 달이 지났는데 평소 거래하던 출판사가 아닌 다른 곳에서 나를
    찾았다. 전번에 낸 <팔만사천검법>이 당시로서는 공전의 히트를 했다는 거다. 당
    시 보통 700질에서 잘 나가야 1천질 정도가 팔렸었는데, <팔만사천검법>은 그 3~
    4배가 나갔다고 한다. 그래서 번역이 아니라 창작자로 이름을 붙이게 됐고, 출판
    사도 옮겼다.

    공장체제로 운영하게 된 것은 그 이후의 일이다.

    4.
    한국무협사를 생각하면 실제로 판 것에 비해 영향이 크다고 기억할만한 작품이
    있고, 많이 팔린 것에 비해 그 영향은 별로 없었던 것이 있다.
    대강 정리하자면 이렇다.

    김광주의 <비호>가 한국에 무협소설을 알렸다.
    와룡생의 <군협지>가 당시 50만부(아마도 권일 것이다) 팔리면서 무협소설 열풍
    을 불러 일으켰다.
    상관정의 <침사곡>이 무협소설의 대본소 시절을 시작했다.
    을제상인의 <팔만사천검법>이 창작무협시대를 열었다.
    사마달의 <절대무존>과 금강의 <금검경혼>이 80년대 무협의 시작을 알렸다.
    용대운의 <태극문>이 90년대 무협의 토대를 만들었다.

    앞서 언급한 <발해의 혼>과 <대도무문>은 판매부수 1, 2위라는 기록에 비해 그
    영향력은 크지 않다. 물론 기준이 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이 경우 사적(史的)
    으로 봐서 하나의 경향을 만들어내었는가, 또 그 신호탄이 되었는가를 기준으로
    보았기 때문이다. <발해의 혼>과 <대도무문>은 그런 면에서 이후에 후속으로 인
    정될만한 경향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단발성으로 끝났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태극문> 이후에 인정할만한 변화를 보인 작품이 있다면 그건 <묵향>이 아닐까
    생각되기도 한다. 환타지 무협이라는 조류의 시발점이 된 작품이기 때문이다. 하
    지만 아직 완결이 되지 않았고, 환타지 무협이라는 조류 역시 이제 막 시작된 것
    이기 때문에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을 것이라 생각되어 위에 포함시키지는 않았
    다.

    한 편 을제상인의 <팔만사천검법>, 사마달과 금강의 작품, 용대운의 <태극문>은
    한국무협 창작작가의 세대구분 기준이 되기도 한다. 을제상인으로 대표되는 창작
    1세대와 사마달, 금강, 사대작가, 혹은 십대작가로 분류되는 창작 2세대, 그리고
    용대운 이후의 창작 3세대를 말하는 것이다.
    물론 이것은 내 분류다. 다른 분들, 예컨대 금강을 위시한 80년대 작가들은 그들
    이 창작 1세대라고 생각한다. 그 이전의 작가들은 번역자라고 보기 때문이다.
    내 기준의 창작 1세대 작가들을 나는 을제상인, 이연제, 박영창과 천검상인으로
    생각하는데, 실제로 이들 중에는 번역작을 주로 한 분들이 있고, 또 작품 중 상
    당수가 번역물이기도 하다. 그러나 적어도 그들의 대표작은 창작물이라는 점에
    서, 그리고 와룡생의 이름에서 벗어나 자기의 필명으로 활동했다는 점에서 창작
    1세대라고 불러도 좋지 않은가 하는 것이 내 의견이다.

    5.
    작품 이야기를 하자.
    <팔만사천검법>의 원본은 구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하지만 1995년 중국무협을
    전문으로 내는 모 출판사에서 <삼절마검>이라는 제목으로 재간을 했기 때문에 이
    건 혹시 구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2부작으로 구성이 되어 있는데 1부는 와룡생
    이 쓴 것이고, 2부는 을제상인이 쓴 것이라고 책에 나와 있지만 둘 다 을제상인
    이 쓴 <팔만사천검법>을 그렇게 두 부분으로 나눠서 낸 것이다. 원래는 작가의
    허락도 받지않고 냈다가 작가가 항의하자 배상하고 타협했다고 들었다.
    그가 쓴 <혼천일월장>과 <혈검마경인>이 다 이런 식으로 재간이 됐는데, <혼천일
    월장>은 같은 이름으로, <혈검마경인>은 <군자풍류>라는 제목을 달았다. 대여점
    같은 곳에서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을제상인이 쓴 세 작품에는 작가가 숨겨놓은 표시가 있다. 그건 그림 귀퉁이에
    화가가 남긴 일종의 싸인 같은 거라고 생각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즉, 그의 작품
    세 개에서는 모두 구천현녀를 모시는 현녀묘(玄女廟)가 나온다는 것이다. 이건
    아마도 작가가 지금 선생으로 있는 종교단체가 현녀교인 것과 무관하지 않을 것
    이다.
    <혼천일월장>의 경우에는 아예 거기서 시작하는데 다른 두 작품에서는 어디에 나
    오는지 한 번 찾아보시라.

    6.
    <팔만사천검법>의 내용을 보자.


    주인공은 하선재다. 그는 전대의 대마두들인 소마 하선초와 장백신군 사이에서
    태어났다. 그러나 아버지는 전대의 천하제일고수 금검령주에게 죽고(죽었다고 알
    려진다. 그러나 사실은 죽지 않고 나중에 다시 나타난다), 어머니 밑에서 온갖
    구박을 받으며 자란다(어머니도 하선재 앞에서는 죽은 것으로 나오는데, 나중에
    다시 나타난다. 이래서 줄거리를 말하기 매우 복잡하다). 이 금검령주의 독문절
    기가 바로 팔만사천검법인데, 주인공이 익히게 되는 삼절검법과는 상극이다.
    제목이 삼절검법이 아니고 <팔만사천검법>인 것은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하는
    데, 팔만사천검법이란 주인공이 끝내 당하지 못하고, 배우지도 못한 무공이며 그
    무공을 익힌 여인들 역시 그의 것이 되려다가 안 되고 만다는 점은 이루지 못하
    는 어떤 소망을 상징하는 것이 아닐까?
    또한 그가 익힌 삼절마검이 마도의 무공으로 괴이하고 편벽한 것에 비해 팔만사
    천검법은 정도의 무공이라는 점에서, 그리고 위의 이유와 연결되어 주인공의 열
    등감, 세상에 대한 박탈감 같은 것을 상징하는 것은 아닐까?

    장성한 후 하선재는 우연히 삼절검법과 삼절마검을 얻게 되는데, 전대의 천하제
    일마두인 삼절마군의 무공과 무기였다. 그리고 여러 가지 기연을 거쳐 고수가 되
    는데, 그 와중에 은하군주라는 여인을 만났다는 사실은 기억해두자.
    그 후 그는 금검령주의 큰딸인 난지에게 첫 눈에 반해 따라다니게 된다. 난지는
    처음에 그를 무시하다가 모종의 이유로(사실은 하선재의 어머니를 상대하기 위해
    선데, 사연이 복잡하게 얽혀있어서 쉽게 설명하기 곤란하다) 그가 필요해지자 정
    사를 나누게 된다. 그녀는 하선재를 마치 벌레처럼 싫어하는데, 그와 정사를 나
    누는 도중에도 그가 자신을 범하고 있다는 생각에 그를 증오하며, 반드시 죽이고
    말겠다고 결심을 한다. 그러나 나중에 그를 절벽에 밀어뜨려 버리고 돌아서며 자
    신의 뱃속에 그의 아기가 잉태되었음을 알게된다.
    그후 그녀는 하선재에게 호감을 갖게되지만 그게 사랑으로 발전되기도 전에 금검
    령주의 둘째딸, 즉 자신의 동생에게 죽게된다.
    금검령주의 둘째딸 봉아는 원래 마음이 고운 처녀로 하선재를 좋아했는데, 하선
    재의 어머니가 과거 금검령주에게 건 저주에 당해서 걸린 저주로 미치게되어 마
    녀로 변해버렸다. 언니인 난지를 죽이고 졸개들에게 시신을 욕보이게 한 뒤 그
    심장을 꺼내 하선재에게 먹이는 엽기적인 일을 저지르는 것이다.
    하선재 역시 봉아에게 당해 마성에 물들어 버리는 바람에 봉아를 따라다니며 악
    행을 저지른다. 그러다가 하선재의 친부인 장백신군이 나타나서 그를 구출하고,
    자신은 봉아에게 죽는다. 금검령주 역시 자신의 딸인 봉아에게 죽고, 천하에 봉
    아를 막을 사람은 아무도 없어 마녀의 지배로 들어가는가 했는데, 앞에서 말한
    은하군주의 신통력이 발휘된다.
    그녀는 병으로 죽어가면서 마지막으로 자신의 초상화를 그리고, 거기에 모종의
    조화를 부려서 봉아에게 걸린 저주를 풀어주는 것이다.
    저주가 풀린 봉아는 하선재의 품에서 죽고, 하선재는 자신을 사랑하던, 혹은 자
    신이 사랑하던 모든 여자를 잃고 강호를 떠나 은거하면서 이야기는 끝난다.

    이렇게 줄거리만 말하면 대단히 엽기적이라는 이미지밖에는 남지 않는데, 그래서
    오래 전에 본 사람들도 이 작품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다.
    주인공 주변의 사람들 중에서 죽지 않는 사람이 없고, 하나같이 비참하게 죽는
    다. 그리고 그중 상당수는 직, 간접적으로 주인공 때문에 죽는다.
    사건을 해결하는 데 주인공의 역할은 거의 없다. 결말조차도 이미 죽은 여자의
    황당한 조화에 의해서 이루어진다. 그래서 읽기 쉽고, 이해하기 편한 여타의 무
    협소설에 길들여진 독자들은 이 작품을 보고는 이를 갈 정도로 싫어하고는 하는
    모양이다.
    그런 점을 생각하면 잘 쓰긴 잘 쓴 글인 셈이다. 진정으로 좋아하게 만들거나 싫
    어하게 만드는 것은 어지간히 잘 쓰지 않으면 힘든 일이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졸작은 기억에조차 남지 않는다.

    7.
    을제상인은 자신이 글을 쓰는 방식에 대해서 “슬픈 내용을 쓸 때는 눈물을 흘리
    면서, 억울한 내용에서는 이를 갈면서 썼다”고 말했다. 감정이입이 된 상태에서
    썼다는 건데, 독자에게도 그 감정이 전달되고 있는 듯하다. 을제상인의 글은 그
    래서 독자를 흥분시키고, 몰입하게 만든다.
    <팔만사천검법>은 세상의 부조리에 대한 분노, 운명에 대한 적의가 담겨있다. 삼
    마의 저주와 주인공의 비극적 운명은 마치 세익스피어의 <맥베드>를 연상케 하는
    것이다. 지금 다시 봐서 재미있을 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한 가지, 이 작품과
    작가는 한국무협사에 기록될 가치가 있다는 것만은 확실하다.

    좌백([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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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1 白露
    작성일
    06.06.19 01:59
    No. 20

    위의 자료는 아이무림에 있는 자료입니다. ^-^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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