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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만사천검법

작성자
Lv.1 극동사
작성
06.06.11 13:47
조회
4,861

작가명 : 김의민

작품명 : 팔만사천검법

출판사 : ?

지금으로부터 23년전 충청도 한 시골의 중학교 1학년 시절 어느날 친구가 읽고 있는 처음 보는 형태의 책을 우연히 접한 이후 저도 무협의 세계에 발을 들여 놓게 되었습니다. 당시 친구가 보던 무협지를 빌려서 그야말로 밤을 새워 보았던 기억이 새롭네요. 얼마나 재미있고 가슴이 두근거리던지. 첫 무협지 제목이 아마도 "쌍검혈해"였죠. 용모가 추해 사랑을 얻지 못하고 좌절하다 기연을 얻어 천하제일의 고수가 된다는 내용이었는데 첫 작품이라 그런지 아직도 기억에 남는 내용들이 몇몇 있네요. “천년영지”, “고루객”, “음총삼절장”, “공래파를 평지로 만들리라” – 지금은 공래파라는 것이 사라졌지만 당시에는 공래파를 사용하는 무협지가 있었습니다. 고루객은 당대의 제일 고수였는데 공력이 80년 정도였죠. 요즘처럼 몇 십 갑자의 공력.. 대비 좀 더 현실적이었던 것 같아요 (어차피 가상의 세계에 좀 더 현실적이라는 말도 우습군요).

각설하고 이렇게 무협의 세계에 발을 들여 놓은 지 일년 정도 지났을 때 얼마 되지 않는 무협 경력으로 비춰 보아도 당시 여타 작품과는 다소 다른 충격적이 작품을 만나게 되었는데 바로 오늘 소개해 드릴 “팔만사천검법”입니다. 지금도 기억이 선하군요. 예전에 비슷한 시점에 이 책을 보신 분 들이 많이 계시겠지만 혹시 책 표지의 색깔이 무엇인지 기억 나시는지요? 100% 자신은 없지만 오렌지 색깔이었고 세로로 한자로 “八萬四千劍法”이라고 써 있었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팔만사천검법이 3권, 속팔만사천검법이 3권 해서 총 6권으로 되어 있는데 전자는 와룡생, 후자는 김의민씨가 저자라고 되어 있지만 기실은 모두 김의민씨가 저자입니다.

내용은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완벽하게 기억이 나질 않네요. 대강의 줄거리는 기억 나는데 어떤 상황에서 “왜 그랬지” 하는 부분들이 기억이 나질 않습니다. 그래서 군데군데 이상한 부분이 있겠지만 최대한 기억을 살려 내용을 요약을 해보겠습니다. 틀린 부분이 있더라도 너그럽게 봐주시기 바라며 최소한 지금까지 작성된 어떤 감상평 보다 내용면에서 더 정확함을 자부합니다 (이 책에 대한 내용을 혹시 볼 수 있을까 싶어 인터넷을 뒤져 봤고 몇몇 감상평을 보았지만 내용의 정확성이 좀 떨어지더군요. 그래서 제가 감상평을 작성할 생각을 하게 된 것입니다)

주인공의 이름은 하선재. 그에 대한 출신 배경에 대한 설명은 없습니다. 고아로 알려져 있고 선재라는 이름으로 미루어 불가에서 그를 키웠을 것이라는 추측 정도였죠 (관세음보살을 보필하는 동자가 선재동자인데 아마 이를 두고 하는 말인 것 같습니다). 왜 강호를 떠도는지에 대해서는 불분명한데 하여튼 강호를 떠돌다 우연히 전대 고수가 남긴 삼절마검이라는 무공을 얻게 되며 이 무공을 통해 제법 고수로서 행하게 됩니다. 하선재의 성격은 정사 중간으로 어떤 때는 협의의 일을 하기도 하지만 어떤 때는 마음 내키는 대로 행동도 하여 자연히 강호의 고수들과 충돌을 일으키게 되고 당대 천하제일고수인 금검령주의 주의를 끌게 되고 역시 무공이 높고 신비한 천원관의 사람들과 시비가 붙게 됩니다. 여기서 잠깐 무공에 대해서 짚고 넘어 가면 당시 강호에는 4개의 절정 내공이 있었는데 바로 태양공, 태음공, 소양공, 소음공입니다. 금검령주는 바로 태양공을 대성하였고 천원관주 민성학은 소양공을 대성했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하여튼 천원관주의 아들인가와 (이 사람 역시 소양공의 고수) 대결을 했는데 패했던 것으로 기억되고 패한 후 은하군주라는 정체불명의 여자에게 구함을 받게 됩니다 (죽임을 당할 순간에 구함을 받은 것은 아니고 패한 후 대결장에서 어떤 이유로 빠져 나와 어디론가 가다가 어떤 장원에 가게 되고 거기서 이 은하군주를 만났던 것 같습니다). 은하군주는 몹시 병약하고 행동거지가 신비한 소녀였는데 어찌된 일인지 하선재에게 “팔만사천검법”이라는 검법을 줍니다. 그러나 하선재는 이미 삼절마검이라는 검법을 알고 있고 팔만사천검법이 별로 특출나 보이지도 않아 이를 연마하지 않고 은하군주와 작별을 하게 됩니다. 여기서 천원관주의 딸인 민소저와도 알게 되죠.

이후 금검령주와 조우하게 되고 (왜 조우했는지 기억이 나질 않는데 아마도 하선재의 일부 악행에 대해 하선재를 응징하려고 금검령주가 하선재를 찾아 다녔던 것 같습니다) 무공이 미치질 못해 금검령주에 붙잡히게 되고 금검령주의 거처에 연금되는 신세가 됩니다. 그러나 거기서 하선재는 금검령주의 두 딸을 만나게 됩니다. 바로 첫째 딸인 난지와 둘째 딸인 벙어리 소녀 소설이지요.

난지는 매우 아름답지만 냉냉하고 차가운 여자이고 하선재에 별 관심이 없고 차갑게 대하죠. 난화산수라는 절세의 무공을 가지고 있는 고수입니다 (난화산수는 출수할 때 마다 쩌러렁 하는 금속성의 소리가 나는 것으로 묘사되고 있습니다) 그러다 하선재가 가진 무공 중에서 자기가 꼭 필요로 하는 무엇인가가 있다는 것을 알고 그것을 얻기 위해 하선재에 가식적으로 잘 대해 주게 됩니다 (하선재가 원래 알고 있던 무공에서인지 아니면 금검령주가 하선재에 무엇인가를 주었는데 그것이 필요해서였던지가 아리송합니다). 하여튼 급기야는 원하지 않는 정사를 갖게 되고 결국 난지는 하선재에게서 필요한 것을 얻습니다. 소설은 무공을 전혀 하질 못합니다.

여기서 잠깐 하선재와 소설의 출생에 대해서 말씀 드립니다. 하선재의 어머니는 (이름이 하선초였고 천원관주와도 어떤 관계가 있었는데…천원관주가 아버지였던가…아..기억이..) 전대 대마녀로서 곡마 소마와 함께 삼마의 일원이었습니다 (왜 마녀가 되었는지는 기억이 나질 않습니다). 악행을 일삼다 결국 금검령주와 충돌하게 되고 금검령주의 십이성 태양신공에 의해 진상 삼마 모두 죽음에 이르게 됩니다. 삼마는 죽어가면서 “이백접혼공”이라는 대법을 사용 금검령주에 저주를 거는데 벙어리 딸을 낳게 될 것이고 그에 의해 죽음을 당하게 될 것이라는 내용이죠. 이 이백접혼공이라는 것이 무시무시한 것입니다. 이는 나중에 설명을 하죠. 하여튼 하선재의 어머니는 금검령주에 죽임을 당하고 삼마는 강호에서 사라졌습니다.

다시 시점을 달리하여 금검령주가 첫 부인에서 난지를 낳고 (이 첫 부인은 사망했는지 하여튼 내용에 나오지는 않습니다) 이후 부인 없이 지내다가 어느 날 젊은 처자를 제자로 받아 들였던가 했을 것입니다. 이 제자를 어찌어찌하다가 동굴에서 범하게 되고 (금검령주가 의도한 것은 아니고 상황이 그렇게 되었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딸을 하나 낳게 되는데 이 딸이 바로 소설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 제자가 곧 충격을 받고 금검령주를 떠나게 되고 한세궁을 세워 궁주가 되고 금검령주를 매일 백번씩인가 저주를 하게 됩니다. 음…이 부분의 기억이 정말 힘든데 이 아가씨가 금검령주의 이전 정인과의 (첫 부인 이전) 사이에서 태어난 딸이었었고 이를 모르고 있다가 나중에 알게 되어 여자가 충격을 받게 되어 나간 것으로 기억됩니다 (음..감상문 쓰면서 소설을 새로 쓰는 것은 아닌지 걱정됩니다). 하여튼 소설은 벙어리였고 금검령주는 이에 삼마의 저주를 떠올리면서 충격을 받게 됩니다.

삼마의 저주를 상기하면서 금검령주는 소설을 없애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귀엽고 예쁘고 착한 딸에 차마 손을 쓰지 못했고 한편으론 설마 하는 심정도 있었으므로 소설이 처녀로 성장할 때 까지 계속 번민을 하였습니다. (하선재를 데리고 온 이유가 하나 기억 났는데 차마 자기 손으로 딸을 죽일 수 없어 하선재에게 소설을 죽여 달라고 부탁했던 내용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한편 난지는 하선재로부터 필요한 것을 얻었으므로 그 동안 무척 싫어 했지만 어쩔 수 없이 잘해 주어야 했던 것에 대한 분노로 하선재를 죽일 결심을 합니다. 어느날 소설, 하선재와 같이 어느 산에 갔는데 (왜 갔는지는 기억이..) 거기서 하선재에 일장을 때려 절벽 밑으로 떨어 뜨려 버립니다. 하선재를 떨어트린 후 소설까지 죽이기 위해 몸을 돌리고 난지는 헛구역질을 하게 되고 자기가 하선재의 아이를 가졌음을 알고 당황스럽고 혼란스러운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한편 뒤에서 망연자실하게 하선재의 추락을 지켜 본 소설은 (소설은 하선재를 좋아했죠) 큰 충격을 받게 됩니다. 여기가 1부의 마지막 장면인데 이 부분은 제가 기억나는 대로 당시 소설상의 묘사로 대신하지요 (정확하지는 않습니다). “갑자기 뒤에서 높고 비분에 찬 웃음소리가 들려 난지가 몸을 돌리자 소설이 몸을 삼장 높이로 뽑아 올려 공중에서 몇 바퀴 회전을 하여 땅에 내려 서는데 마치 뼈가 없는 사람 같아 보였다”

난지는 벙어리인 소설이 소리를 내고 무공을 모르는 소설이 인간의 것으로 보이지 않는 경공을 보이자 혼비백산해서 도주합니다. 이후 소설이 하선재를 구했는지 하선재가 어떤 기연으로 절벽에서 살아 났는지는 기억이 나질 않습니다. 아마 소설의 도움을 받았을 것입니다. 왜냐면 이후 마녀로 변하기 시작하는 소설과 계속 같이 다니게 되거든요.

하여튼 소설의 무공은 계속 걷잡을 수 없이 강해집니다. 이는 이백접혼공의 특성인데 이백접혼공으로 무공을 시공을 초월해 어느 사람에게 옮겨 놓으면 그 사람은 이백접혼공의 효력이 시작되는 시점부터 이전에 배운 적이 없는 이백접혼공으로 옮겨진 무공을 사용할 줄 알게 되며 그 상대가 강하면 강할수록 더욱 강한 무공을 생각해내고 곧 익숙해지게 됩니다. 그래서 소설이 처음 마녀로 변하게 되었을 때는 아직 정신이 남아 있고 무공도 아주 강하진 못했는데 시간이 흐르면서 무적의 고수로 바뀌게 되고 마성에 깊이 물들게 됩니다. 하선재는 소설의 충실한 부하 비슷한 것이 되고 같이 악행을 저지르고 다니게 됩니다 (소설의 무공 중에 최면 무공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소설과 조우하게 되는 고수들도 정사를 가리지 않고 죽임을 당하거나 최면 무공에 포섭을 당한 후 철저하게 악인으로 변하게 되고 악행을 저지르게 됩니다.

소설과 같이 다니면서도 중간 중간 하선재는 제정신으로 돌아 오게 되고 난지를 다시 만나게 됩니다 (당시 어떻게 조우했는지는 기억이 나질 않네요). 난지는 이미 임신중이었고 임신으로 인해 하선재에 정이 생겨 둘은 소설로부터 도망을 하기로 합니다. 하지만 소설의 무공과 경공은 실로 무서워 둘은 곧 위기에 봉착하게 되고 이때 장백신마라는 고수로부터 도움을 받습니다.

이 장백신마는 이전 천뢰신군이라고 불렸는데 바로 하선초의 남편이자 하선재의 아버지가 되죠. 아마도 장백신마는 하선재가 자기 아들이라는 것을 알았던 모양입니다. 장백신마는 하나의 기문진을 설치하여 하선재와 난지를 숨게 하고 자신이 소설과 대결을 합니다. 한 때 삼마와 같이 이름을 떨친 대마두의 무공은 과연 대단하여 한때나마 소설에 우세를 차지하게 됩니다. 그러나 상대가 강하면 강할수록 소설은 새로운 무공을 깨닫게 되고 결국 장백신마도 소설에 의해 죽음을 당합니다. 진 안에 있던 하선재와 난지도 발각을 당하고 난지는 소설의 일장에 머리가 박살이 나서 죽게 됩니다. 그리고 난지의 배를 발로 밟아 하체를 피로 물들여 버리죠. 그리고 자신의 부하인 월영대사에 명해 시간을 하게 됩니다 (옷으로 난지의 머리를 가리고 나서 아주 징그럽게 웃으면서요). 생각해 보세요. 중학교 2학년이 요즘 봐도 엽기적일 내용을 23년 전 읽었을 때 얼마나 충격을 받았겠습니까.

어떤 장소에 무엇인가 매우 중요한 물건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많은 세력이 그리로 집중하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소설은 천원관주 및 그 세력과 대결하게 되고 천원관의 독모래 세례에 한 때 열세에 처하게 됩니다. 그러나 여기서 소설은 궁극의 마공인 “마공교연”이라는 무공을 터득하게 되고 이를 이용 천원관주 민성학을 비롯해 천원관을 말살하게 됩니다 (마공교연은 약 5장 범위의 독가스 정도로 보시면 되겠습니다. 범위가 넓어 절정 고수라도 피할 수 가 없는 것이죠). 여기서 하선재에 연정을 품고 있던 민소저도 윤간을 당하게 되고 처참한 죽음을 당하게 됩니다 (차마 글로 쓸 수가 없군요).

이어 금검령주와 조우하게 되고 아버지와 딸은 서로를 죽이기 위해 싸우기 시작합니다. 금검령주는 소설의 마공이 워낙 무시무시하여 초식이나 수법으로는 승산이 없음을 깨닫고 가슴에 금검을 꽂은 후 이전에 삼마를 격상시켜 죽일 때 처럼 태양신공을 운용하여 소설을 내력 대결로 몰아 가서 우위에 서게 됩니다. 소설이 몰리는 것을 본 하선재는 금검령주를 동요하게 하여 (어떻게 동요시켰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데 아마 하선재가 금검령주의 위에 설명한 부끄러운 과거를 얘기했던 것 같습니다. 금검령주는 한세궁주가 자신의 딸이었다는 것을 이때 처음 알았을 것입니다). 그 충격으로 내력 대결이 풀리게 되고 소설의 독연 무공에 금검령주는 죽음을 당합니다.

이윽고 중요한 물건이 있다는 사당에 소설 일행이 도착하고 사당 주위에 설치된 진에 이미 들어 가 있던 사람들이 소설 일행에 의해 죽임을 당합니다 (특히 예쁜 아가씨들이). 소설은 하선재와 함께 사당에 들어가고 거기서 은하군주를 그린 그림을 보게 됩니다. 그림을 본 소설은 분노에 찬 비명을 지르며 쓰러집니다. 그림에는 은하군주가 팔만사천검법의 최후 초식인 “마하겁륜공”을 풀어 집어 넣었고 이는 소설 무공의 상극입니다. 저주가 풀리면서 본래의 소설로 돌아오게 됩니다만 소설은 하선재의 품에서 숨을 거둡니다. 하선재는 수많은 지인들을 잃고 결국 은하군주의 시녀였던 녹의 낭자와 함께 어디론가 떠나면서 소설은 끝을 맺습니다.

지금 다시 돌이켜 보아도 엽기적인 내용이 많은 충격적인 내용입니다. 하지만 내용 전개가 대단히 빠르고 흥미진진해서 아주 몰입해서 보았던 작품입니다. 내용이 어떻든 밤을 새워 단번에 전권을 읽을 수 있는 무협지는 손으로 꼽을 수 있을 것입니다. 팔만사천검법은 그 중의 하나이지요. 개인적으로는 난지의 죽음이 가장 아쉬웠습니다. 그 이쁜 아가씨를 그리 잔인하게 죽이다니…거기다 임신까지 했는데.사랑하는 사람을 지켜주지 못하는 하선재의 마음도 많이 괴로웠겠죠. 소설도 평범하게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았을텐데요. 자기의 의지대로 살 수 없는 것 그것이 환타지 세계의 도산검림을 거니는 강호인들의 숙명이겠지만 실세계에서 살아가는 우리도 별반 다르지 않은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신 : 이 팔만사천검법이 “삼절마검” 제목으로 1995년에 출판되었다고 하는데 어디서 대여를 할 수 있을까요? 혹시 동네 책방에 이 책이 있으면 알려 주시면 매우 감사하겠습니다.


Comment ' 20

  • 작성자
    Personacon 금강
    작성일
    06.06.11 15:16
    No. 1

    대단히 정성들여서 쓰셨네요^^
    제게 지금 그 책이 다 있습니다...
    다시 보긴 시간상 어렵겠습니다만. 정말 광풍노도와 같은 흐름을 가진 책이었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4 한빈翰彬
    작성일
    06.06.11 15:25
    No. 2

    스크롤의 압박.
    하지만 다 읽었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2 Pebble
    작성일
    06.06.11 15:44
    No. 3

    중 3 때 읽은 기억이 나는데 이리 정확히 기억하시다니 대단하십니다.
    저도 나름대로는 그 이후로 제법 많은 무협소설을 읽었다고 생각하는데 그 많은 소설 중에서도 재미 하나는 손으로 꼽을 정도입니다. 어린 시절 상당히 엽기적인 내용으로 인해 더욱 기억에 남아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제가 기억하기에는 하선재와 난지,민옥교는 어렸을 때 한세궁주에 의해 납치되어 처음 만났다가 난지, 민옥교의 활약 덕분에 탈출한 후 잠시 민옥교의 집에 의탁했던 것으로 어렴풋이 기억이 나며, 하선재가 절벽 아래로 떨어질 때 처절하고 요사스런 웃음소리와 함께 소설이 마녀로 돌변하던 장면이 아직도 섬뜩한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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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99 천미명
    작성일
    06.06.11 16:45
    No. 4

    저도 아주 재밌게 본 책입니다. 을재상인님이 쓴 세작품 팔만사천검법,혈검마경인,혼천일원장. 세작품 다 굉장히 특이하고 기억에 남는 작품입니다. 팔만사천검법은 세번,혈검마경인은 두번,혼천일월장은 7번정도 봤습니다. 혈검마경인을 최근에 다시 보고 엄청 실망했었는데 혼천일월장은 다시 보고 싶습니다.사악하기가 하늘을 찌르는 히로인,보법의 위대함(용대운님의 도왕이 비슷),마음약하고 수시로 타락하곤하는 주인공에 반해 똑똑하고 딱부러지는 여주인공들,조직을 만들어 대적하는것, 무엇보다도 장공 검법 지공 보법 무공의 밸런스 조합이 아주 훌륭했던 작품이었던거 같습니다. 기회되시면 혼천일월장도 꼭 한번 봐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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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29 룰루랄라
    작성일
    06.06.11 16:53
    No. 5

    저는 아마 95년 작을 본것 같군요 삼정마검이란 제목으로 보았으니까요.

    그 당시 많은 무협을 보면서도 기억에 남은 몇 안되는 작품이죠.

    재미있게 보았는데 총등학교 때 봐서 그런지 대체적인 것만 기억하고

    있었는데 오늘 이렇게 줄거리를 다시 보니 감회가 새롭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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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8 火靈
    작성일
    06.06.11 18:29
    No. 6

    이책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
    꼭 한번 읽고 싶었는데
    도저히 구할 방법이 없네요^^;;

    어디서 재간한다는 소식 같은건 없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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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36 미갈
    작성일
    06.06.11 19:56
    No. 7

    이책어디있는지 알아요 지금도 있는지 모르지만 구의역에서 있는 만화가게가 있는데 거기에 삼절마검이라는 책으로 6권있어요 저는 재미가있어서 두번이나 읽은책 이러한 책이 또나왔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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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06.06.11 21:43
    No. 8

    읽고 싶어 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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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99 앙신과강림
    작성일
    06.06.11 22:44
    No. 9

    진짜 오래전에 봤던 팔만사천검법
    그 때는 무슨 초식이 이렇게 많이 필요할까?
    다 쓰기는 할까?
    하고 보기 시작했던 책인데
    그 시절에 나온 책중에서 참 잔인했던 책이지요
    히로인들은 다 죽이고 그것도 잔인하게
    주인공 하선재였나?
    하는 행동보고 답답해서 가슴치며 본 기억이 새롭네요
    아뭇튼 그 시절 책으로는 파격적인 책이엿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앙신과강림
    작성일
    06.06.11 22:48
    No. 10

    전 꼭 다시 보고싶은 책이
    혈해등룡과 낙성추혼입니다
    어디있다면 꼭 보고싶군요
    한25년전에 봤던 명작들
    아 보고 싶어라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극동사
    작성일
    06.06.12 03:03
    No. 11

    페블님 페블님의 말씀을 들으니 하선재가 난지 등과 어떻게 만났는지 이게 기억이 나네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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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20 연쌍비
    작성일
    06.06.12 05:04
    No. 12

    중학생 시절에 박스무협 대본소에서 읽었던 기억이 나네요.
    참으로 처절했다는 인상이 아직까지 남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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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99 코드명000
    작성일
    06.06.12 10:00
    No. 13

    이야 ~ 오랜만에 들어보는 그리운 이름이로군요
    팔만사천검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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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54 소이불루
    작성일
    06.06.12 10:48
    No. 14

    정말 충격적이었죠. 솔직히 이렇게 보면 말도 안되고 짜증이 나지만 한 번 읽으면 스 흡입력이 장난 아니었습니다. 다시 한번 보고 싶군요. 팔만사천검법... 근데 을지상인이 저자 아니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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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1 파라오
    작성일
    06.06.12 15:51
    No. 15

    히로인을 모두 죽이는 이 책을 보면서, 냉하상 류의 작가가 또 있구나 하고 생각했던 기억이 납니다. 냉하상의 어느 작품에서는 최후의 결전에서 악당이 주인공 앞에서 한칼에 히로인 4, 5 명을 날리는 장면도 나오지요. 몇년간 유린을 한 끝에... 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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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69 하늘의땅
    작성일
    06.06.13 02:17
    No. 16

    냉하상님 보다는 을지상인님이 더 오래된 분 이실텐데요? 냉하상님이 뒤를 이었다면 몰라도.. 긁적긁적.. 딴지걸기~. 휘리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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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99 앙신과강림
    작성일
    06.06.13 02:54
    No. 17

    냉하상님이 늦게 책을 쓴거 맞아요
    을지상인님이 선배죠^^
    그리고 냉하상님 글이 항상 비극적이진 않아요
    풍야 였던가?
    해피앤딩도 많았죠
    여러 가인들과 행복하게 잘 살았다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쿠쿠리
    작성일
    06.06.13 11:43
    No. 18

    저기, 을재상인, 을지상인이 아닌 을제상인 아니던가요. 워낙 강하게 남은 이름이라...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15 愼獨
    작성일
    06.06.13 11:47
    No. 19

    답글이 안되는군요.. 리플양에 제한이 없기를 바랄뿐..

    제 하드에 스크랩이 되어있는 좌백님의 글입니다.
    출처가 어디인지 언제 스크랩했는지도 모르겠네요 -_-;
    문제가 되면 삭제하겠습니다.

    ----------------

    한국무협사 - 걸작을 찾아서 2 - 팔만사천검법

    을제상인(乙齊上人)의 <팔만사천검법>

    1.
    한국무협 중에서 가장 많이 팔린 것은 어느 것일까?
    현재로서는 금강이 쓴 <발해의 혼>이다. <발해의 혼>은 정신세계사에서 3만 5천
    부를 팔았고, 10년이 지난 올해 시공사에서 다시 1만부를 재간했다.
    그 다음으로는 사마달과 유청림이 공저로 낸 <대도무문>이다. 업계의 소문으로는
    대충 권당 2만에서 3만 사이로 팔았다는 것 같다. 그 다음이 용대운의 <태극문>
    인데 권당 1만 5천부를 판 것으로 알려졌다.
    이상의 책들은 80년대 후반과 90년대에 서점용으로 만들어진 것들이다. 그러면
    대여점이 없던 시기, 대본소를 상대로 해서만 책을 내던 시절, 80년대 무협의 전
    성기라고 불리던 그때는 얼마나 팔았을까?
    당시에 활동했던 작가 한 분의 말씀으로는 가장 많이 팔렸던 것이 사마달과 검궁
    인 공저작품으로 대략 8천에서 9천 사이라고 한다. 당시의 사대작가라고 지칭되
    던 금강, 야설록, 서효원이 그보다 몇 백, 혹은 천부쯤 아래였다고도 한다.
    그렇다면 그 전 70년대에는 어땠을까?
    아쉽지만 그때의 기록은 모른다. 하지만 이제부터 이야기할 을제상인의 작품으로
    대충 짐작해볼 수는 있을 것이다.

    2.
    을제상인의 본명은 김대식(金大植). 1952 년 부여 출신으로 오늘의 문학 편집장,
    주부문학 주필, 중국국술 교사 등을 역임했고, 현재 선교해동현녀문파(仙敎海東
    玄女門派) 선생(先生)이며, 삼교삼현파(三敎三玄派)의 도사(道士)다. 즉, 문인이
    고 종교인인 셈이다.
    초기 중국무협 번역가나 한국무협 소설가 중에는 이런 사람들이 여럿 있었다. 정
    식으로 등단한 소설가인 사람도 있고 출판계에 종사하는 사람도 있었다. 그래서
    당시의 번역본들에는 문장의 향기가 느껴지는 것들이 여럿 있었던 것인지도 모른
    다.
    필자는 을제상인을 5년 전에 두 번쯤 만난 적이 있었다. 그때 여러 가지 이야기
    를 들었는데, 오늘 할 이야기는 그 중 일부분에 근거를 둔 것이다.
    여기 쓰는 글들은 관계자의 기억 외에는 따로 남은 기록이 없는 한국무협사에 초
    보적인 기록으로서 쓰고자 하고 있다. 그런 바에야 가능한한 정확하게 옮기지 않
    으면 기록으로서의 의미가 없기 때문에 임의로 가감하지 않고 되도록 들은 대로
    아는 대로 쓰고자 하는데, 그 과정에서 거명된 분들에게 욕이 되는 이야기도 있
    을 수 있다.
    그래서 미리 당부 드리는 것이지만 부디 지금의 잣대로 평가하려고 하지말고 당
    시의 상황을 생각해서 읽어달라는 것이다. 저작권이라는 개념은 현대에 와서야
    생긴 것이다. 무협소설에서의 표절이 나쁜 거라는 생각은 90년대에야 공론화 되
    었다. 그 전에는 무협소설이 중국무협의 일부 장면들을 흉내내는 것은 무협이 무
    협답기 위해 당연히 하고,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되었었다. 지금은 아니지만.
    을제상인을 만났을 때 처음으로 충격을 받은 것은 “창작무협계에서 공장을 만든
    건 내가 처음이야”라고 당당하게 말하는 것이었다. “전부 애들 시켜서 쓰게하
    고 나는 감독을 했지. 내가 직접 쓴 건 <팔만사천검법>, <혈검마경인>, <혼천일
    월장> 세 개 뿐이야”라는 말을 들었을 때도 그랬다.
    공장이라는 것은 전회에도 설명했지만 사무실 체제를 말하는 것이다. 다수의 문
    하생, 혹은 아르바이트생을 두고 작가는 공장장처럼 감독하고 평가한다. 그렇게
    생산된 작품을 출판사로 보내고 받은 고료를 월급 주듯 분배한다. 이걸 공장체제
    라고 부르는데, 을제상인은 번역이 아닌 창작무협계에서는 처음으로 공장을 만들
    었다는 것이다. 이 체제는 지금도 유지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그 이야기는 나
    중에 하자.
    어쨌든 을제상인은 공장체제를 운영했다는 것을 전혀 나쁜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
    고, 따라서 부끄러워하지도 않는다. 단지 그 결과는 신통치가 않았다는 것을 인
    정한다.
    그렇게 해서 을제상인이라는 이름으로 거의 80여 작품을 내보냈지만 인기가 있고
    잘 나간 것, 그리고 아직까지 독자들의 기억에 남은 것은 본인이 직접 쓴 세 작
    품뿐이었기 때문이다.

    3.
    어떤 이유로 그렇게 되었는지는 모르겠으나(사실은 한 가지 이유밖에 없을 것이
    다. 즉 돈이 된다는 것 말이다. 지금도 이름을 말하면 알만한 소설가들이 다른
    사람의 이름으로 무협소설을 써내고 있다는 것을 나는 안다. 우리나라에서는 글
    만 써서 먹고살기에는 쉽지 않다. 무협소설계는 그런 점에서 아직은 장사가 된다
    고 볼 수도 있겠다.) 김대식씨는 무협소설을 써서 와룡생 이름으로 냈다. 초기에
    는 선우인이라거나 사공영 등의 번역자 명을 쓰다가 나중에 을제상인이라는 필명
    을 만들어서 번역자 이름으로 사용했다. <팔만사천검법>도 이때 나왔다. 와룡생
    저, 을제상인 역이라는 이름으로.
    이게 히트했다. 본인의 증언으로는 이렇다.

    책을 내고 두 세 달이 지났는데 평소 거래하던 출판사가 아닌 다른 곳에서 나를
    찾았다. 전번에 낸 <팔만사천검법>이 당시로서는 공전의 히트를 했다는 거다. 당
    시 보통 700질에서 잘 나가야 1천질 정도가 팔렸었는데, <팔만사천검법>은 그 3~
    4배가 나갔다고 한다. 그래서 번역이 아니라 창작자로 이름을 붙이게 됐고, 출판
    사도 옮겼다.

    공장체제로 운영하게 된 것은 그 이후의 일이다.

    4.
    한국무협사를 생각하면 실제로 판 것에 비해 영향이 크다고 기억할만한 작품이
    있고, 많이 팔린 것에 비해 그 영향은 별로 없었던 것이 있다.
    대강 정리하자면 이렇다.

    김광주의 <비호>가 한국에 무협소설을 알렸다.
    와룡생의 <군협지>가 당시 50만부(아마도 권일 것이다) 팔리면서 무협소설 열풍
    을 불러 일으켰다.
    상관정의 <침사곡>이 무협소설의 대본소 시절을 시작했다.
    을제상인의 <팔만사천검법>이 창작무협시대를 열었다.
    사마달의 <절대무존>과 금강의 <금검경혼>이 80년대 무협의 시작을 알렸다.
    용대운의 <태극문>이 90년대 무협의 토대를 만들었다.

    앞서 언급한 <발해의 혼>과 <대도무문>은 판매부수 1, 2위라는 기록에 비해 그
    영향력은 크지 않다. 물론 기준이 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이 경우 사적(史的)
    으로 봐서 하나의 경향을 만들어내었는가, 또 그 신호탄이 되었는가를 기준으로
    보았기 때문이다. <발해의 혼>과 <대도무문>은 그런 면에서 이후에 후속으로 인
    정될만한 경향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단발성으로 끝났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태극문> 이후에 인정할만한 변화를 보인 작품이 있다면 그건 <묵향>이 아닐까
    생각되기도 한다. 환타지 무협이라는 조류의 시발점이 된 작품이기 때문이다. 하
    지만 아직 완결이 되지 않았고, 환타지 무협이라는 조류 역시 이제 막 시작된 것
    이기 때문에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을 것이라 생각되어 위에 포함시키지는 않았
    다.

    한 편 을제상인의 <팔만사천검법>, 사마달과 금강의 작품, 용대운의 <태극문>은
    한국무협 창작작가의 세대구분 기준이 되기도 한다. 을제상인으로 대표되는 창작
    1세대와 사마달, 금강, 사대작가, 혹은 십대작가로 분류되는 창작 2세대, 그리고
    용대운 이후의 창작 3세대를 말하는 것이다.
    물론 이것은 내 분류다. 다른 분들, 예컨대 금강을 위시한 80년대 작가들은 그들
    이 창작 1세대라고 생각한다. 그 이전의 작가들은 번역자라고 보기 때문이다.
    내 기준의 창작 1세대 작가들을 나는 을제상인, 이연제, 박영창과 천검상인으로
    생각하는데, 실제로 이들 중에는 번역작을 주로 한 분들이 있고, 또 작품 중 상
    당수가 번역물이기도 하다. 그러나 적어도 그들의 대표작은 창작물이라는 점에
    서, 그리고 와룡생의 이름에서 벗어나 자기의 필명으로 활동했다는 점에서 창작
    1세대라고 불러도 좋지 않은가 하는 것이 내 의견이다.

    5.
    작품 이야기를 하자.
    <팔만사천검법>의 원본은 구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하지만 1995년 중국무협을
    전문으로 내는 모 출판사에서 <삼절마검>이라는 제목으로 재간을 했기 때문에 이
    건 혹시 구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2부작으로 구성이 되어 있는데 1부는 와룡생
    이 쓴 것이고, 2부는 을제상인이 쓴 것이라고 책에 나와 있지만 둘 다 을제상인
    이 쓴 <팔만사천검법>을 그렇게 두 부분으로 나눠서 낸 것이다. 원래는 작가의
    허락도 받지않고 냈다가 작가가 항의하자 배상하고 타협했다고 들었다.
    그가 쓴 <혼천일월장>과 <혈검마경인>이 다 이런 식으로 재간이 됐는데, <혼천일
    월장>은 같은 이름으로, <혈검마경인>은 <군자풍류>라는 제목을 달았다. 대여점
    같은 곳에서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을제상인이 쓴 세 작품에는 작가가 숨겨놓은 표시가 있다. 그건 그림 귀퉁이에
    화가가 남긴 일종의 싸인 같은 거라고 생각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즉, 그의 작품
    세 개에서는 모두 구천현녀를 모시는 현녀묘(玄女廟)가 나온다는 것이다. 이건
    아마도 작가가 지금 선생으로 있는 종교단체가 현녀교인 것과 무관하지 않을 것
    이다.
    <혼천일월장>의 경우에는 아예 거기서 시작하는데 다른 두 작품에서는 어디에 나
    오는지 한 번 찾아보시라.

    6.
    <팔만사천검법>의 내용을 보자.


    주인공은 하선재다. 그는 전대의 대마두들인 소마 하선초와 장백신군 사이에서
    태어났다. 그러나 아버지는 전대의 천하제일고수 금검령주에게 죽고(죽었다고 알
    려진다. 그러나 사실은 죽지 않고 나중에 다시 나타난다), 어머니 밑에서 온갖
    구박을 받으며 자란다(어머니도 하선재 앞에서는 죽은 것으로 나오는데, 나중에
    다시 나타난다. 이래서 줄거리를 말하기 매우 복잡하다). 이 금검령주의 독문절
    기가 바로 팔만사천검법인데, 주인공이 익히게 되는 삼절검법과는 상극이다.
    제목이 삼절검법이 아니고 <팔만사천검법>인 것은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하는
    데, 팔만사천검법이란 주인공이 끝내 당하지 못하고, 배우지도 못한 무공이며 그
    무공을 익힌 여인들 역시 그의 것이 되려다가 안 되고 만다는 점은 이루지 못하
    는 어떤 소망을 상징하는 것이 아닐까?
    또한 그가 익힌 삼절마검이 마도의 무공으로 괴이하고 편벽한 것에 비해 팔만사
    천검법은 정도의 무공이라는 점에서, 그리고 위의 이유와 연결되어 주인공의 열
    등감, 세상에 대한 박탈감 같은 것을 상징하는 것은 아닐까?

    장성한 후 하선재는 우연히 삼절검법과 삼절마검을 얻게 되는데, 전대의 천하제
    일마두인 삼절마군의 무공과 무기였다. 그리고 여러 가지 기연을 거쳐 고수가 되
    는데, 그 와중에 은하군주라는 여인을 만났다는 사실은 기억해두자.
    그 후 그는 금검령주의 큰딸인 난지에게 첫 눈에 반해 따라다니게 된다. 난지는
    처음에 그를 무시하다가 모종의 이유로(사실은 하선재의 어머니를 상대하기 위해
    선데, 사연이 복잡하게 얽혀있어서 쉽게 설명하기 곤란하다) 그가 필요해지자 정
    사를 나누게 된다. 그녀는 하선재를 마치 벌레처럼 싫어하는데, 그와 정사를 나
    누는 도중에도 그가 자신을 범하고 있다는 생각에 그를 증오하며, 반드시 죽이고
    말겠다고 결심을 한다. 그러나 나중에 그를 절벽에 밀어뜨려 버리고 돌아서며 자
    신의 뱃속에 그의 아기가 잉태되었음을 알게된다.
    그후 그녀는 하선재에게 호감을 갖게되지만 그게 사랑으로 발전되기도 전에 금검
    령주의 둘째딸, 즉 자신의 동생에게 죽게된다.
    금검령주의 둘째딸 봉아는 원래 마음이 고운 처녀로 하선재를 좋아했는데, 하선
    재의 어머니가 과거 금검령주에게 건 저주에 당해서 걸린 저주로 미치게되어 마
    녀로 변해버렸다. 언니인 난지를 죽이고 졸개들에게 시신을 욕보이게 한 뒤 그
    심장을 꺼내 하선재에게 먹이는 엽기적인 일을 저지르는 것이다.
    하선재 역시 봉아에게 당해 마성에 물들어 버리는 바람에 봉아를 따라다니며 악
    행을 저지른다. 그러다가 하선재의 친부인 장백신군이 나타나서 그를 구출하고,
    자신은 봉아에게 죽는다. 금검령주 역시 자신의 딸인 봉아에게 죽고, 천하에 봉
    아를 막을 사람은 아무도 없어 마녀의 지배로 들어가는가 했는데, 앞에서 말한
    은하군주의 신통력이 발휘된다.
    그녀는 병으로 죽어가면서 마지막으로 자신의 초상화를 그리고, 거기에 모종의
    조화를 부려서 봉아에게 걸린 저주를 풀어주는 것이다.
    저주가 풀린 봉아는 하선재의 품에서 죽고, 하선재는 자신을 사랑하던, 혹은 자
    신이 사랑하던 모든 여자를 잃고 강호를 떠나 은거하면서 이야기는 끝난다.

    이렇게 줄거리만 말하면 대단히 엽기적이라는 이미지밖에는 남지 않는데, 그래서
    오래 전에 본 사람들도 이 작품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다.
    주인공 주변의 사람들 중에서 죽지 않는 사람이 없고, 하나같이 비참하게 죽는
    다. 그리고 그중 상당수는 직, 간접적으로 주인공 때문에 죽는다.
    사건을 해결하는 데 주인공의 역할은 거의 없다. 결말조차도 이미 죽은 여자의
    황당한 조화에 의해서 이루어진다. 그래서 읽기 쉽고, 이해하기 편한 여타의 무
    협소설에 길들여진 독자들은 이 작품을 보고는 이를 갈 정도로 싫어하고는 하는
    모양이다.
    그런 점을 생각하면 잘 쓰긴 잘 쓴 글인 셈이다. 진정으로 좋아하게 만들거나 싫
    어하게 만드는 것은 어지간히 잘 쓰지 않으면 힘든 일이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졸작은 기억에조차 남지 않는다.

    7.
    을제상인은 자신이 글을 쓰는 방식에 대해서 “슬픈 내용을 쓸 때는 눈물을 흘리
    면서, 억울한 내용에서는 이를 갈면서 썼다”고 말했다. 감정이입이 된 상태에서
    썼다는 건데, 독자에게도 그 감정이 전달되고 있는 듯하다. 을제상인의 글은 그
    래서 독자를 흥분시키고, 몰입하게 만든다.
    <팔만사천검법>은 세상의 부조리에 대한 분노, 운명에 대한 적의가 담겨있다. 삼
    마의 저주와 주인공의 비극적 운명은 마치 세익스피어의 <맥베드>를 연상케 하는
    것이다. 지금 다시 봐서 재미있을 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한 가지, 이 작품과
    작가는 한국무협사에 기록될 가치가 있다는 것만은 확실하다.

    좌백([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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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1 白露
    작성일
    06.06.19 01:59
    No. 20

    위의 자료는 아이무림에 있는 자료입니다. ^-^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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