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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계와 율곡의 일화 하나 (실화여부는 확실치 않음)
젊은 율곡이 활연관통의 경지에 이른 후 당대 최고의 도학자인 퇴계 선생을 찾아뵙고 문답을 나누었다. 문답을 나누어보니 율곡이 보기에 퇴계가 아직 道眼이 열리지 않아 다만 휼륭한 '학자'의 수준이었다.
매우 실망한 율곡은 자고 가라는 퇴계를 서둘러 작별하고 떠났다. 퇴계는 젊은 나이에도 비상한 지혜를 지닌 선비가 금새 떠나는 것이 너무도 아쉬워 동구 밖까지 따라와 전송하였다.
아직 어리고 사회적으로도 아무것도 아닌 율곡은 퇴계의 그같은 대접이 부담스러웠지만 내심 무시하는 마음이 있는지라 모른체 퇴계를 뒤로 하고는 그냥 갈 길을 가다가 무심코 뒤를 돌아보니...
아직도 퇴계가 돌아서지 않고 자기를 향해 손을 흔들고 있는게 아닌가? 그순간 율곡은 이루 말로 표현하기 힘든 충격과 감동을 받았다.
"아! 정녕 이분에게는 무언가가 있구나!"
나이로 보자면 율곡에게 아버지뻘이요 사회적 위치로 보자면 율곡 자신은 아직 이름없는 청년선비요 퇴계는 기라성같은 제자들을 거느린 대학자가 아닌가? 그런 퇴계가 직접 만나 대등하게 문답을 나누어주는 것도 어찌 보면 감사할 일인데 무시하는 마음으로 서둘러 떠나는 자신을 동구밖까지 따라나와 저렇게 한참이나 손을 흔들고 계시다니...
그길로 율곡은 발걸음을 돌려 퇴계선생 집에 며칠 더 머물며 가르침을 받고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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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계선생에게 정녕 무엇이 있었길래 율곡이 다시 발걸음을 돌려 새삼스레 배움을 청하였을까요? '도'의 경지라면 율곡이 더 위일지 모릅니다. 그러나 선생의 '인간'의 경지에 대해 율곡이 온마음으로 승복한 것이겠지요.
비록 천재는 아니지만(^^) 언제나 노력하시며 앞뒤없이 성실하신 정상수님께 이 이야기를 바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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