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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역시 하한님처럼 즐거움을 추구하고 소설속 캐릭터에 집착하는 취향을 가지고 있습니다만 하한님깨서 지적하신 부분들이 쟁선계를 읽는 즐거움에 방해를 받는 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었습니다.
도리어 저는 엄청난 즐거움을 느끼고 있습니다.
즉 하한님 개인의 취향이 작가와 다른 쟁선계를 즐겁게 읽는 대다수의 독자들과 많이 다르기 때문이라고밖에는 설명할 수 없는 현상이군요.
제 개인적 취향으로는 세계무협사에 길이 남을만한 대작(즉 김용의 영웅문에 비견할만한)이 바로 쟁선계라고 생각하는데 그것을 즐기시지 못하는 하한님께 안타까움을 금할길이 없네요..
저도 간단히 한마디..재미있는 책을 읽을때 전 2가지 경우가 있습니다.
한가지는 책의 재미가 저한테 다가오는 경우고 또 하나는 책의 호흡을 따라가다가 발견하는 재미죠. 전자는 재미가 집중력을 유도하고 후자는 집중했을때 재미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쟁선계는 후자쪽이라고 볼수도.. 한쪽이 일방적인 상황보다 서로 연애하는 것처럼 독자와 작품간 밀고 당기는 느낌이 드는 작품중 하나같습니다.
이런책인 경우는 읽고 난 후엔 온몸에 힘이 쫙 풀리죠..
물론 책중에는 읽다 실패한 책도 있고 오히려 의외로 대박나는 책도 있고..실패한 경우는 기대감이 너무 커서인 경우가 많았죠.
그쪽에서 좀 새초롬하다면 이쪽에서 먼저 다가가 보는것도 좋습니다 ^^
자신의 취향대로 글을 평가하게 되면 그 속에 있는 또 다른 재미를 찾을 수 없습니다. 물론 저도 제 취향대로 책을 고르지만...-_-;
하한님의 말씀은 감상으로 별 무리가 없다, 고 생각합니다. 위와 같은 의문이 들 수도 있습니다. 이재일의 소설은 문장에 "멋"이 있습니다만, 이 "멋"이라는 건 참 오묘한 문제라, 읽는 이에 따라 "멋"으로 받아들일 수도, 이해할 수 없는 "겉치장"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습니다. 묘왕동주와 칠석야의 경우엔 조금 그 느낌이 약합니다만, (그렇다고 이재일답지 않다, 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쟁선계의 경우는 작가가 오랜 시간 준비해온 만큼 그 나름의 냄새가 아주 짙은 편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개인적으로, 양수- 로 시작하여 어머니, 십일년(십년?)입니다, 로 끝나는 소설의 첫 문단은 한국의 무협 소설 중 기억에 남는 서장이 아닌가, 싶습니다만, 역시 읽는 이가 의문을 느꼈다, 싶으면 그건 그런 게 아닌가, 도 생각됩니다.
전 하이텔 연재 시절부터 쟁선계를 읽고, 기다려왔습니다만, 재미 없다, 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상당히 많습니다.
한자를 이용한 언어의 위트라는 건, 알고 있다면 기쁘고 즐겁기 그지 없는 일이겠으나, 모르고 있다면 지붕에 올라가 짖고 있는 개를 보는 기분이기도 하겠습니다. 이건 수준의 차이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독자가 익숙한가, 그렇지 않은가, 그리고 독자가 무협 소설을 읽음으로 기대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의 문제에 더 가깝다고 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러나 뭐라고 해도, 쟁선계를 이야기하는 이재일의 방식은, 아주 훌륭합니다. 그건, 이야기를 재미있게 읽었다, 재미없게 읽었다, 를 떠나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생각합니다.
한 가지, 더.
하한님의 말씀에 이견을 제시할 생각은 없습니다만, 그리고 감상 자체는 이해합니다만, "쟁선계는 19금..." 으로 시작되는 부분은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비유와 묘사는 작가의 자유입니다. 남편에게 맞는 마누라처럼, 이라는 표현을 썼는데, 이 표현은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무리가 없습니다. 하한님께서 언급하신 근거는 청소년, 인 것으로 보여집니다만... 당연히 작가가 글을 쓸 때, 이런 표현을 10대 청소년이 알고 있을까, 라는 생각은 눈꼽만치도 할 필요가 없습니다. 해서도 안 되는 일일 겁니다.
그리고... 탕녀, 라는 단어에 대해서 말씀하셨는데, 탕녀, 라는 단어는 그다지 지금 시대에서도 드문 단어는 아닙니다. 물론 국어사전에도 나오고, 실제로 종종 쓰이고 있기도 합니다. 2000년대 무협에 나와서 안 될 단어라는 것은 없습니다. 굳이 있다면, 오히려 저 시대 배경에 맞지 않는 말들이 더 나오지 말아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확실히, 치밀한 고증을 리얼리티를 추구하는 노력으로 해석해야 하는 것인지, 아니면 불필요한 뱀다리로 여겨야 하는 것인지는, 독자의 판단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거기에 대해서 "쟁선계는 무조건 짱,"이라고 애들처럼 반박할 마음은 없습니다만, 하한님께서 제시하신 근거 중 몇 가지는 조금 억지스럽지 않은가, 조심스레 다시 짚어봅니다.
쟁선계~ 고금을 통틀어 무협소설 중 최고의 작품이죠~
영웅문? 쟁선계보다 딱 두수 아래이죠..한 수 아래도 아닌 두수 아래..
제가 그렇게 평가하는 이유는 딱 한가지 때문인데,
영웅문은 10대를 대상으로 한 작품,
쟁선계는 20대 이상의 성인을 대상으로 한 작품이라고 저 스스로 평가하기 때문이죠~
당연히 저 역시 20대 이상이니...
참고로 쟁선계를 진실로 재미있게 읽기 위해선
한문장 한문장을 뜯어가며 읽기를 권합니다.
30분만에 한권을 후딱 해치우는 분들에게는 맞지 않습니다.
즉, 속독이 아닌 정독으로 읽어야만 그 문장에 녹아 들어 있는
여러가지 재미 즉 절묘하고 때로는 해학스런 심리묘사, 무릎을 칠 정도의 그 상황에 적절한 비유, 수려하고도 깔끔한 문장, 적절한 생략으로 인해 불필요한 부분의 삭제에 대한 묘미 등 모든 것을 만끽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한마디로, 쟁선계는 중국과 한국을 통틀어 무협소설사에서 최고의 작품으로 결코 문학소설에 뒤지지 않는 훌륭한 소설이라고 생각합니다.
뭐 영웅문에 비할 수야 있겠습니까만은...(출판사야 최대한 과장해서라도 많이 팔길 바라니까요.)
나름데로 무협이란 세계를 작가 나름의 독특한 향료를 가미해서 표현 한것은 틀림없는 사실입니다. 신무협 1세대 작가군중의 하나로서 그 이후의 많은 작가들에게 영향을 끼친 분이기도 하고요.
저 자신도 상당히 재미있게 본 편이긴 합니다만.. 작가의 문체나 담고있는 코드 자체가 약간 거슬리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좋아하는 사람은 좋아해도 이곳저곳 맘에 안드는 부분이 잔뜩 있으신 분들도 있겠죠.
하지만, 왕 머시기는 단역 아닌가요?
별로 감정이입 될 정도의 중요한 조연은 아니었던것 같던데.....
처음에 쟁선계를 접햇을 때에는
다른 분들도 그러셨겠지만
영웅문에 비할 만하다 라는 말에 이끌려 한권 한권 넘기게 되었습니다.
다른걸 제껴두고라도 그 극악출판...
한숨만 나오죠 ;
에 다른 외적인 요소를 제외하고,
책 자체에만 주목한다면.
저는 10점 만점에 9점을 주겠습니다.
모든 면에서 완벽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소설입니다.
석대원의 그 거침없는 행보, 그에게 일어나는 사건들,
거기다 문맥이나, 한자나열(개인적으로 한자가 많은 소설들을 좋아합니다 -)등등...완벽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소설이죠.
단 한가지 아쉬운점이 있다면,
너무 출판이 늦는걸까요? 그래서 몰입감이 떨어집니다.
예로 타 작가님 소설 하나 들어보죠.
용노사님의 군림천하도 역시 출판이 늦기는 합니다(쟁선계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말이죠)그렇다고 해서 몰입감이 떨어지느냐? 그건 아닙니다.
쟁선계는 나오면 읽는 수준이지만, 군림천하는 한권 나오면 다음권이, 다음권이 나오면 다다음권이...책을 덮는 순간 생각나죠.
그게 단 한가지 아쉬운 점이랄까요?
어쨌든 한국 무협사에 한 획을 그을 작품이라는 점에서는 동의합니다.
쟁선계 무척 좋아합니다만, 하한님 말씀에 어느 정도 동의합니다.
요는 그런 불만을 뛰어 넘을 정도로 다른 것들이 좋았다는 거죠.
저도 탕녀..등등 몇몇 비유가 '매우' 거슬리더군요.
그래도 그런 것은 좋아하는 연애인의 스캔들을 애써 외면하는 심정으로.. 덮어버렸습니다. 거슬리는 문장보다는 머리 속으로 북극의 바람이 불어닥치는 듯한 쿨한 문장들이 훨씬 많았으니까요.
왕모씨의 (여기까지 와서 굳이 이름을 가려야 하는지? -_-) 죽음은 저에게도 참 충격적이었고, 잠시 읽을 맛 안나더군요. 그래도 읽었고, 그의 죽음이 가져온 파장을 가슴 졸이며 보게되었습니다. 작가가 의도한 대로요.
마이 페이보릿 석대문이 사고 당하는 것도 괴롭게 지켜봐야 했고요..
그러고보니 8권에서도 참 많이 죽었군요..
그러니 캐릭터에게 정주면 안됩니다.. (이상한 끝맺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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