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에 관련된 감상을 쓰는 곳입니다.
이런 비평은 한가지 오류를 저지르기 때문에 나오는 것입니다.
본래 비평의 방법은 몇가지 있습니다만, 넓은 의미의 비평에서는 그 방법들이 다양합니다. 역사적인 접근을 하는 비평이라든가, 작가의 개인사에 비추는 비평 등등 꽤 많습니다만, 무협 장르소설에서 김용의 작품을 평할때 흔히 전문 비평가가 아닌 분들이 저지르는 오류중 하나가 재미라는 측면에서 접근하는 부분입니다. 혹은 스토리 진행 방법적 측면도 있습니다만, 어쨋든 이러한 단순한 방법으로 접근하는 것이 문제가 됩니다.
김용의 문학(좀 이상하실지 모르지만, 김용의 소설들은 문학적 가치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단순히 대중들의 흥미를 끄는 통속소설의 장르지만 전문가들 조차 인정하는 부분이 많습니다.)의 특징중 하나는 실제 중국 문화와 중국역사 그리고 옛 고전들에 대한 탁월한 이해를 가지지 않으면 평가하기가 상당히 힘이 듭니다.
예를 들면 사조영웅전에서 주자류와 황용이 서로 문제를 주고 받는 부분이 나오죠. 이 부분은 사조영웅전의 백미로 꼽히는데(가장 문학적인 요소가 강하다는 의미) 이 둘 사이의 대화는 분명 과거 고전에서 인용한 것이지만, 소설의 상황에 맞게 절묘하게 이용한 부분에서 모두들 감탄을 금치 못합니다. 그리고 몇몇작품들에 씌여진 아름다운 문장들은 충분히 문학적인 가치를 가지죠.
'메밀꽃 필 무렵' 이라는 작품을 들어 보신 적이 있을 것입니다. 보통 배우기를 (입시위주라 정리 정도로만 배웠을 겁니다) "소설을 시적 수필의 경지로 까지 이끌었다."라고 배웠을 겁니다.
실제로 이 소설을 읽다보면 그 표현력에 전율이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이런 부분을 말하는 것이죠.
김용의 소설도 다름 없습니다. 끔찍할 정도로 대다한 표현들이 많이 들어 있고(아무래도 번역서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것에 대한 평가가 대단히 높은 것입니다.
하나의 예를 더 들면 '얼음과 불의 노래'를 예로 들겠는데요. 왜 이 소설이 높은 평가를 받고 열광하는가 하면, 재미적인 측면도 있지만(이건 원서를 읽어야 합니다) 그 소설에서 나오는 개성적인 인물들의 표현력(결국 작가가 자신의 표현하고자 한 것들)이 정말 굉장합니다.
그게 대사에 묻어 나오는데 하나 하나가 다른 문학작품에 비겨서 뒤떨어지지 않습니다. 혹시라도 얼음과 불의 노래의 원서를 읽어 볼 기회가 있다면 제 말이 어떤 의미인지 아실겁니다.
한국식 무협소설에 익숙하면 차칫 흥미본위 혹은 줄거리 위주의 비평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것은 극히 단편적인 비평입니다.
조금만 더 넓게 보면 김용 작품의 진가를 알게 될겁니다.
으아니님을 만족시키려면 소오강호가 어떻게 변해야 될까요?
영호충이 자기를 농락한 사부도 단칼에 죽이고 사매를 죽인 임평지도 단칼에 죽이고 악영산과 의림과 임영영도 다 처첩으로 받아들여 하렘을 일구고 독고구검을 펼치면 오러블레이드가 쭉쭉 뻗어나가 적들을 단칼에 싹 쓸어버리고 영약이란 영약은 혼자 다 먹어서 내공이 십갑자에 이르러 동방불패 정도는 깜도 안될 정도로 먼치킨이 되면 으아니님을 만족시키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드네요.
김용의 무협소설은 무협이란 장르의 기준이죠.
적절한 비유는 아닐지 몰라도 아무리 뛰어난 업적을 이룬 물리학자가 나타나더라도 항상 물리학자의 서열 1위는 뉴턴입니다. 왜냐하면 뉴턴이 물리학의 창시자이자 물리학이란 이런것이란 기준을 제시한 학자이기 때문입니다.
무협소설에서 김용은 일종의 그런 기준입니다.
그리고 김용의 무협소설은 무협이란 장르보다는 소설이란 장르에 훨씬 가깝죠. 톨스토이나 도스토예프스키의 소설을 읽고 주인공의 성격이 맘에 안드니 이건 안 좋은 소설이라고 말하긴 힙들지 않을까요? ㅎㅎ
김용의 소설도 소설 그 자체로 읽어야지 그걸 현재의 기형아같은 한국무협지와 비교해서 비평하는 건 좀 아니라고 생각되네요. ㅎㅎ
사례로 적절한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저희 어머님이 연세가 환갑이 넘으셨습니다.
저희 어머님이 영웅문 시리즈를 모두 읽으신 분입니다.
보통 여자들은 액션물이나, 혹은 무협소설,SF 이런 류의 장르소설을 잘 보지 않습니다. 특히 나이가 든 분들일수록 이런류의 소설을 본다는 것은 상상하기 힘들죠.
근데 저희 어머님은 영웅문시리즈의 열렬한 팬입니다. 그것도 한두번 본것도 아니고요.
왜 그럴까요?
저희 어머님이 주로 보시는 분야를 보면 보통 사람들과 다름없이 멜러물, 영화라면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류의 작품을 좋아합니다. 대체로 여자분들이 그래요.
그런데 영웅문이 대한민국에 끼친 영향중에 한가지를 소개하면 아파트 단지내의 아낙들이(웃자고 표현한 것입니다) 곽정 황용을 모르는 사람들이 별로 없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바로 김용의 영웅문이 발간된 뒤였습니다. 물론 그 이전에도 해적판이 있기는 했습니다만... ^^
김용의 문학 전체가 훌륭하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김용의 문학은 일반 문학작품과 같은 수준으로 평가를 받습니다. 그런 소설은 없었죠. 무협이라는 장르를 본다면 와룡생이라든가 고룡 이런분들의 작품도 높은 평가를 받습니다. 하지만 김용에 비할바는 아닙니다.
영웅문 1부에 나오는 사람들이 대충 100여명 될 것입니다. 이 100여명의 등장인물들이 각기 개성적인 성격을 다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소설내에서 행동하는 양식도 각기 개성적인 성격에 맞게 행동합니다. 말 그대로 문학작품으로 보아도 무방한 수준입니다. 원서의 표현은 훨씬 훌륭합니다.
물론 몇몇 작품은 김용이 쓴것이 맞아 하는 작품의 수준도 있습니다. 대필의혹이 그래서 나온건데요. 이건 번역본을 보는 사람은 구분을 못합니다. 원서를 본 사람은 문장력을 아무리 봐줘도 김용이 썼다고 하기 힘들다고 하는 작품들이 몇 있다는 것이죠.
김용의 작품을 제가 평가하기는 그렇지만, 최초로 (혹은 앞으로도 나오기 힘들지도 모르겠지만) 장르소설( 장르소설은 통속소설이라고 해서 문학작품에 잘 껴주지 않습니다)을 문학작품의 반열에 올렸다고 평가를 하고 싶습니다.
고전이고 명작이긴한데 끊임없이 변화하는 현대적 감각에 비추어볼때, 오래된 향(?)이 풍길수 밖에 없는게 당연한 애기입니다.
언제나 시공간을 뛰어넘어 모든사람을 완벽하게 설득할수있는 작품은 나올수 없지요. 현대적 감각에 비춰 캐릭터 성정이 답답하다라고 느낀 현대적 소회는 당연하다라고 볼수밖에 없는 감상입니다만 위 댓글들을보면 그런 상식적인 어떤 소설 피할수없는 시대적 흐름에 따른 불가피한 단점조차도 수용하지않고 완벽하게 포장하려 하는군요.
모든 소설은 어쩔수없이 고전이 될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기본적인 한계조차 무시하면서 장점만을 설파하는 모습은 장점을 너무 뛰어나게 잘알아서 생기는 오류라기 보다는 개인적인 호불호와 추억에 따른 우상화에 가까워, 객관과 사실을 뛰어넘어 신성시까지 하는 모습에 안타깝기도 합니다.
김용소설은 일단 신문에 연재 되었던 소설이란걸 감안하고 봐야함. 소오강오의 경우엔 주인공들이 당시 세계적인 지도자들의 특성을 덧씌웠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묘사력이 뛰어난 작품으로 평가 받고, 실제로 제가 읽어도 번역본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잘 읽히는 소설입니다. 멘붕 이야기 하는데 지금 현재 출판되는 우리 나라 무협지치고 김용 소설을 원류로 삼지 않은 소설 자체가 없던 시기가 있었고 지금도 그런 영향이 많이 남아 있는데 멘붕이야기 하는건 뭐랄까? 우리 나라 무협의 기본적인 토양 자체를 엎어버리는 말인거 같습니다
한국무협은 김용보단 와룡생과 고룡의 영향이 훨씬 큽니다.
감상자분이 잘 지적하셨는 데요.
쌍팔년도 마인드로 봐도 제대로 멘붕 당했던 게 김용의
글입니다.
그런 마인드로 글을 써서 한국시장에서 통할리가 없지 않습니까?
그나마 보편적인 정서가 녹아있는 고룡의 스타일을 취하고
내용은 와룡생 류 기정무협으로 채운 게 한국의 고전무협입니다.
입체적으로 전형적인 인물들을 내세워 파란만장한 글솜씨로
독자들을 놔주지 않는 이야기 솜씨는 인정하지만
보편적인 감성과는 동떨어진 것이 김용의 작품입니다.
때론 주인공이 도덕성으로 무장된 로봇과 같이 느껴질 때가 많죠.
그나마 영호충이 제일 깨어 있는 주인공이라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습니다.
개인적으론 김용은 소오강호가 가장 괜찮았습니다.
특히 냉전시대를 배우고 있을떄 읽어서 그런지 정 vs마의 갈등이 뇌리에 잘 와닿았었고(뭐 당시 작품이 다 그렇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갈등인 정한이 무척 잘 그려진 작품이라 아직까지도 가끔 시간 나면 소오강호를 다시 읽어봅니다.
영호충은 단순히 스승에 대한, 사문에 대한 도리를 지키기 위해 그렇게 해맨게 아니라고 봅니다.
스승에게 품은 부모의 정과, 사문에 품은 고향이란 정서를 위해 그렇게 발버둥 친거구요.
전 사문에게 천대받을 떄 영호충의 행동들이 바보같아서 화가 나기보단 보답받지 못할것을 갈구하는 그의 순수한 정에 안타까움이 들더군요.
그만큼 영호충의 사문과 스승에 대한 아가페적인 감정이 잘 그려져 있었고요.
본인은 세상 살면서 내린 결정들이 단 한치의 주저함없이 칼날같고 추상같았습니까?? 번민하고 번뇌한 적이 단 한번도 없습니까?? 무리한
부탁인 줄 알면서도 친우이기에 연인이기에 혹은 단순히 지인이기에 들어주기도 하는게 세상살이입니다. 세상에 제멋대로 자기 뜻대로, 자기 주관대로만 사는 사람이 있답니까?? 그런 사람만 존재하는 것도 비현실적이던데.. 책 읽는 정도로 멘붕이라니 여친한테 차이고 입사시험에 번번히 떨어지고 , 상사가 공 가로채고, 후임때매 욕처먹으면 어찌사실려고...
재미없다는 분들은 뭐 박살내고 때려부수고 통쾌한 것의 재미만 아시니 뭐라 해드릴 말이 없네요
개인취향존중해서 소오강호 깔 수 있다라는 분들은 개인취향존중해서 소오강호같은 글이 훌륭하고 개인취향으로 소오강호를 깐 글을 깔 수 있다라고 말하고 싶네요. 지극히 개인적인 감상과 취향을 기준으로는 재미없다라는 평가는 나올 수 있지만 나쁜 글이다라는 평가가 나오는 건 불합리하거든요. 감상글 본문 중에는 장점보다는 단점이 많다고 하였는데 언급한 단점은 주인공 성격이 답답하다 하나밖에 없네요. 그 마저도 지극히 개인적인 감상일 뿐이고.
불합리하고 날 선 비난에는 날 선 비판이 나올 수 밖에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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