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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작성자
Lv.87 견리
작성
21.06.21 21:36
조회
3,735

이제까지 제가 기억하는 한도 내에서는 문피아에서 작품과 관련된 사건사고가 있었어도 보통은 작가님들의 개인적인 문제가 대부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문피아에서 가장 히트친 작품중 하나인 전독시의 전개상 문제라던가, 전독시에 관련된 타 작가님과의 마찰도 있었죠. 연재 중단 문제라면 연중 시작한지 몇 년이 지나도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 탑 매니지먼트 문제가 있겠네요. 그 외 제가 기억하는 대부분의 작품상의 문제는 표절 논란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이번 아카데미 검은머리 외국인은 결이 다른 것 같습니다. 문피아에서 서비스 되는 작품의 내용/구성에서 작가님의 의중을 무시하고 매니지먼트가 독단적으로 검열한건 제가 알기로 처음입니다. 불만을 토해봐야 앵무새마냥 “아닌데요? 작가님 컨펌 받았는데요?” 라고 할 것이 뻔하겠지만, 그게 어디 작가님 의지겠습니까? 갑이 문피아인데.


솔직히 전개상의 서술을 뜯어고치는 천인공노할 짓은 아니지만, 다른 독자분들이 이 문제를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을 것입니다. 사회적으로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페미니즘 이슈같은 것도 물론 영향이 있겠지만, 저는 어디까지나 오랫동안 문피아를 이용해왔던 일개 독자로서 이 사건이 왜 중대한 문제인지를 짚어보려고 합니다.


문피아는 타 플랫폼과 다르게, 십 년이 넘는 세월동안 “작가 친화적인” 플랫폼을 표방해왔습니다. 작가 친화적인 정책은, 작가님들이 좋은 글을 쓰면 평가받을 수 있다, 그리고 무명이라도 글을 잘 쓸 수 있도록 문피아는 서포트하고, 독자는 더 재미있고 트렌디한 소설을 읽을 수 있다는 작가-독자간 신뢰관계를 구축함에 분명히 큰 역할을 했습니다.


물론 이러한 작가 친화적인 행보가 독자의 입장에서는 썩 마음에 들지는 않습니다. 타 플랫폼과 비교를 해도 문피아의 과금 정책은 환원이 거의 없어서 기본적으로 비싼 편이고, 또한 앱 수수료(그리고 그로 인한 작가 수입 감소)를 이유로 스마트폰에서의 과금을 억제하기 때문에 독자는 항상 서비스 이용에 불편함을 강요받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피아를 왜 이용하는가, 그 답은 “더 재미있고 트렌디한, 그리고 작가의 개성이 드러나는 작품이 많으니까” 입니다.


그런데, 이번 아카데미 검은머리 외국인 표지 검열 사태는 이런 작가-독자간의 신뢰관계에 문피아라는 플랫폼이 직접적으로 개입한 것입니다. 문피아에서 작가가 연재하는 소설은, 그 모든 책임을 기본적으로 작가가 지고 갑니다. 표지 관련 논란이 일더라도, 그것은 표지 작업을 안일하게 컨펌한 작가의 책임이었습니다. 예를 들자면, “내 독일에 나치는 필요 없다”의 초기 표지나 “소년만화에서 살아남기”의 표지가 공개되었을 때의 반응이 그렇습니다. 하지만, 이번 사태는 다릅니다. 작가인 노빠꾸맨님은 그 누구보다 자신이 쓰는 소설의 정체성을 잘 알고 있었고, 가공개본에서는 분명히 그런 점을 잘 반영한 일러스트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매니지먼트의 개입 이후로 수정된 표지는 이 소설의 특징을 죽일 뿐만 아니라, 기본적인 인체비례등 퀄리티 또한 조잡해졌습니다.


저를 포함한 독자분들이 우려하는 부분은 크게는 표현의 자유일 것이고, 작게는 자신이 보는 작품이 작가의 책임 하에서 전개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일 것입니다. 이에 대해 저는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질문을 남기고 싶습니다.

1. 단순히 표지의 수정을 넘어, 앞으로 작가의 개성 넘치는 작품에 나오는 표현이 ‘유통상의 이유로’ 검열된다면, 이런 개악으로 인해 작가님이 서비스하는 작품의 장기적인/잠재적인 매출이 줄어든다면, 문피아(혹은 매니지먼트)는 책임을 질 수 있습니까? 구체적으로, 문피아의 책임을 인정하고, 작가님에게 기대 수익을 보전하고, 작품의 전개에 불만이 생긴 독자들에게 환불을 할 의향이 있습니까? 

2. 그리고, 이러한 사태를 불러온 편집자는, 문피아가 십 년 넘게 쌓아온 작가 친화적인 문화를 한순간에 훼손한 것을 어떻게 회복할 것입니까? 


만약 저 두 질문에 명확히 대답할 수 없다면, 이번 사태와 같은 일은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일어나서는 안 될 일입니다. 저 자신도 이번 사태에 대해서는 문피아에 실망했음을 밝히며 글 마칩니다.


Comment ' 17

  • 작성자
    Lv.41 n1******..
    작성일
    21.06.21 21:38
    No. 1

    옳으신 말씀입니다.
    세상이 참 미쳐돌아가나
    현재 상황이 흡사 일제시대 문화말살하는거 같음

    찬성: 37 | 반대: 1

  • 작성자
    Lv.33 연참료입금
    작성일
    21.06.21 21:39
    No. 2

    정말 맞는말씀입니다 저도 천마군림때부터 가입되어있는 회원인데 정말 어이가 없습니다

    찬성: 14 | 반대: 1

  • 작성자
    Lv.66 지부장
    작성일
    21.06.21 21:39
    No. 3

    저도 제법 오래전부터 이용했다 생각했지만
    이런적은 처음이네요

    찬성: 11 | 반대: 1

  • 작성자
    Lv.81 極限光
    작성일
    21.06.21 21:45
    No. 4

    표지 검열을 했으니 다음은 내용 검열이겠죠. 뻔합니다. 전독시 때부터 짜증나게 만들더니 문피아.

    찬성: 30 | 반대: 1

  • 답글
    작성자
    Lv.87 견리
    작성일
    21.06.21 21:52
    No. 5

    전독시는 내용상 호불호를 떠나서 최소한 작가 책임 하에서 소설이 전개됐고, 그래서 작가님에게 불만을 표할지라도 저는 문피아 자체에는 딱히 악감정이 없었습니다. 타 플랫폼 연재도 있었던걸로 알고있으니 뭐 자본주의 논리에서 이해가 안 될 사항은 아니었죠. 지금도 완결난지 몇 년이 지났는데 문피아에서 광고 때리는거 보면 돈은 오지게 빨아먹은 것 같습니다. 근데 이번 사태는 돈이 더 벌리는 것도 아닌데 난장을 쳐놔서 도저히 납득이 안 되네요.

    찬성: 20 | 반대: 1

  • 답글
    작성자
    Lv.16 myschi
    작성일
    21.06.21 23:52
    No. 6

    이미 소소한부분 검열 들어갔다는 제보가 있습니다. 재벌집 막내아들 1화에 여비서랑 뒹굴고싶다는 부분 삭제당했네요

    찬성: 3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37 사과별사탕
    작성일
    21.06.22 09:49
    No. 7

    젊은 여비서의 몸매 묘사는 검열당했지만, 젊은 남자 경호원이 할머니에게 성상납하는 부분은 존치했네요. 검열의 편향성이 노골적입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7 미드나잇
    작성일
    21.06.21 21:46
    No. 8

    정말 저도 실망했네요...

    찬성: 13 | 반대: 1

  • 작성자
    Lv.39 Tenhai
    작성일
    21.06.21 21:50
    No. 9

    동의합니다..

    찬성: 5 | 반대: 1

  • 작성자
    Lv.93 뮤뮤뮴
    작성일
    21.06.21 21:54
    No. 10

    제가 좋아하는 작품들이 모여있는 플랫폼이라서 더 화가 나네요 글쓴분 말씀대로 문피아가 이성적으로 좀 생각을 하면 좋겠습니다

    찬성: 9 | 반대: 0

  • 작성자
    Lv.42 코끼리피리
    작성일
    21.06.21 21:59
    No. 11

    동의합니다. 문피아는 지금 자신들의 입맞에 맞게 작가나 독자나 주무르려는 행동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찬성: 5 | 반대: 0

  • 작성자
    Lv.33 카르카손
    작성일
    21.06.21 22:05
    No. 12

    ㅋㅋㅋㅋ..ㅠㅠ 지나가다 눈물 쏟고 갑니다.

    찬성: 12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87 견리
    작성일
    21.06.21 22:11
    No. 13

    앗.... 아앗...... 내독나없 재밌게 봤습니다 ㅎㅎ
    내혁단없은 프랑스 혁명을 날것 그대로 다루나 했는데 뭔가 판타지 요소가 있는게 좀 적응이 안 돼서 페이지가 잘 안 넘어가네요 ㅠㅠ

    찬성: 3 | 반대: 0

  • 작성자
    Lv.41 연참한번만
    작성일
    21.06.21 22:48
    No. 14

    동의합니다

    찬성: 2 | 반대: 0

  • 작성자
    Lv.67 ssttrrii..
    작성일
    21.06.21 23:35
    No. 15

    적어도 7년동안 백만원은 훌쩍 넘게 돈을 쓴 독자인데 정말 실망이네요 한때 라이벌이던 조아라가 망해가는 과정을 보면서도 아무것도 못느낀건지 참...

    찬성: 2 | 반대: 0

  • 작성자
    Lv.99 날개잃은새
    작성일
    21.06.21 23:39
    No. 16

    통감합니다. 진짜 네이버에 팔려서 일어나는 일인가...

    찬성: 2 | 반대: 0

  • 작성자
    Lv.69 코골이돼지
    작성일
    21.06.22 23:14
    No. 17

    명필입니다 ㅠㅠ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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