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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공룡을 압도한 사슴

작성자
Personacon 윈드윙
작성
05.04.18 09:59
조회
432

미 프로농구 정규리그 밀워키 벅스 대 토론토 랩터스 경기 감상기

(2001년 4월 15일)

밀워키 벅스, 동부 컨퍼런스 2위에 중부지구 1위를 달리는 팀으로 레이알렌, 샘카셀의 뛰어난 가드 진에 글랜로빈슨이라는 걸출한 포워드로 이어지는 삼두마차의 고른 득점력이 위력적인 팀이다. 세 명 모두 그대로 놓아둘 경우 정신없을 정도로 득점력이 폭팔 해 버릴 가능성을 보유하고 있는 선수들인지라 상대하는 팀의 입장에서는 수비에 상당한 곤란함을 겪고는 한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팀 명인 사슴의 이미지처럼 순하기 이를데 없는 플레이로 일관하는 약 팀으로 기억하고 있었으나 언제부터인가 좋은 선수들이 서서히 흡수되더니 이제는 플레이오프 정도는 문제없이 올라갈 정도의 강팀으로 변모해있다.

스포츠계에 영원한 강자도 약자도 없다는 진리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한다. 레이알렌이나 글랜로빈슨의 나이가 젊은지라 현재도 현재지만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팀 중의 하나이다.

동부컨퍼런스 5위에 중부지구 2위를 달리는 토론토 랩터스, '농구황제' 마이클 조던의 뒤를 잇는다는 최고의 전천후 플레이어 빈스카터가 이끄는 다크호스 팀이다. 이 팀 역시 얼마 전까지만 해도 캐나다지역구 신생팀으로서 제대로 중심조차 못 잡으며 선수수급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었던 것으로 기억되는데 이제는 빈스카터라는 걸출한 선수 덕분으로 인기나 전력 면에서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팀도 팀이지만 빈스카터 때문에라도 토론토의 경기는 팬들에게 상당히 관심을 주는 경기중 하나라고 보여진다.

1쿼터

유연한 동작에 순한 외모가 인상적인 슈팅 가드 레이알렌의 정확한 미들 슛으로 첫 득점의 포문이 열리고 뒤이어 터진 샘 카셀의 턴 어라운드 미들 슛 등으로 밀워키가 6대 0으로 앞서나갔다. 홈 팬들의 성원을 받으면 더욱 강해지는 밀워키의 슛감이 초반부터 심상치 않음을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었다. 초반 야투가 잘 들어가지 않는 듯한 인상을 보이던 토론토는 안토니오 데이비스의 패스를 받은 피터슨이 앨리웁덩크를 성공시키며 만만치 않음을 과시한다. 그러나 이에 맞서는 밀워키는 몸도 채 풀리지 않을 법한 경기 초반부터 상당히 좋은 야투 적중율을 선보인다.

특히 놀라운 야투 적중율의 선봉장은 간판 슈터인 레이알렌이었는데 그는 장기인 3점 슛은 물론 골 밑 돌파로 인한 바스켓 굿까지 얻어내며 토론토의 내 외곽을 마구잡이로 휘저으며 밀워키의 초반 분위기를 이끌어 나간다.

이와는 반대로 토론토의 야투는 자꾸만 링을 빗나간다. 초반에 조금만 토론토가 집중력을 보여주었으면 경기 내내 접전이 벌어질 수도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기도 하다. 허나 토론토의 빈스카터의 초반모습은 상당히 인상 적 이였다.. 빈스카터는 근성 있는 공격리바운드에 이은 세컨 슛 등으로 밀워키의 골 밑에서 특유의 투지를 선보인다. 하지만 왠지 상대인 레이알렌의 야투율이 좋음을 의식했던지 상당히 무리하게 공격을 하는 모습도 여러 번 보였다. 보여주는 투지만큼 컨디션은 따라주지 못하는 듯 했다.

이렇게 되다보니 점점 토론토의 공격력은 중심을 잡지 못하고 어지러워져만 갔다. 반면 밀워키의 야투율은 토론토의 갈팡질팡하는 플레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전선수가 좋은 리듬을 타면서 쏘기만 하면 들어가는 정확성을 자랑했다. 에이스의 책임감을 느낀 빈스 카터는 덩크슛으로 바스켓 굿을 얻는 등 투지를 보였으나 레이알렌은 외곽에 바늘구멍 만한 틈만 보이면 외곽 슛을 작열시키며 토론토의 근접한 추격을 좀처럼 허용하지 않았다. 한마디로 빈스카터의 개인기를 앞세운 골 밑 공격의 토론토를 레이알렌을 중심으로한 밀워키의 전선수가 좋은 야투성공률로 여유 있게 앞서나가고 있는 상황 이였다.

특히 밀워키 선수들의 턴 어라운드 슛은 거의 100%의 성공률을 보였다. 거기에 팀이 잘되려고 그러는지 경기중의 튄 볼이 운 좋게 밀워키 쪽으로 오는 등 행운도 잇따랐고 중간 중간에 교체된 식스맨들도 좋은 활약을 보여주었다. 레이알렌의 1쿼터 컨디션은 거의 최고라고 밖에 표현이 안되었다. 끊임없이 내 외곽에서 득점을 하던 그는 경기종료 0.4초를 남겨놓고 토론토의 반칙으로 자유 투까지 유도해 내는 등 원하는 대로 자신의 공격을 자유자재로 해나갔다.

토론토는 빈스카터의 개인능력에 의한 공격 말고는 별다른 것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다가 거의 혼자 공격을 해나가는 빈스카터 마저 평소보다 못한 모습을 보여주는 지라 토론토로서는 플레이가 제대로 될 리가 없었다. 거의 일방적인 밀워키의 우세였다. 더블 스크린 등 다양한 스크린 플레이로 좋은 팀의 야투율을 더욱더 유기적이고 효과적으로 쓴 밀워키 벤치의 용병술도 돗보였다.

1쿼터 - 밀워키 37 : 20 토론토

2쿼터

밀워키의 햄 선수가 찰스 오클리를 비롯한 토론토의 여러 선수들과 신경전을 벌이며 2쿼터초반의 분위기를 어수선하게 가져갔다. 그런 분위기를 반증하려 인지 불같던 밀워키의 야투율도 1쿼터보다는 조금 성공률이 떨어져갔다. 토론토의 입장에서 보면 점수 차를 줄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그러나 토론토는 그런 상황에서도 달라진 모습을 전혀 보여주지 못하였고 밀워키의 주춤하던 야투율은 샘카셀의 3점 슛을 기폭제로 린제이 헌터의 외곽 슛이 양념처럼 순간순간 알토란 같이 더불어 터져 주는 등 다시금 살아나기 시작했다.

점수 차는 갈수록 벌어지고 다급해진 토론토는 3점 슛을 남발하며 반격을 시도했으나 그들의 슛은 번번이 링을 맞고 허공으로 퉁겨져 나갔다. 2쿼터 5분 여를 남겨놓은 상황에서 점수 차는 51 대 30으로 무려 21점을 밀워키가 앞서나가는 모습이 연출되고 있었다. 리듬을 탓던지 린제이 헌터의 고감도 3점포는 1쿼터 의 레이알렌을 방불케 할만큼 무서운 위력으로 토론토를 집요하게 괴롭혔고 거기에 3점을 잘 쏘지 않는 선수들마저 외곽 슛을 작렬하는 등 밀워키의 야투율은 대단하다는 말밖에 나오지 않았다.

그나마 1쿼터에서 투지를 보여주던 토론토의 에이스 빈스카터 마저 의욕을 상실한 듯 인상깊은 플레이를 보여주지 못하는 가운데 경기는 계속 일방적인 상황으로 흘러만 가고 있었다. 슈터들의 신들린 듯한 슈팅능력에 힘을 얻은 듯 글랜 로빈슨마저 골 밑에서 위협적인 팁 인 덩크를 선보이는 등 자신만의 무게 있는 공격을 펼쳐나갔다. 1쿼터를 레이알렌이 이끌어 갔다면 2쿼터는 린제이 헌터가 공격을 주도해나갔다. 거기에 종합적으로 포인트가드 샘카셀이 좋은 활약으로 기복 없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2쿼터 - 밀워키 67 : 44 토론토

3쿼터

전반전 부진에 대한 스스로의 질책이었던지 빈스카터가 투지를 불태우며 전체적으로 토론토의 식어가던 열정에 다시금 불을 붙여나갔다. 그러나 전체적인 토론토의 의지력과 달리 생각만큼 야투성공률이 좋아 보이지 않았다. 리바운드가세와 수비는 악착같았지만 가장 중요한 골의 결정력이 그다지 용이하지 않았던 것이다.

밀워키는 토론토의 기세에 잠시 밀려 주춤거리는 듯 했으나 노련한 포인트 가드 샘카셀의 침착한 게임 리딩으로 쉽게 분위기를 넘겨주지 않았다. 그다지 화려하지는 않았지만 전체적으로 안정적이고 냉정해 보이는 플레이가 아주 인상적이었다. 어느 팀이나 마찬가지이겠지만 포인트 가드가 중심을 제대로 잡고 있으니 픽앤롤 플레이에 스크린 플레이 등 밀워키는 팀 자체의 컨디션이 물이 흐르듯 자연스럽게 상승세를 탈 수 밖에 없어 보였다.

토론토가 경기를 뒤집기에는 점수 차를 떠나서 전체적인 선수들의 컨디션이나 경기의 분위기에서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혀 예상치 못한 결과가 종종 벌어지기도 하는 스포츠 경기를 흔히 각본 없는 드라마라고도 표현하는데 토론토의 의욕 없는 플레이를 보았을 때는 밀워키의 낙승은 이런 향간의 말을 기대하기가 어려울 정도로 거의 굳어져만 가고 있었다.

3쿼터 - 밀워키 87 : 64 토론토

4쿼터

승기를 어느 정도 확실히 잡아간다는 생각이 들어서 마음이 편안해졌는지 레이알렌의 슛이 다시금 터지기 시작했다. 더불어 린제이 헌터의 슛도 찬스만 나면 여지없이 골대의 그물을 관통하는 모습이었다. 토론토의 입장에서는 자신들이 급 상승세를 타고 밀워키가 갑자기 부진한 모습을 보여도 경기를 뒤집기 어려운 마당이거늘 이런 식으로 밀워키의 슛이 기복 없이 계속 터지자 후보들을 수시로 기용하면서 거의 경기를 포기한 모습이 역력해 보였다.

중반부로 들어가자 양 팀은 서로들 승부는 이미 났다고 생각한 듯 후보들을 대거 기용하면서 경기는 다소 지루하게 펼쳐져 나갔다. 밀워키는 오늘의 승리를 자축하려는 듯 후보들의 컨디션까지도 토론토 보다 나은 모습을 보이며 여전히 일방적으로 앞서나갔다. 결국 밀워키는 한번의 위기도 없이 시종일관 점수를 리드해나간 가운데 그대로 경기는 끝나고 말았다.

적어도 한번 정도의 박진감 있는 경기전개를 기대했지만 이미 끝난 승부는 너무나도 싱겁게 결말이 나고 만 것이다. 슈팅 성공율·투지·집중력·용병술·전술소화 능력 등… 모든 면에서 밀워키가 토론토를 완벽하게 압도한 경기였다.

4쿼터 - 밀워키 112 : 88 토론토

토론토의 빈스카터의 환상적인 플레이를 기대하며 경기를 관전했으나 워낙에 팀의 컨디션이 최악을 달려 조금은 지루한 감이 보이던 경기였다. 그러나 밀워키 선수들의 신들린 듯한 외곽 슛 퍼레이드는 골 밑 묘기 일색인 미 프로농구 경기에서 또 다른 신선 감을 느끼게 해주었다. 빈스카터의 플레이는 제대로 보지 못했지만 레이알렌이나 린제이헌터의 고감도 슈팅능력을 감상한 것으로 위안을 삼으며 어설픈 경기 감상 기를 마친다.


Comment ' 5

  • 작성자
    Lv.29 유정랑
    작성일
    05.04.18 12:31
    No. 1

    미네소타가 플옵 진출실패가 확정이 된 지금 떠나간 레이알렌이 무척 그립군요..
    96드래프트..사슴은 마버리를 뽑았고 늑대는 레이알렌을 뽑았다지요..-_ㅠ
    결과론이지만 그 때 트레이드를 하지 않았다면 지금 레이알렌과 가넷의 콤비는 엄청난 포스일텐데요..
    지금은 마버리도 없고 부상으로 시름시름거리는 무적의 얼짱 카셀옹만 남아있으니..휴..
    내년에 FA가 되는 레이알렌..시애틀에서 반드시 잡는다는 보장은 없는 거 같은데 미네소타로 와서 새역사를 한번 써봤음 좋겠군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운동좀하자
    작성일
    05.04.18 13:13
    No. 2

    '밀워키 벅스' 란 단어가 자꾸 '밀키스(=국산 음료 이름)'로 들어옴. -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윈드윙
    작성일
    05.04.18 14:57
    No. 3

    그러네요^^가넷과 알렌! 정말 멋진 조합이 될수도 있을것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역시 콤비는 이름값도 중요하지만 시너지효과까지 감안한 그 조합을 염두에 두지않을수없을것같군요^^

    컥! 밀키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1 반여랑
    작성일
    05.04.18 17:03
    No. 4

    잘봤어요 ^^ 공룡을 압도한 사슴...좋은 비유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벗은곰
    작성일
    05.04.18 23:21
    No. 5

    필리팬인 저의 주관적이 입장으로는.....

    글렌 로빈슨 이자쉭은 먹튀란 소리밖에 안나옴;;;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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