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로환'이 야스쿠니 신사에 전시된 이유는?
[포토뉴스] 정로환(征露丸)은 살아있다
이수강 기자 [email protected]
배탈 설사 복통의 치료제로 널리 알려진 '정로환'. 이 약이 지금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인 야스쿠니(靖國) 신사에 전시되고 있다. 이유가 뭘까.
▲ 도쿄 야스쿠니 신사. 이하 관련 사진은 모두 지난 23일 찍은 것이다. ⓒ 이수강 기자
현재 일본 도쿄 야스쿠니 신사 경내에 자리한 일종의 전쟁기념관인 '유수칸(遊就館)'에서는 '일로전쟁(日露戰爭) 백년전'이라는 특별전시회를 열고 있다(3월1일부터 12월8일까지). 1904~5년에 벌어졌던 러일전쟁 100주년을 기념해 전쟁의 개황을 소개하고 각종 전쟁 관련 물품과 자료를 보여주는 전시회다.
▲ 야스쿠니 신사 유수칸 입구. [일로전쟁 백년전] 개최를 알리고 있다. ⓒ이수강 기자
▲ [야스쿠니 신사 유수칸 특별전-일로전쟁 백년전] 팜플렛.
▲ 야스쿠니 신사 유수칸 [일로전쟁 백년전]에 전시된 정로환. ⓒ 이수강 기자
이 자리에는 정로환도 전시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정로환이 러일전쟁에 참전한 일본군 병사들 사이에 애용된 약이래서다. 명칭 자체도 '러시아를 정벌한다(征露)'는 뜻이다. 이후에는 '정(征)'자가 '정(正)'자로 바뀌었지만, 아직 '정로환(征露丸)'으로 쓰고 있는 제약회사도 있다는 것이 전시회의 설명이다. 한국에서 팔리는 정로환은 '정(正)'자를 쓴다.
▲ 야스쿠니 신사 유수칸 [일로전쟁 백년전]에 전시된 정로환. ⓒ 이수강 기자
▲ 한국의 한 제약회사가 만드는 [정로환]. [바를 정(正)]자를 쓰고 있다.
다음은 정로환에 대한 전시 설명 문구이다.
지금도 살아있는 정로환(征露丸)
더러운 물도 얻기 어려운 전쟁지에 있어서 병사의 배를 확실히 지켜주는 것이 정로환이다. 강력한 살균력을 가지고 크레오소토를 주성분으로 하는 본약은 신약(神藥)이라고 칭해졌을 정도이다.
현재 대부분이 '정로환(正露丸)'이라고 명칭을 바꾸었지만, 나라현의 일본의약품제조(주)는 원래의 '정로환(征露丸)'을 제조 판매하고 있으며, 상자에 그려져 있는 것은 초대 육군 군의총감 마츠모토 쥰(松本順)이다.
▲ [일로전쟁 백년전] ⓒ이수강 기자
▲ [일로전쟁 백년전] ⓒ이수강 기자
▲ [일로전쟁 백년전]에 전시된 [일로전쟁 작전도]. ⓒ 이수강 기자
2005년 봄, 러시아에서는 5월9일 제2차 세계대전 전승기념일 60주년을 맞이해 세계 각국의 정상을 초청한 행사를 준비 중이다. 또 올해는 많은 나라에게 해방 또는 건국 60주년이기도 하다. 그러나 같은 시각 일본에서는 러시아에 대한 전승 100주년을 기리는 전시회가 열리고 있고, 많은 일본인들이 정로환과 같은 전시품 앞에서 고개를 끄덕이고 있다.
이수강·권혜선 기자
입력 : 2005년 04월 29일 18:28:23 / 수정 : 2005년 04월 30일 10:5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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