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에 좋은 기분으로 고향에 갔다가 가족과 친척끼리 말싸움이 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 때 보면, 선거를 앞두고 정치를 주제로 대화를 하다가 싸움이 생기는 경우가 있지요. 정치는 말싸움이 벌어지기 쉬운 주제입니다.
종교도 말싸움이 나기 쉬운 주제입니다. 기독교의 분파가 2만5천 개 이상이라고 하는데요, 성경 구절에 대한 해석 차이로 이렇게 분파가 나뉘어졌다고 하더군요. 신앙에 관한 견해 차이는 매우 심각한 차이이기 때문에 때로는 목숨을 걸고 싸우게 되기도 합니다. 서로 상대의 설득에 쉽게 납득이 안 되고, 어느 순간부터 미움이 폭증하게 되지요... 같은 기독교 내에서도 이런데, 서로 다른 종교일 경우에는 어떻겠습니까? 종교전쟁이 일어나도 하나도 이상할 게 없습니다.
강호정담에서 정치 이야기를 금지한 것도 아마도 이런 말싸움 글싸움 때문일 겁니다. 일단 댓글이 달리고 의견이 상충하게 되면, 그 때부터는 싸움이 반복되기 마련입니다... 그리고 여러 사람이 참여하면 싸움은 확대되지요. 게시판이 난장판이 된다 싶으면, 사람들이 질리기 시작합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현타가 오게 됩니다... 내가 왜 여기서 이런 말싸움을 하고 인생을 낭비하는 걸까??? 말해 봤자 어차피 이해도 못하는 사람들을 상대로??
이 싸움에서 제일 고약한 사람들도 있습니다. 욕으로 상대를 도발하는 사람입니다. 상대의 의견을 존중할 생각이 전혀 없는 거죠... 욕을 무시하자니 속이 부글거리고, 욕에 욕으로 응수하자니 품위가 떨어집니다... 말싸움을 하다가 고소라도 하게 되면 그야 말로 시간 낭비 노력 낭비에 형사처벌까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사람들이 제일 고약하다고 말하는 겁니다.
대화라는 것은 내 생각을 상대에게 이해시키고, 상대의 생각을 이해하기 위한 것이지요. 그러니까 자신의 생각, 의견을 말하고, 이 생각과 의견이 어디에서 근거한 것인지를 언급하는 정도로 하면 되는 것입니다. 여기가 무슨 논문 발표하고 방어하는 곳도 아니잖아요.. 적당히 근거를 언급하는 정도로 넘어가도 됩니다.
서울의 남산은 1개뿐이지만, 사람의 위치와 각도, 햇빛, 계절 등에 따라서 천차만별의 모습으로 보이게 됩니다. 세상은 하나 뿐이지만, 사람마다 다른 세상을 보고 살게 되는 거죠. 그래서 의견이 서로 다른 게 당연히 발생하는 일입니다. 내가 본 세상만이 참이라고 생각하면, 여러 사람 피곤해집니다. ^ ^ 나이가 들수록 다른 사람의 의견과 말에 관용을 가지고 듣는 것은 바로 이런 까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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