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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잊어버릴 기억들..

작성자
Lv.92 정덕화
작성
03.05.29 06:29
조회
457

넌 옷을 사는 걸 무척 좋아 했지...어떤 때는 사지도 않으면서 몇시간씩 옷을 구경만 하기도 했지...난 바보같이 질질 끌려 다니면서 같이 구경하곤 했어...

      

그러다 넌 내 바지를 사준다며 어느 매장에 들어 갔었지... 내가 입을 바지인데도 넌 니 마음에 들어야 한다며 또 몇시간씩 바지를 골랐지...다행히 니 마음에 드는 바지를 찾을 수 있었어... 그러면서 넌 종업원에게 말했지...날 망신주려고 말이야...

      

"이 곤색 바지 허리사이즈가 34는 없어요?" -_-;;;;

      

내가 아무리 배가 좀 나왔다지만...아직은 32로 버틴단 말이야.....-_-;;; 물론 32를 억지로 입느라 내 배에 혁대 자국이 심하게 난 건 인정해..-_-; 그렇다고 숨쉬기 좋아라고 34를 입진 않아...절대 안 입어!... 나도 자존심은 있다구...세상에! 34가 다 뭐야...날 뭘로 보구....

      

니가 사준 허리사이즈가 34인 바지를 들고 집에 오면서 내가 얼마나 슬펐는지 넌 죽어도 모를거야...난 그 바지를 장농 깊숙히 쳐박아 두었지... 그렇게 몇 년이 지났지....어느날 장농 정리를 하다가 바지를 발견했어... 니 생각이 나더라...그래서 난 그 바지를 입어 보았어...젠장, 숨이 차더라...-_-;;;

      

하지만 지금이라면 말이지...니가 골라준 거라면 36아니...40이라도 입을 수 있을 것 같애...니가 골라준 거라면...쫄바지도 입을께...니가 골라준 거라면 말이지...니가...

      

우린 노래방에도 자주 갔었지...넌 항상 이상한 노래만 부르더라... 혜은이 아줌마 노래까지는 이해해...근데 이미자 아줌마 노래는 왜 부르고 난리니...-_-;; 난 돌아버리는 줄 알았다...

      

그리고 내가 김종서 노래 부를 때 말이지.... 내가 키 좀 낮춰 달라고 너한테 분명히 말했지... 젠장. 난 노래 부를 때 창자가 뒤틀리는 줄 알았어...알고 보니 니가 키를 두 단계나 높여 놨더라.......

....-_-;;;

      

근데 지금은...지금은 말이지...니가 무슨 노래를 해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애...이미자 메들리도 괜찮아...현미 아줌마면 뭐 어때... 니가 해주는 노래라면 뭐든지 들을께...니가 해주는 거라면...니가....

      

      

난 평소 그런 생각을 해... 우린 잘 헤어진 거라구... 사랑하면 결혼같으건 하면 안되는 거라구... 결혼하면 사랑하는 감정은 온데간데 없어질 거라구... 서로 미워라게 될 거라구... 그런 생각을 하면서 너와 헤어진 걸 후회하지 않으려 애쓰고 있어... 나 참 바보같지?...헤헤

      

어느날 엄마하고 아버지가 부부싸움을 하더라...정말 두 분다 화가

많이 나셨더라구...엄마가 아버지를 향해 뭔가를 던졌어..정말 말하기도 창피해...엄마가 던진 건 밥통이었어...-_-;;;

      

아버지도 가만 있지 않았어...엄마에게 뭐라고 악담을 했어...난 아버지가 그런 말을 하는 지도 몰랐어...정말 창피해..."아가리를 찢어버릴까부다"... 이게 사랑하는 사람에게 할 말이니?....-_-;;;

      

상상할 수 있어?...니가 나한테 밥통을 던지는 걸?...우리도 결혼했다면 니가 나한테 밥통을 안 던진다고 어떻게 장담해...그리고 내가 너한테 아가리를 찢을 뇬이라고 한다면...그건 상상도 하기 싫어....끔찍해....

      

그러니까 우린 잘 헤어진 거야...적어도 우린 사랑했던 기억은 간직할 수 있잖아...우리 엄마 아버지가 단순무식한 사람도 아니고 배울 만큼 배운 분들이야...그런데도 밥통을 던지질 않나...아가리가 어쩌구 저쩌구 하질 않나... 우린 정말 잘 헤어진 거야...사랑하니까 헤어진다는 영화배우 김지미의 말을 난 정말로 이해할 수 있어...

      

하지만 말이지...난 가끔 그런 생각을 해...너하고 같이 있을 수만 있다면.... 니가 던지는 거라면...그냥 밥통이 아니라...압력밥솥이라도 맞을 수 있다고... 하나도 안 아플 것 같애...정말이야...뭐든 던지라구...다 맞을 수 있어... 너랑 같이 있을 수만 있다면...까짓 아픈게 대수야?...너랑 같이 있을 수만 있다면...너랑....

      

니가 그렇게 말했지...나보다 더 좋은 여자 만나길 바란다구....바보.... 너보다 더 좋은 여자는 없어...적어도 나한테는 말이지...너의 새하얀 미소... 가끔 짓는 멍청한 표정...피자 먹을 때 고기는 떼놓는 니 식성... 유난히 털이 많은 니 다리...약간은 곱슬인 니 머리...날 미치게 한 것들이지...

      

그런데도 더 좋은 여자를 만나라구?...정말 넌 바보구나...난 뭐든 바꾸는 걸 싫어하지...너도 알잖아...참치는 동원참치 아니면 안 먹지...라면도 신라면 아니면 안 먹어...여자도 너 아니면....젠장 잘 알잖아...내겐 너 뿐이란 걸...

      

그런데도 더 좋은 여자를 만나라구?...젠장....내겐 너 말고는 의미가 없어... 니가 그건 더 잘 알잖아...니가 더....그런데도 넌 잘도 가더라...뒤도 안돌아 보고 말이지...니가 뒤만 돌아 봤어도...널 잡을 용기가 났을거야... 그런데 넌 뒤돌아 보지 않았지...정말 냉정하더라...

      

가끔 그런 생각을 해...니가 왜 날 떠나갔는지...내가 잘못한 게 뭔지.... 하지만 알 수 없겠더라...전혀 모르겠어...도대체 이유가 뭘까?.... 자존심 상해서 그건 못 물어 보겠더라...젠장...나 정말 바보같지?.....

      

하지만 말이지...니가 한번만 더...한번만 더 기회를 준다면 말이지.... 너에게 좀 더 잘 할 자신 있어...정말이야...하지만 나도 알아.... 이젠 그럴 수 없다는 걸...넌 다른 남자의 여자란 걸...젠장, 더럽게 슬프다...

      

가끔 그런 생각을 해...니가 행복했음 좋겠다고 말이지...정말 행복했음 좋겠어...정말이야...빈말 아냐...넌 꼭 행복했음 좋겠어...그래야 니 선택이 옳았음을 증명하지...난 니 선택을 방해하고 싶지 않았어...그건 널 존중하기 때문이야...젠장...존중하지 말 걸 그랬지?...어쨌든 잘 살아....

      

언젠가 니 생각이 나지 않더라...전혀 나지 않았어...일주일이 지나도 니 생각이 나지 않았어...난 정말 기뻤지...널 내 마음에서 지웠다고 말이야.. 나도 다른 사람을 사랑을 할 수 있다고 말이야...나도 씩씩하게 살아갈 수 있다고 말이야...난 정말 기뻤어...새롭게 태어나는 기분이었어....

      

어느날 편의점에 갔을 때였지...너하고 자주 가던 동보서적옆 LG25 더라.... 갑자기 니 생각이 다시 났어...젠장...난 거기에 가지 말았어야 했어.... 바보같이 가슴까지 떨리더라...꼭 니가 다시 나타날 것만 같아서 말이지... 제기랄...난 널 잊은 게 아니었어...널 잊었다고 착각하고 있었던 거야.... 그날 밤 내가 어쨌는 줄 알아?...니 생각이 나서 한숨도 못 잤어...바보같이...

      

이젠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누가 좀 가르쳐 줬으면 좋겠어.... 친구놈이 그러더라...내가 너한테 도장을 안 찍은 게 실수였다구.... 도장...내가 너한테 도장을 안 찍었던가?...난 침 발라 놓은 건 기억 나....난 그걸로 니가 내 껀 줄 알았는데...역기 난 바보였어...도장이 더 중요한데 말이지...헤헤, 농담이야...난 널 지켜주고 싶었어...정말이야...

      

이젠 더 할 말도 없어...한 가지만 더 얘기 하자면...난 널 원망하지 않아.. 절대 원망 안 해...부담 갖지 마...니가 나한테 준 사랑은 정말 잊지 못할 거야...어떻게 잊어...난 날 잊지 못할 거야....영원히...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왜 회사 출근 할때는 정장을 입어야 할까여?

cf 보니까 청바지 입고도 출근 하는데......

요세는 세탁비가 너무 많이 들어 짜증이 납니다.....

일일이 다리미로 다리기가 뭐해서 맨날 드라이 하니..ㅡ.ㅡ;;

참 전 바지 30 입습니다..-_-;;


Comment ' 3

  • 작성자
    Lv.1 소오
    작성일
    03.05.29 09:00
    No. 1

    전 26도 큽니다 -_-;;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시아
    작성일
    03.05.29 12:20
    No. 2

    사랑과 집착은 다릅니다.. 어떤분들은 미련도 사랑이라고 하지만..
    떠난사람은 잊어주는것이 도리입니다..
    계속 잡고있는것은 집착일 뿐이죠..
    님의글이 너무 슬픈것 같아서 ..
    아직은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이 더많죠..
    지금 너무 힘들어 하면...앞으로 만날 진짜 반쪽에게 너무
    미안하지 않을까요?..
    주제넘었다면 죄송합니다...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帝皇四神舞
    작성일
    03.05.29 18:07
    No. 3

    .....이제 그만 잊으셔야 할텐데...
    시간이 약이죠.

    찬성: 0 | 반대: 0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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