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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생각해볼만한 글입니다.

작성자
Lv.1 미터마이어
작성
03.08.22 22:23
조회
260

출처:오마이뉴스

외국생활을 해보면 사람 입맛이 참 이상한 것이라는 사실을 확인하게 됩니다. 이따금씩 한국에서 먹던 별난 음식들이 생각나기 때문이지요. 제가 파나마에서 살던 때 풋고추가 그런 먹거리 중 하나였습니다.

파나마에도 풋고추가 있었지만 너무 매워 서울에서 즐기던 맛이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서울에서 풋고추 씨앗을 구해왔습니다. 그러나 이 도전은 실패로 끝났습니다. 강렬한 태양광선 때문에 서울 고추는 파나마형의 매운 고추로 자랐기 때문이었지요. 생물에게 환경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게 하는 사건이었습니다.

그 무렵 풋고추말고도 생물과 환경의 관계를 생각할 또 다른 일을 경험 했습니다. 열대의 벌들은 꿀을 저축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바로 그것입니다. 추운 겨울이 없어서 연중 언제나 꽃이 피고지니까 벌들은 먹을 것 걱정이 없습니다.

겨울이 없으니까 겨울나기를 위한 꿀을 저장할 필요도 없는 것이지요. 먹을 것이 사시사철 지천으로 널려 있는데 벌이 무엇이 아쉬워 동분서주 비상을 계속하겠습니까. 벌의 이런 생태 때문에 파나마 사람들은 꿀을 아르헨티나처럼 겨울이 있는 나라에서 사다 먹습니다.

환경의 영향을 받기는 사람도 풋고추나 꿀벌의 경우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어떤 환경에서 자랐고 어떤 사람들과 살아가며 어떤 종류의 직업에 종사하느냐에 따라 사람의 모습이 달라집니다. 타고난 유전인자에도 불구하고 환경에 따라, 특히 직업에 따라 사람의 성격이나 정신세계마저 달라집니다.

가령 금융계에 투신하면 타산적인 사람이 되기 쉽습니다. 경찰이 되면 주변이 범법자로 보이기 십상입니다. 언론인이 되면 매사에 비판이 앞섭니다. 검사가 되면 일생을 어두운 범죄자와 씨름을 하기 때문에 성격이 거칠어 집니다. 판사생활을 오래 하면 자기만 옳다는 생각에 빠지기 쉽습니다.

그러나 농부는 평생 순박한 마음으로 세상을 살아 갑니다. 이렇게 직업이 우리 삶에 끼치는 영향력이 지대합니다.

따라서 직업을 밥벌이의 수단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자신의 운명을 결정짓는 환경으로 받아들여야 현명할 것입니다. 어쩌면 이런 사실을 일찍 터득한 사람이 행복한 사람입니다.

그러나 사람들이 최초의 직업을 고르는 젊은 시절에는 생각이 여기까지 미치기가 어렵습니다. 혹은 생각이 있더라도 현실이 너무 급박하다는 이유로 아무 직업이나 붙드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오늘 현재 인기가 있고 사람들이 몰린다고 해서 그 직업이 내일에도 반드시 좋은 직업은 아닙니다. 그러나 좋은 직업이 돈이나 근무조건에 좌우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은 한참 세월이 흐른 다음의 일이지요.

손쉽다는 이유로 월급쟁이 길을 선택했다가 중년에 접어들어 월급쟁이 근성에 젖어있는 자신을 발견하고 괴로워하는 직장인들이 수두룩합니다. 그러므로 젊은 날의 직업선택은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합니다.

사람들은 타고난 운명이 직업을 결정한다고 믿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직업이 사람의 운명을 만들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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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무림유저분들중 특히 학생이신 분들이 읽으시면 유익할듯 싶어 올려봤습니다.


Comment ' 5

  • 작성자
    Lv.62 앙탈부리
    작성일
    03.08.22 22:40
    No. 1

    생각에 잠기게 하네요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천아
    작성일
    03.08.22 23:05
    No. 2

    네. 농부는 평생을 순박한 마음으로 삽니다...
    하지만 요즘 시골사람들을 보면 가슴만 아플 뿐입니다.
    순박하다는거. 욕심이 많이 않다는 거. 그것들 때문에 이기적이고 타산적인 도시사람들에게 휘둘리며 살아가기 때문이죠.
    막말로 요새 사람들... 어디 시골로 장가, 시집이나 가겠습니까?
    물론 퍼오신 글이겠으나...
    저의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반론을 하고 싶습니다.
    판사가 되고도 아주 순박할 수 있고 농부가 되고도 이해타산적이기 때문이죠.
    자연환경이 한국고추를 파나마 고추로 바뀌게 한다구요?
    하지만 자연환경이 한국 고추를 아르헨티나 꿀로 바뀌게 하진 않는다는게 제 생각입니다.
    환경은 운명을 바꿀수 있습니다.
    하지만 직업이 모든걸 운명을 바꾼다는 것은 저로선 납득할 수 없네요.

    날도 더운데 너무 심하게 쏘아 붙였나?
    직업같이 뭔가 심각한 얘기만 나오면 흥분하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9 파천러브
    작성일
    03.08.23 01:08
    No. 3

    펌글이 대량으로 올라오고 있꾼요..저도 올리지만..;;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玄修學人
    작성일
    03.08.23 02:26
    No. 4

    직업이 운명을 바꾸진 않을 겁니다. 다만, 사고방식은 바꾸지요.
    저는 상대방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에서 원하는 바가 뭔지 알려고 합니다.
    집사람은 책임소재를 잘 따집니다. 간호사거든요.(아시죠? 의료사고 무서운 거...)
    선생님은 언제나 가르치는 투로 이야기 합니다.
    저희 집안에 여자 세분은 특히 자상하게 가르칩니다.
    이러저러하면 이렇잖아요... 그러니 그리 하면 안됩니다... 합니다.
    셋 다 유치원 교사입니다.^^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1 그남자
    작성일
    03.08.23 06:26
    No. 5

    체육선생님이 직업이 되면 어떻게 될까요??워낙 다양한 체육선생님을 만나본듯해서...어떻게 변할지 잘 모르겠군요..뭐 하고 싶어도 신체적인 조건때문에 어려울듯 하지만..큭큭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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