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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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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입학에 찬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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퀘스트
작성
03.11.23 19:37
조회
614

조용히 있으려고 했지만(이런 분위기에선 다수 의견에 반대하는 의견을 냈다간 이지메를 당하기 십상이라서), 아래 어느분이 여기엔 찬성하는 사람이 한명도 없을 거라고 단언 한 것을 보니 찬성하는 사람도 있다는 것을 밝혀야 할 것 같아서요...

저는 귀여니 소설들을 읽지 않았고 따라서 팬도 아닙니다만...(하도 유명하길래 동네 대여점에서 몇쪽 뒤적여 보았더니 제 취향이 아니라서 덮었습니다.) 귀여니의 특례입학에 문제가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연전에 <야간비행 표절사건>이라는 것이 있었습니다. 어느 돈 많은 집 학생이 유명 만화의 글 부분을 짜집기해서 자비 출판으로 <야간비행>이라는 소설집을 내고, 그것을 근거로 고대에 특기 입학을 하려다 좌절된 사건입니다. 그때 표절 사실을 제보한 것이 같은 반 학우들이었다는 얘기도 있었지요. 저는 그때 입학이 허용되어선 안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너무 명백한 표절이었으니까요.

귀여니의 경우는 그것과는 다르다고 생각됩니다. 돈 많은 부모 덕에 자비 출판을 한 것도 아니고, 상업적 가치를 인정받아서 책이 나왔고, 그 재미를 인정한 많은 독자들이 책을 사주어서 베스트셀러가 되었습니다. 많은 독자들을 즐겁게 해주었다는 것만으로도 가치 있는 일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아가사 크리스티가 자신의 집필 목적을 "나는 내 독자들을 즐겁게 하기 위해 쓴다"고 했던 것에 저는 감명받았답니다.)

공부하지 말고 '소설이나' 써서 대학 가자는 식으로 냉소하는 이들도 많지만, 귀여니가 '소설이나' 썼다고 해서 입학이 허용된 것은 아니지요. 소설을 썼기 때문이 아니라 그 소설들이 베스트셀러가 된 작가이기 때문이지요.

베스트셀러 작가라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많은 대중과 공감대를 형성하는 능력이 있다는 것이고, 이는 대중문화의 꽃이라는 영화계에서도 매우 높이 평가받고 있는, 그러나 매우 귀한 재능입니다. 그 재능을 인정하여 입학을 허용한 것이지요.

수능을 안보고 대학에 가는 것이 부당하다는 식의 말도 있는데...

수능점수에 의해서만 대학에 갈 수 있다면 특기니 특례니 하는 입학방식을 따로 마련할 필요가 없겠지요. 수능이나 내신 같은 시험점수로 평가할 수 없는 가능성을 평가하기 위해 이런 제도가 생긴 것 아니었던가요? 그래서 경직된 입시제도를 개선한 바람직한 시도로 받아들여지기도 했구요.

(이우혁님이 나도 받아주겠느냐고 질문한데 대해선 참 의외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당연히 받아줄 것 같아서요. 이우혁님 정도라면 대부분의 학교에서 환영하리라고 생각되니까요. (대부분이라는 말을 쓴 것은 학교나 학과에 따라서는 창작을 달가와하지 않는 곳도 있기 때문입니다. 창작보다는 학술적인 연구를 중시하는 학풍을 가진 곳도 있으니까요.) 마찬가지로, 무협소설 작가도 충분히 같은 일이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장안의 화제가 된 작품을 잇따라 써낸 작가가 있다면 그 특기를 살려서 입학할 수 있으리라고 봅니다.)

국어파괴라는 비난에 대해서...

불과 몇 쪽 넘겨보았을 뿐이지만, 이모티콘을 사용했다는 점을 제외하고는, 문장이 특별히 엉망이었다는 기억은 안 나는군요. 대부분의 인터넷 소설이나 대중소설들이 그리 빼어난 국어구사력을 보이고 있지 않은 형편이라서 더욱 그랬던 것 같네요. 이모티콘 빼고 읽으면 평범한 책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이모티콘이 국어의 일부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저는 이모티콘은 '기호'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언어나 문자도 기호이긴 하지만... 언어와는 다른 체계의 기호라고 보고, 그것이 언어를 보완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봅니다. 삽화가 이해를 돕는 역할을 하고 시각적인 면을 더해주는 효과를 내듯이...

귀여니가 연대에도 지망했다는 소문이 있더군요. 저는 연대 입학설을 먼저 들었는데 그때 떠오른 생각은 "역시 연대!"라는 것이었습니다. 고대나 서울대에 비해 훨씬 자유분방한 학풍을 가진 연대니까 그렇겠지... 하는 생각이었지요.

그런데 성균관대라니! 저는 정말 반가웠습니다. 가장 고루한 학교, 정문을 들어서면 '가족법 개정 절대반대' 어쩌구 하는 플래카드가 휘날리는 학교에서 그런 결정을 할 수 있었다니! 이제 성대도 뭔가 달라지고 있구나...

그런데, 그런 성대에서도 할 수 있는 생각을 젊은 인터넷 세대가 안하고 있다니 참 놀랍더군요. 저는 귀여니가 베스트셀러 대중소설 작가 자격으로 학생 아닌 강사(겸임교수니 뭐니 해서 현장의 경험을 살린 외부 전문가들의 강의가 도입되었지요.)로 특강 같은 걸 한다고 해도 괜찮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소설은 아무나 쓸 수 있지만, 몇십만부 팔리는 베스트셀러는 아무나 쓸 수 있는 게 아니니까요.

대중문학도 문학의 일부로 인정받고 학술적으로 연구되어야 한다고 믿는 사람으로서 이번 입학결정은 참 흐뭇했습니다.

성대에서 문학을 전공하고 있는 사람의 입장에서 횡설수설 한번 해봤습니다.


Comment ' 11

  • 작성자
    제갈지
    작성일
    03.11.23 19:40
    No. 1

    저도 개인적으로 적극 찬성합니다.
    다양성의 측면과 개인의 창의성을 존중한다는 의미에서 적극 찬성합니다.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1 미르엘
    작성일
    03.11.23 19:41
    No. 2

    음...대화가 소설의 대부분을 차지한다는 점만 봐도 쪼매 문제가 있다고..;;;;;
    저도 뭐라 할만한 사람은 아닙니다만...;;;;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소우(昭雨)
    작성일
    03.11.23 20:00
    No. 3

    많은 독자들을 즐겁게 해주었다라...
    하지만 그 반대의 작용도 있지 않겠습니까? 그걸 보고 눈쌀이
    찌푸려 졌다던지, 이모티콘을 보고 짜증이 났다던지 말입니다....
    책을 많이 판매해 베스트셀러에 오르고, 많은 독자들에게 재미만
    선사할 수 있다면 대학 입학 할 수 있는 걸까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2 Mr.케이
    작성일
    03.11.23 20:05
    No. 4

    그겁니다.
    상업적인 성공. 애초에 그것으로 인해서 성대라는 문턱을 넘게 해주었다! 라고 했다면 차라리 지금처럼 말들이 많지는 않았을 겁니다.
    왜냐? 꼬우면 너도 베스트 셀러 하나 만들어봐라! 라고 하면 할 말이 없기 때문입니다.
    저 혼자만의 생각일 지는 모르지만 저같은 사람들도 있습니다.
    재능 어쩌고 하면서 이해할 수 없는 논리를 펼치는 것에 화가 나는 겁니다.
    어떤 분이 말씀하셨듯이 귀여니보다 훌륭한 글들이 인터넷에 산재해 있고, 소리소문 없이 때를 잘 못 만나서 묻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귀여니가 때를 잘 잡았고, 크게 성공해서 좋건 나쁘건 공인으로 이름을 알렸으니 그 능력을 인정해 입학을 시키기로 결정봤다면 오히려 저같은 사람들은 할 말이 없을 겁니다.
    작가로서 그 기회를 잡고 상업적으로 성공한 것은 누구나 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죠. 그 하나만 보아도 훌륭한 재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굳이 시시비비를 따지자는 건 아니니 기분 나쁘게 듣지 마시길 바랍니다.
    그냥, 이런 이유에서 저 같은 사람도 있다는 것을 작게 소리친 것 뿐입니다. ^^;;;

    귀여니는 어떤 이유에서건 폭풍의 핵임은 틀림이 없군요. ㅎㅎㅎ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illusion
    작성일
    03.11.23 20:44
    No. 5

    이 쪽도 맞는 말 같고 저 쪽도 맞는 말 같아서 혼란이 오는군요.

    하아.. ;;

    창의성이라..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남리
    작성일
    03.11.23 21:17
    No. 6

    귀여니님 글이 베스트셀러라 괜찮다구요?
    그럼 표절해도 된다는 얘기가 됩니까?
    이미 꽃보다 남자의 표절이라는 얘기는... 어지간한 분은 다 아는 사실입니다.
    표절해도...많이만 팔리면...그것은 입학할 자격이 되는걸까요?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65 한척
    작성일
    03.11.24 00:11
    No. 7

    하두 관심이 없다보니..
    남리님, 근데 귀여니 소설이 표절이라는 건가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천마금
    작성일
    03.11.24 05:15
    No. 8

    문장이 특별히 엉망이었다는 기억은 안 나는군요

    다시한번 일독해보시길..

    처음 글을읽곤 살인욕구가 치밀었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 熱血
    작성일
    03.11.24 07:00
    No. 9

    귀여니의 소설도 표절시비에 휘말려 있습니다.

    그리고 책은 다 읽어 보시고 찬성을 해보시지요.

    외계어에 대한 것은 나우누리에 가보시면

    유명합니다. 뜻을 알아 먹어야 읽었다고 하던지 할꺼

    아닙니까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청화비향
    작성일
    03.11.24 14:09
    No. 10

    지금 이분이 착각하시는것같은데
    외계어가 아니라고요?
    그럴수도 있겠죠..'책으로'보면말입니다..
    나우누리 통신상에 있는글봤습니까?
    하나도 알아볼수없는 진짜 외계어입니다..
    오죽하면 출판사 편집과정에서 글을 고쳤다는 말이있겠습니까?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퀘스트
    작성일
    03.11.25 10:07
    No. 11

    출판과정에서 글을 고치는 것은 당연한 겁니다. 그것을 위해서 편집자라는 직업이 존재하는 거구요.

    위에 새로 올린 글에도 썼지만 통신연재로 얻은 혜택이 아니고 출간을 통해 얻은 혜택이니(통신만으론 베스트셀러라고 못하겠죠. 그저 인기작가 정도...?) 책을 기준으로 얘기해야 할 것 같구요.

    그리고
    검유화님의 글에서 보듯이 많은 사람들이 상업적 성공을 재능의 하나라고 생각하지 않는것 같아서 안타깝습니다. 때를 잘맞추는 덕에 히트했다는 것도... 타이밍을 맞추는 것이야말로 대중장르의 핵심요소니까요.

    귀여니에 대해서 우려가 되는 것은 그녀의 재능이 한시적일 수 있다는 겁니다. 많은 상업적 재능들이 유행을 타는 수가 많아서... 공부를 통해서 보완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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