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정시 원서접수가 시작됐어요. (어제 시작한 학교도 있었지만요.)
근데, 제목이랑 어울리지 않게 무슨얘긴가 하는 생각이 드시죠?
원래도 고 3교실이라 선생님들이 거의 들어오지 않으시긴 하지만,
원서접수가 시작된 오늘부터는 아예 우리끼리 난로주변에 삥 둘러앉아 얘기하며 놀기만 합니다.
그러다가 어떤애가 뒷면이 붉은 동양화 48장을 꺼내더니 하자고 꼬시더군요-
그래서 거절을 하려고 했는데, 불그스름한 어여쁜 그림들이 절 유혹하는게 아니겠어요?
그래서 어쩔수 없이 했죠.;
책상 두개를 붙여놓고, 그 위에 숄을 깔고.. (원래 이게 뽀인트 아니겠습니까? 아쉬운대로 담요대신..)
주변에 의자 몇개를 가져다놓고, 시작을 했죠-
그냥 하기는 맹숭맹숭하니까, 돈내기를 할까, 아님 나중에 몰아서 사주기를 할까,
아니면 맞기를 할까,, 하다가 돈은 바꾸기도 귀찮고 그런 관계로 결국은
점수대로 맞는걸 하기로 했습니다. (검지, 중지로 팔목 때리는거 아시죠?)
그렇게 열심히 하고있으려니 점점 울긋불긋한 피멍이 보이기 시작하고,
하얗던 피부는 벌게지고, 파아란 핏줄은 점점더 도드라지고,,
애들은 얼굴에 피나고- (여기서 피난다는건 빨개졌다는 뜻이에요.)
처음엔 무조건 안죽고 치려고 하던애들이, 가면갈수록 광팔아서 그냥 때릴려고 하더라구요.
광이랑 피 2개짜리랑 합해서 4개가 들어온게 최고였었는데, 애들이 어찌어찌해서 파토를
시켜버리더군요. 억울했어요- 흐흑,,
그리고 첨엔 때리면 아프다던 애들이 나중엔 하나도 안아프데요.
너무 때렸더니 손가락에 힘이 빠져서 소리도 안나더라구요. 짝- 짝- 때리면 소리 참 듣기 좋은데- 히힛,
맞아서 아프다는 애들 옆에서
"아, 너무 세게 때렸더니 손가락 아프다~"
이랬더니 약간의 야림이 느껴지더군요. 하핫-
원래 멍이 약간 잘드는 편이라 지금도 팔목에 보라색이 쪼끔쪼끔씩 뭉쳐있습니다.
그래도 이저도야 뭐...
예전에 남자애들도 껴서 신제로라는 게임했을 때는, 손등이 온통 보라색, 푸른색이었거든요.
그땐 정말 너무 아파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주르륵- 흐흣,
정말 학교에서 하니까 더 재밌었던것 같애요.
이제 방학도 얼마 남지 않았고, 방학만하면 졸업식때만 잠깐 나가면 되니까,
사실 고등학교 생활은 끝난거나 다름없거든요-
이것도 나중에 생각 날 좋은 추억이 될것 같네요.
(오늘 분위기를 봐서는 내일도 또 할것 같거든요. 프힛,)
저녁먹을 때 엄마한테 팔목 보여주면서 놀았다고 자랑(;)했더니,
공부는 안하냐고 하시더군요. 저는 재수얘긴줄 알고, 학교는 시끄러워서 공부 안된다고 했더니,
그럼 수업시간에 수업안듣고 쳤냐고 하시더라구요.
아무리 고 3이라지만 선생님이 수업을 하시는 중에 동양화 감상하면 죽죠;;
그래서 절대 수업 안했다고 그랬죠~
흠흠, 암튼 재밌었어요- 이제 방학까지 20일정도 남았는데,
재밌는 추억 많이많이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럼 이만 줄이겠습니다.
얼마 남지않은 하루, 즐겁게 보내세요.^^
Comment '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