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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잡담] 우리 아버지...

작성자
진소백▦
작성
02.12.15 22:31
조회
489

아버지 이야기가 잠시 나와서...

우리 아버지는 독선과 아집 그 자체이신 분이다...

더군다나, 젊으셨을 때에는 한가닥 하셔서 인지 흥분을 잘 하신다...

또한 주사가 심하셔서 아버지가 젊으셨을 때, 술을 많이 드신 날에는...

어머니와 누나 그리고 나 이렇게 세 식구는 언제나 공포에 몸을 떨어야 했다...

수많은 구타와 폭력...

한 겨울에 속옷 바람으로 쫓겨나기도 하고...

참 말 못할 일들을 많이 겪었다...

그래서 난 아버지를 사춘기때부터 미워했다...

그렇게 세월은 흘러가고...

어느새  나는... 키가 훌쩍 자라 이제 아버지보다 목 한뼘이 더 있게 되었다...

사춘기때부터 아버지의 얼굴을 잘 안쳐다 보았고...

아버지와 이야기도 잘 나누지 않았다...

언제나 오가는 피상적인 대화들...

그러던 어느날,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

아버지는 할아버지의 주검을 안고 슬피 우셨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나는...

아버지의 모습이 더욱 슬퍼 보여 같이 울었다...

할아버지를 땅에 묻고 돌아오던 날...

아버지가 내게 한 마디를 한다...

"너, 할아버지 돌아가신 게 슬프냐?"

"..."

"네겐 할아버지 이지만, 내겐 아버지란다..."

"..."

그 말을 하시고 나서는 말없이 담배를 무신다. 그런데 그 모습이 그리도 외롭게 보일 수가 없다.

"가자."

"예..."

할아버지의 무덤을 뒤로 한 체, 그렇게 우리는 집으로 돌아왔다.

그날 밤, 화장실에서 몰래 우시던 아버지의 모습을 볼 수가 있었다.

그 이후, 나는 아버지와 가끔 술도 마시고 대화도 나눈다.

어느덧 나도 아버지의 얼굴을 똑바로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아버지와 함께 술을 마시던 어느날 아버지가 뜬금없이 물어본다.

"넌 내가 밉지?"

"아니요..."

"그래도 난 너의 아버지이고, 넌 내 아들이다... 이 것은 끊으래도 끊을 수가 없는 것이야..."

"예..."

어느새 아버지의 얼굴에 주름이 성성하다.


Comment ' 4

  • 작성자
    Lv.1 신독
    작성일
    02.12.15 22:58
    No. 1

    화해할 기회가 있었다는 것두 엄청난 복연이져...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1 다라나
    작성일
    02.12.15 23:08
    No. 2

    그렇죠. ㅡ.ㅡ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등로
    작성일
    02.12.16 05:03
    No. 3

    헉.. 공부하면서 국어 교과서에 나오는 학교 ㅍ(;)에 나오는 \'어느날 심장이 말했다\' 를 다시 읽은 뒤여서 그런지 몰라도...
    한편의 드라마를 떠올리게 하는...~
    감동적이군요.. 저도 언젠가 아버지나 어머니와 그렇게 마음을 풀고 대화를 나눌수 있게 될까요...
    부모님과 마음을 터놓지 못하는 것이 언제나 속상하면서도 얼굴을 맞대면 또다시 문을 닫게되는...
    저도 교과서의 그 희곡에서나 소백님의 경험담;처럼, 갈등을 풀어줄 무언가가 있어야 하는 걸까요..
    그 것을 제가 만들어 갈지 아니면 기다릴지,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내천소
    작성일
    06.05.02 09:40
    No.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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