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일 전, 눈 내렸던 날.
길이 미끄럽고 질퍽해서 마을버스를 탔죠.
사람이 의외로 많더군요. 평소에는 자리가 비어서 철판깔고 앉았는데..
어쨌든 버스가 다음 정류장으로 도착했습니다.
거기서 한 여성이 탔는데 정말 제 정신적 쇼크를 주기 충분한 여성이었습니다.
외모를 말하자면 히로시마 원자폭탄을 정확한 나이스 샷으로 맞은 얼굴이랄까?
표피 0.2cm의 메이크 업으로 가린 얼굴이라도 그 얼굴을 가릴 수 없는 법.
그 여성이 얼굴을 찌뿌리면서 제 옆으로 다가와 버스 손잡이를 잡더군요.
아, 여성은 얼굴로 대하지 말고 마음으로 대하여라.
아버지가 가끔씩 하시던 말씀이 생각났습니다.
뭐, 그렇게 지독한 향수 냄새 맡으며 참고 있었는데...
끼이익!
차가 급정거를 하더군요. 아마 눈길에 미끄러 졌으니..
서있던 사람들은 흔들렸고 저도 중심을 놓쳐 그만 그 아맀따운 여성의 하이힐(놀랍게도 빽하이힐! 어떻게 그것을 신었을 수가!)을 살짝 밟았습니다.
백하이힐 자국(대략 1/3 만큼의 자국)이 남았고 미안한 감정이 든 저는 연신 허리를 숙이며 죄송하단 말을 했죠.
저는 이 쯤 됐겠지 하고 몸을 돌리려는데..
허허허, 이 여성이 저 보고 뭐라고 그랬습니다.
처음엔 재수없다라고 시작하더니 더욱더 강도가 올라가더군요.
황당한 모군, 그리고 놀란 주위 사람들.
아! 생각해 보니 그 폭탄녀의 목소리는 예뻤습니다. 역시 얼굴과 목소리는 반비례인가 봅니다.
캬~ 버스 안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되도 계속되는 폭탄녀의 망언은 계속 늘어나고
폭탄얼굴에 버러지 같은 성격!!!
이 상황에서 웃으면서 참으면 이게 사람입니까? 부처님이지?
하지만 맞대응을 하면 일은 커질 것 같고... 그런데 다행이도 제가 내릴 정거장에 도착하더군요.
그래서 저는 버스에서 내리면서 그 폭탄녀를 향해 외쳤죠.
"멧돼지 얼굴에 진주 목걸이 한다고 꽃돼지 됩니까! 푸하하!"
그리고 버스에 나와버렸습니다. 캬~ 그 때 당황하던 폭탄녀의 얼굴 잊혀지지 않는군요.
그런데 오늘! 그 폭탄녀를 같은 시각 같은 노선 버스에서 만났으니...
다행이 머리를 감지 않아(학원 안가니) 벙거지 모자를 쓴게 천만 다행이었죠.
다음에 또 만나면 정말 앞으로 버스 안타고 걸어가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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