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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작성자
Lv.1 쿤산
작성
04.06.02 01:11
조회
766

그냥....상당히 흥미로워서여...올려봅니다. 요새 넘 활동이 없던것도 좀 그래서 글이라도 하나 작성할 요량이었기두 하구요...

근데...저걸 좀 손봐야 하는데 시간이 없네...쩝.

'절대'라는 이름이기에 내재된 불 완전성

                                                        

길을 걷다 뚫린 구멍을 보고 동굴 속 호빗에 대한 생각을 글로 옮긴 데서 시작되었다는 J.R.R 톨킨의 『반지의 제왕』의 이야기는 무한한 상상력이 가지는 능력에 대한 표본으로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지만 난 별로 그렇게 생각 않는다. 동굴 속 호빗에 대한 이야기가 사실인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으나 사실 『반지의 제왕』은 상상력이 주된 틀을 이룬 이야기라기보다는 고대유럽의 신화와 전설을 바탕으로 해 거기에 작가 자신만의 독특한 개념으로 채색시킨 다음 인물간의 갈등을 묘사한 작품이라고 하는 편이 더 옳을 것이다. 실제로 작품에 등장하는 엘프나 오크나 드워프나 외 기타 등등의 여러 종족들은 유럽에서 전해 내려오는 우리식으로 하자면 도깨비와 다름없는 존재이다. 그 외에도 반지의 세계관을 구성하고 있는 수많은 묘사들은 거의 모두가 유럽신화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한 마디로 말해서 『반지의 제왕』은 톨킨이 고대유럽신화에 대한 방대한 지식으로 12년 간의 세월을 거쳐 유럽에서 전해오는 옛날이야기를 통틀어 모으며 써낸 고생과 인내와 노력의 역작이지만, 상상력과는 상당히 궤를 달리한다고 볼 수가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반지의 제왕』의 가치가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비록 유럽신화와 전설을 바탕으로 해서 만들어낸 세계관이라고는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감히 엄두도 낼 수 없을 만큼 치밀하고 너무도 잘 조직되어 있는 거대한 반지만의 세계는 정말 보면 볼수록 숨이 막히게 할 정도다. 게다가 그 속에 있는 수많은 이야기들과 배경설정, 등장인물들의 묘사도 매우 잘 되어있어 전혀 어색함을 느끼지 못한다. 그리고 단순히 그대로 옮기지 않고 작가 나름대로의 생각으로 다시 모양을 빚어낸 유럽의 신화와 전설들은 이색적인 데다가 또 다른 신비로움을 느낄 수가 있어 훨씬 더 작품의 흥미를 느낄 수 있게 해준다. 이 작품 하나로 20세기 판타지 문학의 부흥을 일으켰으며 다른 작가들에 의해 비슷한 세계관으로 모방할 수없이 많은 아류작들을 낳게 했고 처음으로 간행한 뒤로 지금까지 1억부가 넘는 판매고를 기록했으며 50년이 넘은 지금도 세계 판타지의 영원한 고전으로 자리잡고 있다. 최근에는 영화로까지 만들어져 전 세계에 또 한번 반지붐을 일으켰다.

『반지의 제왕』은 영화로써도 영화사에 길이 남을 업적들을 세웠다. 일단 지금까지 전례가 없던 초대형 스케일의 판타지영화로써의 그 자체만으로도 의의를 남겼으며 원작에 충실하면서도 감독의 뛰어난 상상력으로 그려낸 영화 속 또 다른 세계는 정말 보는 것만으로도 압도적이다. 뉴질랜드의 아름다운 배경과 신비롭고 장엄하면서도 쓸쓸한 여러 분위기를 풍기는 자연의 모습도 또 다른 매력이다. 영화 내내 흐르는 배경음악도 정말 잘 맞아 오감이 다 즐겁다. 게다가 이 영화는 1,2,3편을 모두 동시에 제작했는데 이것은 영화사상 한번도 존재하지 않았던 전무후무한 사건으로 다른 자들은 상상도 못한 오직 『반지의 제왕』만이 생각 해낼 수 있던 일이었다. 등장인물들도 모두 작품과 어우러져서 어느 것 하나 안 맞는 인물이 없다.

특히 골룸(스미골)은 현대그래픽기술의 최 정수가 모인 정점으로 정말 보면 볼수록 감탄을 느끼게 한다. 정말 맛깔스럽게 잘 차려진 음식을 보는 듯한 느낌이라서 보는 사람도 보면 볼수록 즐거운 느낌이 절로 들게 할 정도다.

그러나 이토록 고금(古今)을 통틀어도 보기 드물 정도로 잘 만들어진 『반지의 제왕』에도 한가지 흠이 있다. 바로 스토리다. 무슨 소리냐고 반문할 사람들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정말로 반지의 스토리에는 큰 약점이 있다. 일단 전체적인 스토리를 한번 쭉 살펴보자.

악의 군주인 사우론(Sauron)은 세계를 지배하기 위해 절대반지(유일반지)를 만들었다가 요정·인간 등 중간계의 공격을 받아 암흑세계로 사라진다. 절대반지는 우여곡절 끝에 호빗족의 빌보 배긴스의 손에 들어가고, 이를 자신의 조카인 프로도에게 물려준다. 반지를 물려받은 프로도의 반지를 본 빌보의 친구이자 중간계를 보호하는 회색의 마법사 간달프는 그 반지가 '절대반지'임을 알게 된다. 절대반지는 악의 화신인 사우론이 세상을 지배하기 위해 만든 반지로 이 반지는 반지의 소유자를 권력과 악의 화신을 이끌리게 하는 힘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프로도는 절대반지가 사우론의 손에 들어가면 세계는 멸망한다는 말을 듣고 이 반지를 파괴하기 위해 길을 떠난다. 그러나 '절대반지'는 쉽게 파괴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 반지는 사우론의 근거지에 있는 모르도르(mordor)의  '불의 산'에서만 파괴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전쟁에서 패하여 반지를 잠시 잃었던 사우론마저 반지가 나타났다는 사실을 깨닫고 반지를 되찾기 위해 암흑의 기사인 나즈굴들을 세상에 내보낸다. 한편 오랫동안 사라진 줄 알았던 반지가 다시 나타났다는 소식을 들은 사우론의 반대 세력들은 오랜 토의 끝에 힘을 한데 모아 '절대반지'를 파괴하기로 한다. 결국 반지를 무사히 사우론의 근거지까지 옮겨 파괴할 임무를 띤 프로도를 포함한 아홉 명의 용사로 구성된 반지 원정대가 결성되나 결국 내분으로 분열되고 만다. 프로도는 반지를 파괴하는 사명이 오직 자신에게만 달린 것임을 깨닫고 샘과 함께 단 둘이서 모르도르로 잠입한다. 그러던 중 사우론은 백색의 마법사인 사루만과 '두 개의 탑' 동맹을 맺고 중간계를 공격한다. 사우론과 사루만의 거침없는 공격속에서도 힘겹게 버텨나가던 중간계의 용사들은 마침내 사루만과의 일전에서 승리를 거두고 사우론과의 전쟁에서도 승리한다. 그러나 '절대반지'가 파괴되지 않는 한 사우론은 끊임없는 위협으로 남게 되기 때문에 프로도를 믿는 그의 친구들은 그가 반지를 파괴하기를 간절히 염원한다. 한편 프로도는 '골룸'의 도움을 받아 모르도르로 잠입하는 데 성공하나 거기서 뜻하지 않은 시련들을 맞게 된다. 그러나 천신만고의 고난 끝에 결국 '절대반지'를 파괴하는 데 성공하고야 만다. 마침내 악의 세력인 사우론과 싸우던 연합 세력이 승리하고 멸망했던 옛 왕가의 후예인 아라곤이 곤도르왕국을 재건하므로써 드디어 중간계에 평화가 찾아오게 된다.

일단 그냥 보아서는 이 방대한 스토리를 줄여놓은 이야기 속에서 별 이상한 점을 찾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 하나 정말 중요한 결점이 딱 하나 있다. 그렇다. 바로 스토리의 단순함이다. 물론 여러 가지로 복잡한 전개가 되어있기도 하지만 결국 중요한 줄기는 바로 프로도가 악의 힘을 쳐부수기 위해 모험을 떠나고 그게 성공해 평화가 이룩된다는 내용이다. 이 얼마나 단순하면서도 정말 고전적인 티가 물씬 풍기는 내용인가. 그야말로 전형적인 권선징악 스토리의 표본이라 할 수 있을 정도다. 이 정도의 흠도 흠이냐고 할 사람들도 있을지 모르고 쓰여진 시대를 감안해 보라는 소리들도 혹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이건 정말 중요한 문제다. 바로 이런 스토리 때문에 왠지 비현실적인 듯하고 현실과 유리된 듯한 느낌을 주는 데다 영화를 보면서도 왠지 계속 몰입을 하기가 힘들게 하는 원인이 되는 것이다. 현실에서는 거의 적용될 수가 없는 권선징악의 스토리는 판타지를 그저 현실도피용의 도구로만 사용하게 되는 원인이 되어버리고 결국은 이루어질 수 없는 내용이잖느냐는 생각을 머릿속에 심어지게 만듦으로써 결국 작품의 질을 떨어뜨리게 하는 것이다.

반지의 뒤를 이은 아류작들도 거의가 마찬가지라 이 권선징악은 어떻게 해도 좀 벗어나는 듯한 티도 안 보여서 현실적인 고민이나 인생에 있어서 정말 필요한 듯한 내용을 찾기가 힘들다. 사실 판타지는 사람들이 아무리 허황된다느니 황당하다느니 뭐니 하지만 실제로는 한사람의 劍士가 10만명을 베어죽여도, 악의 세력이 말도 안 되게 강해서 약한 자들을 짓눌러도, 마법사가 대륙의 반을 날려버린다든지 하는 진짜 허황된 소리가 있어도 크게 개의치 않는다. 중요한 것은 바로 작품을 구성하는데 있어서의 개연성과 그 줄기를 이루는 핵심이다. 바로 그 속에서 볼 수 있는 현실의 '나'에게도 맞는 그런 뭔가가 왠지 보고 싶은 것이다.

일례로  큰 흥행을 이루고 있는『해리포터』도 바로 그런 이유에서 성공한 것일지도 모른다. 해리포터 시리즈의 주인공인 해리는 절대로 위대한 마법사가 아니어서 엄청난 마법을 쓸 줄도 모르고 지혜도 그다지 없어서 항상 친구 헤르미온느에게 의존한다. 그러나 그에게는 현실의 청소년들이 가지는 것과 비슷한 고민, 정체성, 자신에 대한 끝없는 질문들이 있고 선도 악도 없는 오직 힘만이 진리라는 볼드모트의 사상에 정면으로 대항하여 용기와 불의에 맞서는 모습으로 보는 사람들에게 왠지 동질감을 느끼게 해준다. 해리는 결코 위대한 영웅이 아니라 그냥 평범한 소년으로 단지 마법만 조금 부릴 줄 아는게 다른 똑같은 인간이다. 바로 그 점이 사람들에게 『해리포터』를 집어들게 하는 이유인 것이다. 똑같이 힘만이 제일인 세상에서 허덕이는 똑같은 고민을 가진 그들에게 해리는 정말 동질감이 진하게 느껴지는 딴세상 영웅같이 우러러보는 격이 다른 존재가 아닌 친구같은 존재이다. 그 때문에 사람들은 『해리포터』에 열광하고 환호하는 것이다.

사실『반지의 제왕』의 주인공인 프로도는 주인공으로서의 면모는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영화 3편 내내 프로도가 검을 뽑은 횟수는 세 번도 채 안 넘고 그 힘든 여정 중 일개 병사 하나 찔러본 일도 없다. 마지막 '불의 산'의 여정을 제외하고는 빨리 가야 하는 초조함과 성공해야 된다는 압박감으로 인한 피로를 빼면 모험이라 하기에도 민망한 수준이다. 1편을 보지 않고 2편이나 3편을 본 사람들은 거의 모두가 아라곤이나 레골라스같은 자들이 주인공인 줄 알 정도다. 프로도에 대해 물어보면 기껏 쳐준다는 게 조연이나 비중 높은 엑스트라 정도다. 솔직히 그럴만도 하다. 1편을 제외하면 프로도가 나오는 횟수는 아라곤이나 레골라스같은 자들에 비해 10분의 1도 안 될 정도다. 모습에 있어서도 프로도는 주인공으로는 낙점이다. 프로도가 영화 내내 하는 일은 여행이나 다름없는 모험을 하다가 마지막에 반지 하나 불에 태우는 것이다. 이쯤 되면 정말 프로도가 주인공이 맞는지조차 의심스럽다. 반지를 파괴하는 일의 중요성 때문에 이름만 겨우 주인공으로 불러주지 주인공다운 일은 거의 하지도 않는다. 그렇다고 해서 『해리포터』의 해리처럼 자신에 대해서와 같은 고민을 하지도 않는다. 오직 권선징악의 실현만을 위해 걸어가는 너무도 고전적인 고리타분한 캐릭터로밖에 안 보인다. 그러나 프로도는 그의 운명과 그에게 주어진 짐의 버거움, 반지 때문에 받고 있는 고통 때문에 끊임없이 번민하고 괴로워하는데 이것만은 여타의 다른 주인공들과는 다른 모습이다.

지금까지의 주인공들은 자신에게 주어진 사명을 당당히 받아들이고 적에 맞서 쟁취하였는데 프로도는 그런 것을 견디지 못해했고 계속해서 괴로워한다. 스스로도 끊임없이 왜 반지가 나한테 왔지? 왜? 어째서? 다른 사람들도 많은데 왜 하필이면 등등의 소리를 내뱉으며 자신의 운명을 저주한다. 그런 그를 지켜보는 사람들도 비록 그의 고통을 실감할 수는 없지만 왠지 그의 모습에 공감하는 듯한 느낌을 가진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는 주인공으로서는 너무도 불완전한 존재인 것이다. 아라곤같이 왕족의 혈통을 이어받거나 키가 훤칠하고 힘이 세고 검술에 능하며 카리스마가 있는 것도 아니며 엘프인 레골라스처럼 수명이 무한하고 얼굴이 미남이며 활을 잘 쏘는 것도 아니다. 간달프처럼 지혜가 번득이며 마법에 능한 것도 아니다. 그런 고전식의 영웅이 아니라면 다른 뭔가 라도 있어야 하는데 해리처럼 보는 사람에게 비슷한 동질감을 줌으로써 위안과 친근함을 느끼게 하지도 못한다. 정말 이것도 저것도 아닌 것이다. 그에겐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 결국 다른 데서는 찾아볼 수 없는 이런 기묘한 모습 때문에 그는 혼자서는 도저히 주인공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지 못한다. 단순한 권선징악의 스토리만으로는 얘기를 이끌어나갈 수가 없는 것이다. 맹물도 삼키는 맛으로 마시는데 이건 삼키는 맛도 없으니 밋밋해서 도저히 두고 볼 수가 없는 것이다.

그래서 프로도에게 뭔가 권선징악만이 아닌 다른 것을 끌어낼 수 있는 어떠한 작용이 필요하게 되었다. 그것이 바로 샘이다. 샘은 본래 평범한 정원사였으나 원정대가 분열한 후 혼자 모르도르로 떠나려는 프로도에게 억지로 매달려 따라가게 되는 인물이다. 프로도를 주인으로 모시는 그의 역할은 항상 주인의 옆을 따라다니면서 그를 모르도르까지 무사히 갈 수 있도록 보살피며 보호하는 것이다. 그가 있음으로 인해 딱딱해질 것 같던 이야기는 훨씬 더 매끄러워졌다. 그리고 그는 프로도가 유혹에 빠지거나 괴로움에 지쳐 헐떡일 때 옆에서 그를 돕고 격려하며 다른 길로 빠지지 않게 다시 힘을 북돋아주는 양성적인 작용을 한다. 물론 음성적인 작용은 두말할 것도 없이 절대반지다. 이렇게 프로도를 사이에 두고 양성적 작용인 샘과 음성적 작용인 절대반지가 서로 끊임없이 부딪치면서 갈등을 만들어내어 프로도가 음성적 작용인 절대반지의 유혹에 빠져 반지를 끼려 할 때는 보는 사람들이 자신도 모르게 조급해지면서 숨이 가빠지며 그러면 안 된다고 말하고 싶어지게 되고 샘이 프로도를 제지하고 그가 실의에 차 있을 때마다 그를 위로하며 희망을 불어넣는 장면에서는 절로 한숨이 나오며 안도감을 느끼게 된다. 이렇게 상충되는 작용 속에서 이야기는 점점 구도를 갖춰나가게 된다. 단순한 권선징악을 부르짖는 스토리가 아닌 나름의 뭔가가 점점 생겨나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가장 절정을 이룰 때는 영화 2편의 거의 마지막 부분이다. 나는 이 장면에서 완전히 경도되어버리고 말았다. 대사를 구할 수 없어 여기에 옮기진 못하지만 보신 분들은 다 알 것이다. 그때의 샘의 대사가 왜 그리 가슴에 남던지! 내 생각이지만 영화가 거기에서 끝났더라면 정말 멋진 결말이 되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물론 3편의 마지막도 나름의 여운은 있었지만 그래도 한 가닥 아쉬움이 남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2편 마지막 부분의 대사를 3편 끝날 즈음으로 바꿔 넣었으면 영화가 끝났을 때 느꼈던 그 공허함이 가셨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자꾸 든다. 그만큼 샘의 대사에는 뭔가가 남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어쩌면 그 오랜 갈등구조 속에서 나온 마치 하나의 해답 같은 느낌을 주었기에 더욱 그랬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이 삼각구도 속에서 가장 특이한 존재하나를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가 없다. 바로 골룸이다. 골룸은 본래 강 유역에서 낚시를 하며 살던 쾌활한 성격을 소유한 스미골이라는 호빗이었다. 그러나 절대반지를 얻고 나서부터 점차 이상한 성격으로 변하다가 결국은 괴물과 같은 몰골이 되고 만다. 그의 역할은 매우 특이하다. 양성적 작용도 아니고 음성적 작용도 하지 않는 그는 프로도에게 도움을 주지만 진정으로 주는 도움이 아닌 반지에 대한 욕심 때문에 주는 도움이다. 그러나 이중인격이라는 특이한 성격을 가진 그의 반대쪽 인격은 프로도를 진정으로 주인으로 모시고 섬기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 그러면서도 샘과 전혀 어울리지 못하고 한순간도지지 않고 계속 티격태격한다. 한마디로 매우 종잡을 수가 없는 존재이다.

헌데 사람들은 이 골룸을 그냥 재미있는 캐릭터 정도로 가볍게 취급하고 넘어가 버리는 듯한데 사실은 바로 이 골룸이야말로 굉장히 중요한 캐릭터이다. 나는 골룸을 보고 나서 그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다. 처음부터 끝까지 그의 행동과 모습, 그 외 등등 모든 것을 생각하며 서서히 거슬러 올라가던 나는 어느 순간 골룸이 그렇게까지 절대반지에 목을 매는 이유를 생각했다. 그리고 한참동안 상념에 빠져있던  순간, 그만 정말로 울 뻔했다. 그 이유에 대한 답을 알고 나니 너무도 말로 할 수 없는 감정이 일어서였다. 불쌍한 골룸은, 그에게 있어서 절대반지는 이미 생의 목적이 되고 말았다. 그의 영원한 보물이 되어버렸다. '절대'할 수가 없는 절대성에 목을 매고 있었다. 나는 그런 골룸의 모습이 피천득의 '은전 한 닢'에 나오는 거지와 꼭 같다고 생각했다.

내가 상해(上海)에서 본 일이다.

늙은 거지 하나가 전장(錢莊)에 가서 떨리는 손으로 일 원짜리 은전 한 닢을 내놓으면서,

“황송하지만 이 돈이 못쓰는 것이나 아닌지 좀 보아 주십시오.”

하고 그는 마치 선고를 기다리는 죄인과 같이 전장 사람의 입을 쳐다본다. 전장 주인은 거지를 물끄러미 내려다보다가 돈을 두들겨 보고 ‘좋소’ 하고 내어 준다. 그는 ‘좋소’ 라는 말에 기쁜 얼굴로 돈을 받아서 가슴 깊이 집어넣고 절을 몇 번이나 하며 간다. 그는 뒤를 자꾸 돌아다보며 얼마를 가더니, 또 다른 전장을 찾아 들어갔다. 품속에 손을 넣고 한참을 꾸물거리다가 그 은전을 내어놓으며.

“이것이 정말 은으로 만든 돈이오니까?”

하고 묻는다. 전장 주인도 호기심 있는 눈으로 바라다보더니.

“이 돈을 어디서 훔쳤어?”

거지는 떨리는 목소리로,

“아닙니다. 아니에요.”

“그러면 길바닥에서 주웠다는 말이냐?”

“누가 그렇게 큰돈을 빠뜨립니까? 떨어지면서 소리는 안 나나요? 어서 도로 주십시오.“

거지는 손을 내밀었다. 전장 사람은 웃으면서 ‘좋소’ 하고 던져 주었다.

그는 얼른 집어서 가슴에 품고 황망히 달아난다. 뒤를 흘끔흘끔 돌아다보며 얼마를 허덕이며 달아나더니 별안간 우뚝 선다. 서서 그 은전이 빠지지나 않았나 만져 보는 것이다. 거친 손가락이 누더기 위로 그 돈을 쥘 때 그는 다시 웃는다. 그리고 또 얼마를 걸어가다가 어떤 골목 으슥한 곳으로 찾아 들어가더니, 벽돌담 밑에 쭈그리고 앉아서 돈을 손바닥에 놓고 들여다보고 있었다. 그는 얼마나 열중해 있었는지 내가 가까이 간 줄도 모르는 모양이었다.

“누가 그렇게 많이 도와 줍디까?”

하고 나는 물었다. 그는 내 말소리에 움칠하면서 손을 가슴에 숨겼다. 그리고는 떨리는 다리로 일어서서 달아나려고 했다.

“염려 마십시오. 뺏어가지 않소.”

하고 나는 그를 안심시키려고 하였다. 한참 머뭇거리다가 그는 나를 쳐다보고 이야기를 하였다.

“이것은 훔친 것이 아닙니다. 길에서 얻은 것도 아닙니다. 누가 저 같은 놈에게 일 원 짜리를 줍니까? 각전(角錢) 한 닢을 받아 본 적이 없습니다. 동전 한 닢 주시는 분도 백에 한 분이 쉽지 않습니다. 나는 한 푼 한 푼 얻은 돈에서 몇 닢씩을 모았습니다. 이렇게 모은 돈 마흔 여덟 닢을 각전 닢과 바꾸었습니다. 이러기를 여섯 번을 하여 겨우 이 귀한 대양(大洋) 한 푼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 돈을 얻느라고 여섯 달이 더 걸렸습니다.“

그의 뺨에는 눈물이 흘렀다. 나는,

“왜 그렇게까지 애를 써서 돈을 만들었단 말이오? 그돈으로 무엇을 하려오?”

하고 물었다. 그는 다시 머뭇거리다가 대답했다.

“이 돈, 한 개가 갖고 싶었습니다.”

어떤가. 정말 같지 않은가. 난 정말 골룸에게서 이 늙은 거지를 바로 연상할 수가 있었다. 사람들은 이 작품을 해석하기를 한쪽은 가지고 싶어하는 걸 기필코 이루어내는 인간의 의지라고 하는 반면 인간의 추악한 욕심을 드러내는 모습이라고도 말하지만 난 그렇게 생각 않는다. 이 소설에는 단 하나의 '절대'를 의지함으로써 자신을 유지시키는 단 하나의 염원이 담겨있다고 난 생각한다. 하루하루를 비참함 속에서 사는 늙은 거지는 누구 하나 의지할 데 없는 불쌍한 신세이다. 몸은 낡을 대로 낡아 일 하나 제대로 하지 못해 근근히 주는 동냥만으로 끼니를 이어가고, 제대로 씻지 못한 몸에서는 악취가 풍겨난다. 더 이상 어찌할 수 없을 만큼 추락한 신세가 된 거지는 어쩌다가, 돈을 몇 푼 모으게 될 것이다.

우연한 일이지만, 그렇게 모인 몇푼을 감히 함부로 낭비하지 못하고, 거지는 모아뒀다가 다시 돈이 생기면 또 보관해둔다. 오랜 가난이 준 뭐든지 아끼고 잡동사니 하나도 일일이 주워서 보관하는 습관은 조금씩 돈을 차게 만든다. 왠지 이유를 알 수가 없지만 그렇게 무의식적으로 돈을 모아가던 거지는 어떤 생각이 갑자기 자리잡혔을지도 모른다. 자신이 한번도 손에 못 쥐어본 돈을 갑자기 쥐고 싶어졌을 수도 있고, 그냥 한번 모아보고 싶어졌을지도 모른다. 무의식적으로 자신의 비참한 인생 중에서도 뭔가 한가지를 해보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자신에게도 뭔가를 할 수 있는 그런 것, 꼭 하고야 말 그런 것이 싹텃을지도 모른다. 그냥 맥없이 숨만 이어가는 인생 중에서 활력을 찾고 싶었을지 모른다. 얼음조각이 박힌 것 같은 자신의 혈관에 뜨거운 피가 맥동하게 만들고 싶었는지 모른다. 자신을 한번이라도 좋으니 불타올라보게 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단 한번, 한번이라도 좋으니 그 뜨거움, 그 짜릿함을 안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그렇게 주린 배를 안아가면서도 평소의 나태를 그런 식으로라도 자신에 대한 꿋꿋함과 인내로 팽팽하게 당겨보고 싶었을지 모른다. 엄청난 고생 끝에, 기름 끝을 짜듯이 마지막 인고 끝에, 더 이상 버틸 수 없을 정도까지 다다른 것 같을 때, 모인 단 하나의 은전. 둘도 필요 없는 그 하나. 그가 맨 처음 그것을 움켜쥐었을 때 그는 울었을지도 모른다. 아니면 손끝에서 발끝까지, 모세혈관의 신경을 타고 척추를 단숨에 거슬러올라가 그대로 뇌를 관통하는 그 짜릿한 느낌! 온 몸이 작은 단도들로 살짝살짝 예리는 듯한 그 짜릿함에 그는 용솟음쳤을지도 모른다.

돈을 쓰기 위해서도 아니다. 살릴 가족이 있어서, 병을 고치기 위해서 그 돈을 모아 치료를 해주고 나서의 순간의 만족감을 얻으려는 것도 아니다. 기부하려는 것도 아니다. 단지, 그 하나. 가지고 싶었을 뿐이다. 자신이 '절대'를 쥐기 위해, 그럼으로서 자신을 영원히 살아 숨쉬게 하기 위해, 그는 그것을 선택했다. 한순간의 쾌락이 아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미인을 품에 안은 느낌도 이것과는 다를 것이다. 그는 영원히, 거의 무한에 가까운 신을 손에 쥐었다. 그것은 자신이 한번을 불태웠다는 뜨거움의 증거로서 결코 사라지는 일 없이 그에게 남을 것이다. 숨을 헐떡일 때마다 그 가슴이 벌떡벌떡하는 느낌, 가슴 한복판을 뭔가 거친 표면으로 민 듯한 그 느낌, 침을 삼킬 때마다 위 속을 찌릿하게 만드는 그 느낌이 영원히 뇌리에 남을 것이다. 그것이 그의 예수였다. 영원히 곁에 함께 하는 그의 예수.

불 때마다 그를 불태움으로써 그를 죽었던 시절에서 살아 숨쉬게 하고, 숨막히는 이 세상에서 하나뿐인 위안이 되어 그를 살아있게 하고, 유지시킨다. 그 은전 한 닢이 바로 그의 '절대반지'다. 바로 거지가 골룸이다. 골룸이 느꼈을 감정도 아마 그와 꼭 같았을 것이다. 단순히 가식적인 이 세상에서, 무엇이 진실인지조차 알 수가 없는 이 세상에서, 진실이든 거짓이든 좋아, 상관이 없다. 나를 살아 숨쉬게 할 것, 나의 '절대'가. 단 하나의 감정이 그를 절정에 이르게 한다. '절대'가 그이고 그가 '절대'이게 된 것이다. 골룸은 프로도와 샘, 양쪽을 모두 지니고 있다. 착한 샘과 왠지 뒤틀려버린 프로도. 골룸은 인간의 소망을 상징하는 것이다. 본성이 아닌. 불쌍하게도, 골룸은 있지도 않는 '절대'가 그의 삶이 되어버린 것이다.

'절대'란 있을 수 없다. 아무리 아름다운 여성의 얼굴이라도, 1초 후와 1초 전은 다르다. 이미 과거와 미래는 현재를 사이에 두고 떨어져나갔다. 현재가 과거가 되고 그것이 미래가 될 수는 없는 것이다. 은전은 이미 뒤로 되돌아 갈 수가 없다. 거지는 언젠가 은전 그 한 닢을 잃고 절규하다 숨이 끊어질지도 모른다. 진정한 '절대'는 끊임없이 살아 맥동하는 움직이는 완전성이다. 끊임없이, 끊임없이 활동하는 그 움직임, 정지한 것은 결코 따라갈 수가 없다. 화려한 궁전도 보는 순간만 압도하지 그 뒤론 식상한 것도 바로 그것이다. 모든 것은 정지한 것은 퇴색한다. 고인 물은 썩는다.

한 바가지의 성수(聖水)도 광활하게 약동하는 거대한 바닷물의 움직임에는 감히 비할 수가 없다. 끊임없는 살아 움직이는 숨쉼, 그것이 바로 진정한 '절대'인 것이다. '절대'-진리와 똑같이 통용되는 그 이름-결코 만고불변이란 것은 있을 수 없기에 그 이름만으로 이기에 결국 불완전한 것이다. 그러나, 아이러니 하게도 골룸은 불완전한 '절대'로 살아 움직이는 생명을 추구했다. 불완전으로 완전을 추구한 것이다. 선을 상징하는 프로도는 결국 마지막에 반지를 끼고야 말았다. 결론적으로 그는 실패한 영웅이다. 샘도 결국 그를 저지하지 못했다.

그러나 골룸은, 프로도에게서 그의 생명의 원천을 되돌려 받았다. 화산에 떨어진 그의 얼굴 어디에서도 마지막까지 불행의 모습은 찾아볼 수가 없다. 환희의 표정, 안식을 찾은 얼굴. 그는 죽어 최후까지 자신을 유지시킨 것이다. 그러나 프로도는 세계를 구했지만 자신과의 싸움에서 졌다. 선의 편에 서 있는 그는 반지의 힘에 물들었으면서도 반지를 인정하지 않아 자신의 유지를 부정했다. 그의 말년은 매우 외롭고 쓸쓸하며 괴로움에 차있다. 결국 자신의 병을 치료하기 위해 새로운 대륙으로 떠나지만 아마 그는 죽을때까지 안식을 찾지 못할 것이다. 샘은 평화로운 삶을 누렸지만 그는, 결코 자신을 그렇게 유지시키지는 못했을 것이다. 천천히 흘러가는 투명한 빛의 샘물같이는 살았을망정 언젠가 풍화되어 사라져버릴, 결코 영원히 서 있을 수 없는 절벽에 자신의 몸을 부딪혀 자신을 새파랗게 물들인 파도는 되지 못하였을 것이다. 나는 골룸을 보고 과연 어떤 것이 진정한 삶일까 생각해 보았다. 『반지의 제왕』의 거대한 스케일의 중심에 서있는 주제, 권선징악을 틀로 하여 삼각으로 구도를 맞추고 거기에 모순으로 자신을 세운 기둥을 꽂은 하나의 교훈은 우리에게 무엇을 남겨주는 것일까.

지상의 요정왕들에겐 세 개의 반지

돌집의 난쟁이왕들에겐 일곱 개의 반지

죽을 운명을 타고난 인간들에겐 아홉 개의 반지

어둠의 권좌에 앉은 암흑의 군주에겐 절대반지.

어둠만 살아 숨쉬는 모르도르에서

모든 반지를 지배하고, 모든 반지를 발견하는 것은 절대반지

모든 반지를 불러 모아 암흑 속에 가둬 버리는 것은 절대반지

어둠만 살아 숨쉬는 모르도르에서.

나는 이중의 가식을 지닌 프로도보다는 '절대'속에서 자신을 발견한 골룸이 되길 원한다.


Comment ' 4

  • 작성자
    Lv.14 벽암
    작성일
    04.06.02 09:58
    No. 1

    하나의 반지는 모든반지를 불러들이고
    하나의 반지는 모든반지를 어둠속에 비끄러맨다.

    ---------
    라던가요?
    저는 개인적으로 ACE88의 반지의제왕의 해석이 더 마음에 듭니다.
    뭐랄까 좀더 서사적이랄까요?

    모르돌. 플로드. 미너스 아놀. 미너스 이실. 듄어던. 등등의 단어들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군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4 벽암
    작성일
    04.06.02 10:00
    No. 2

    그리고 그글을 자세히 보시면 상당히 번역이 매끄럽더군요.
    중간계...와 같이 판타지를 진짜 접해본 이가 번역한 듯합니다.
    게다가 중간중간 노래와 서사시들의 아름다운 해석이라니....ㅠ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6 jbsk
    작성일
    04.06.02 13:17
    No. 3

    ace 88이라면 얼마전까지 저희 집에 전집이 다 있다 사라진 책인데..(
    요즘 안 읽어서.) 반지의 제왕 해석은 솔직히 별로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호빗의 모험도 있고 다 있었지만.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쿤산
    작성일
    04.06.02 14:07
    No. 4

    오...그런분이 있었나요 전 몰랐네요 근데 외국인인가요? 이름이 아니라 아이디같아서 종잡기가 좀...어쨋든 기회나면 한번 읽어봐야겠군요.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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